중국 저장성장이 주최한 만찬에서 자신의 한복차림 동양화를 보고 활짝웃는 박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방중3일간 소화한 패션. 밝고 화사함에서 국민행복을 늘 주장하는 그녀의 국정철학을 엿볼수 있는 듯하다. 이번 방중외교에서 박대통령은 투피스 정장7벌과 한복2벌을 입었다.
방중외교를 위해 이번에 특별히 맞췄다는 한복 두 벌. 화사한 노란색 한복은 시진핑이 주최한
만찬석상에서 선보였다. 하지만 이 모습은 중국측의 보도 통제로 중국언론에선 소개되지 않았다.
*아래 사진,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은 박대통령보다 10세나 젊지만 거의 또래로 보인다.
펑리위안 여사는 하얀색 재킷에 중국 전통 꽃무늬가 수놓아진 잿빛 실크 원피스를 매치해 품위를 살렸다.
진주 귀고리와 재킷과 같은 흰 색상의 작은 클러치 백으로 포인트를 줘 우아함을 연출했다.
- ▲ 칭화대에서 강연하는 박 대통령(조선DB)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3박 4일간 중국을 국빈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탁월한 패션감각'을 선보이며 패션 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대통령이 행사의 의미에 걸맞은 의상을 세심하게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27일 서울을 출발할 때 입은 흰색 상의, 검은색 바지 정장, 인민대회당에서 노란색 정장, 국빈만찬에서 노란색 한복을 입은 것과 28일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붉은색, 시진핑 국가주석 내외와의 특별오찬에서 분홍색 정장을 선택한 것도 그때그때 장소와 모임의 성격을 꼼꼼하게 염두에 둔 대통령의 '의상철학'이라고 한다.
29일 자동차 부품 생산공장에서 보라색 정장, 30일 시안 진시황릉 병마용갱에서 하늘색 정장, 시안지역 한국인 오찬 간담회에선 흰색 저고리에 청색 치마 한복 차림이었다.
28일 공식 영빈관인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오찬 자리에선 박 대통령과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의 옷차림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화사한 연분홍색 재킷과 회색 정장 바지에 ‘호미가 백’으로 알려진 회색 가죽 사각 가방을 들었다. 하의로는 바지를 고수해 국제 무대에서 ‘일하는 리더’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28일 조찬 모임에는 중국에서 경사와 기쁨을 의미하는 붉은색 재킷을 입었다.
방중 첫날 입은 흰색재킷과 검은색 바지차림은 전통적으로 평화와 진실을 상징하는 백의민족의 백색선호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 슬로건이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이라는 뜻의 '심신지려(心信之旅)'인만큼 의상 또한 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어 공식 환영행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 회담에서는 노란색 재킷과 연한 회색바지로 갈아입고 등장했다.
황제의 권위와 부를 상징해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색깔인 노란색 의상을 선택함으로써 친밀감을 전달함과 동시에 정상으로서의 품격을 지킨 것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6월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도 함께 참석해 두 패셔니스타의 한중 대결에 이목이 집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글쎄 이런 '단순비교'는 자칫 두 여성모두에게 상당히 신경을 쓰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통령의 딸로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이 된 박대통령과 전중국 노래자랑에서 1등을 하면서 가수와 여군의 길을 걸어온 펑리위안을 비교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말하자면 '연예인과 왕족'이 비교선상에 놓이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13억 인구의 '퍼스트레이디'라는 만만찮은 자리를 꿰차면서 일약 '귀인'이 된 펑리위안의 패션 감각은 박대통령에 비해 모자라진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펑 여사는 중국 내에서 시 주석만큼이나 인기가 높다. 중국의 패셔니스타로 그녀가 공식석상에서 입었던 옷은 빠르게 품절되기도 했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펑 여사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녀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5월 선정,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서 54위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11위였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박 대통령은 화사한 분홍색 재킷과 연한 비둘기색의 바지 정장을 입었다. 왼쪽 가슴엔 연한 보랏빛의 꽃모양 브로치로 포인트를 줬다. 박 대통령은 연보라빛 브로치를 즐긴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때 연보라빛의 나비 모양 브로치를 했었다.
분홍색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패션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은 평상시 격식있는 수트 차림을 즐겨입었는데, 이번 오찬에는 중국 퍼스트레이디와의 만남 때문인지 분홍빛 샤넬 넥라인의 재킷과 밑단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떨어지는 정장바지를 입음으로써 여성성을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평소 메이크업이나 패션 등을 직접 챙기며 코디네이터나 스타일리스트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도 레몬수 등으로 직접 기초화장품을 만들어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도 나이에 비해 피부가 상당히 팽팽해 보인다. 나이든 여성들에게 이런 '찬사'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박대통령보다 열살이나 젊은 펑리위안은 미국의 미셸 오바마나 프랑스의 카를라 부르니 같은 스타급 퍼스트레이디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로 '세기의 퍼스트레이디'로 부상할 조짐이 보인다. 펑리위안의 이런 인기 때문에 시 주석이 빛을 잃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자 짙은 화장이나 굵직한 파마, 우아한 의상보다는 군복을 입은 수수한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이미지 변신에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무래도 '여필종부'사상이 강한 동양문화에선 '튀는 영부인'은 받아들이기 어려운가보다.
펑 여사는 중국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 민족 성악가로 '국민 가수'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유튜브에 소개된 그녀의 노래솜씨는 그래선지 상당한 수준을 보여줬다. 현역 소장이며 중국음악가협회 이사와 전국부녀연합회 집행위원, 중화전국청년연합회 부수석 등을 역임했다. 시 주석은 재혼으로 1986년 만나 이듬해 결혼했으며 1992년 딸 시밍쩌(習明澤)를 낳았다. 오늘의 시진핑이 있기까지는 '연예인'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던 펑리위안의 내조가 큰 몫을 했다는 설이 있다.
박 대통령은 29일 베이징 (北京)의 명문 칭화대(淸華大) 강연에서도 V넥이 강조된 보라색 재킷에 진보라색의 목걸이와 세트인 브로치를 왼쪽 가슴 위에 포인트로 달아 남다른 패션센스를 보여줬다. 보라색은 칭화대의 교색이기도 하다. 시진핑의 모교인 칭화대는 베이징대와 비슷한 수준의 '일류대학'으로 이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정계나 학계를 주름잡고 있다.
이번 방중 3박4일 동안 박대통령은 7벌의 투피스 정장과 두 벌의 한복을 선보였다. 대통령이 된 이후 훨씬 더 젊고 예뻐졌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박대통령은 62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패션에 대한 열정'을 갖고 '패션외교'를 성공리에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의 이런 '남다른 패션 감각'은 대체로 B형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섬세한 패션센스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나온다.
그동안 주변에서 가만 살펴보면 'B형 인간'들이 남녀 불문하고 세련된 옷차림 솜씨가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박대통령의 패션센스 역시 그런 '멋쟁이 B형의 전형'이라고 평가받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타국땅에서 사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아홉벌의 옷을 갈아입은 대통령은 꽤나 피곤했을 듯 싶다. 그래선지 귀국당일 오후 7시 10분 TV화면에 비쳐진 박대통령 눈밑에 나타난 평소보다 '진한' 다크서클은 그녀의 그런 피로감을 보여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