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역전당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지방선거의 ‘나비효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는 광주에서 미묘한 민심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보도는 안철수와 그를 추종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것 같다. 반대편 입장의 사람들 입에선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색의 미소가 번질 법도 하다.
광주일보가 13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지역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이 34.0%로 비록 오차 범위 내지만 '안철수 신당'(30.6%)을 앞섰다고 한다. 오차 범위를 따지기에 앞서 그동안 ‘안 신당’에게 엄청 깨지고 있던 민주당으로선 ‘기사회생’의 기쁨을 살짝 맛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비록 미미한 차이지만 '역전'했다는 자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어 보인다.
이 신문은 "'안철수 신당'이 앞선 것으로 나왔던 기존의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는 대비되는 결과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백 리서치에 의뢰, 지난 10∼11일 이틀간 광주지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일반전화 RDD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8%)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6~9일 실시한 1월 2주차 여론조사도 같은 맥락인 여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에서 호남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각축전이 본격화하면서 민주당 지지도가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호남 지지도는 안철수 신당이 45%로 민주당 31%보다 14%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3주 전과 비교할 때 안철수 신당은 큰 차이(44%→45%)가 없지만 민주당은 13%에서 31%로 치솟았다. 호남 무당파가 32%에서 15%로 줄었는데 대부분 민주당 지지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휴대전화 무작위 걸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
얼마 전 우리 블로그에서도 지적했지만 사실 광주 전남 지역사람들이 안철수와 무슨 그리 긴 인연이 있다고 언제까지나 안철수 신당을 지지해주겠는가. 안 신당에 대해 이제까지 고공 행진했던 지지율이 오히려 이상현상이었다고 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이 같은 여론조사 추이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며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미워도 다시한번’이라고 광주 지역 시민들은 민주당에 대한 수십 년에 걸친 애증의 정으로 다시 ‘결집’해 민주당을 지지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뒤집어 말하면 ‘신성’처럼 등장한 안철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그리 깊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안철수 측은 광주를 '안철수 신당'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겠지만 민주당을 크게 앞지르며 고공행진하던 지지도가 주춤하는 등 이상기류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은 올 지방선거의 판도가 안철수 구상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거라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쩌면 이런 현상이야말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시중에서 안주거리 삼아 회자되고 있는 3대 미스터리의 첫째가 ‘안철수의 새 정치’로 꼽힐 만큼 안철수의 정치행보는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박근혜의 창조 경제'와 '김정은의 두뇌구조'가 안철수의 새정치의 뒤를 잇고 있는 우스갯 거리 3대 미스터리라고 한다.
며칠 전 안철수는 자신이 그리도 박대했던 윤여준 옹을 십고초려 끝에 모셔간 것만봐도 안철수의 ‘준비 부족’ 정치행보는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새정치라는 단어가 초라해질 지경이다. 게다가 ‘호남의 사위’를 자칭하며 믿어왔던 광주 지역에서 저렇게도 급변하는 호남민심을 보면서 안철수는 아마 누구보다도 내심 당황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구 정치스러운 정치행보는 깨끗이 근절해야하겠지만 이제까지 안철수가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전혀 신선하지도 않고 오히려 구태스럽다는 게 여론인 듯하다. 그러니 광주의 민심도 그렇게 급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아무래도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새 정치 쇼‘는 지금처럼 한다면 전혀 기대할 게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