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건희 회장의 ‘사위사랑’ 맏사위 임우재, 둘째 사위 김재열의 경영참여

스카이뷰2 2012. 2. 5. 21:04

                                                                    맏사위 임우재(왼쪽) 둘째사위 김재열

 

이건희 회장의 ‘사위사랑’ 맏사위 임우재, 둘째 사위 김재열의

경영참여

 

‘영원한 경제제국’ 삼성 이건희 회장은 ‘딸바보’로 유명하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전자 쇼’에 이 회장은 마흔이 넘은 두 딸의 손을 꼭 잡고 나타났다. “아직 어려서 뭘 모르는 딸아이들”이라면서도 자랑스러워하는 ‘딸바보 아빠’의 전형적인 표정이었다. 이 회장의 ‘딸 자랑’은 재작년부터 매스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특히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삼성에버랜드 사장을 ‘편애’한다는 소리마저 들린다.

이부진 사장은 외모도 아빠와 '붕어빵‘스타일로 꼭 닮았다. 이회장이 맏딸을 삼성가(家)에선 최초로 ’여사장‘에 앉힌 것도 지극한 ’부성애‘의 발로였을 것이라는 얘기도 떠돈다. 물론 아버지의 기대를 웃도는 이부진 사장의 총명함도 한 몫 했겠지만 말이다.

 

그런 ‘각별한 딸’이었기에 맏사위에 대한 이건희회장의 기대도 여느 아버지들 못지않게 상당했을 것이다. 이름만 대면 웬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어떤 유명인사는 외동딸이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하겠다는 소리를 하자 몇날며칠을 속이 상해 호텔 커피숍이 문 닫는 시간까지 혼자 앉아 있곤 했다고 한다.

 

그만큼 아버지들의 사위에 대한 기대는 며느리를 맞을 때보다 훨씬 더 각별하다는 게 중론(衆論)인 듯하다. 오죽하면 “사위는 도둑놈”이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여염집 아버지들도 사위에 대한 기대는 대단한 데 이건희 회장 정도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정권은 유한해도 재벌은 영원하다’는 말도 있듯이 대한민국에서 이건희회장의 사위가 된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대단한 맏사위’자리를 삼성의 ‘평범한’ 평사원이 차지한다는 ‘루머’가 돌던 20세기말, 1998년 매스컴은 온통 야단법석이었다. 마침 그 무렵 ‘보디가드’라는 미국 영화가 화제를 모으던 때여선지 시중엔 이건희 회장의 맏사위는 맏딸 이부진의 ‘보디가드’출신이라는 소문마저 돌았다.

 

‘맏사위 임우재’는 지방에서 조그마한 개인 사업을 하는 집안의 장남으로, 단국대 출신의 평범한 평사원이었기에 당시 스포츠신문들 같이 ‘옐로 페이퍼’급 신문에선 ‘남자 신데렐라’라는 표현마저 쓸 정도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1995년, 이건희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그는 ‘한남동 자택 개발 프로젝트’에 파견되면서 자택을 드나들었고, 첫 대면에서부터 두 사람은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됐다는 게 정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당시 ‘에스원’에 근무했던 임우재는 반듯한 외모에 자상하고 섬세한 매너로 이부진의 호감을 샀다고 한다. 드라마에서처럼 우연히 자주 만나게 되면서 두 남녀는 '신분의 벽'을 넘어 사랑을 키워나갔던 것 같다.

 

TV드라마보다 백배 재밌는 이 청춘남녀의 러브스토리는 흔히 그렇듯 ‘시련’을 겪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엔 축복받지 못했다고 한다. 삼성家에서는 당연히 결혼을 반대했다.

사실 ‘너무 기우는 혼사’였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적극적인 성격'의 이부진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집안 어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결혼 승낙을 받아내는데 공을 들인 덕분이었을 것이다.

 

“빽도 학벌도 집안도‘ 내세울 거 하나 없는 임우재가 연세대출신에 ‘대한민국 최고 부자 아빠’를 둔 미모의 이부진을 아내로 맞이한다는 건 20세기말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러브스토리였다. 당연히 벼라별 소문이 나돌았지만 두 청춘남녀는 만난 지 3년만인 1998년 호텔 신라에서 보란 듯이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고, 슬하에 아들까지 두고 금슬 좋게 잘 살고 있는 중이다.

 

이건희회장으로부터 성실함을 인정받은 ‘맏사위 임우재’는 결혼 후 미주 본사 전략팀, 삼성전기 기획팀 상무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작년 12월 13일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오너 가족 중 유일하게 승진했다. 삼성전기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이로써 재작년 오너 가족 중 유일하게 승진 명단에서 제외돼 의기소침했던 맏사위로서의 체면이 선 셈이다.

 

‘평범한 맏사위’와는 대조적으로 둘째 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경영총괄 사장은 지난해 12월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서현 부사장과는 별도로 계열사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너 일가가 삼성 엔지니어링 경영에는 처음 참여했고, ‘경영기획총괄 사장’이라는 직책 역시 이번에 새로 생긴 자리다. 말하자면 ‘위인설관(爲人設官)’쯤이라고나 할까. 그만큼 이건희회장의 ‘사위사랑’이 두텁다는 얘기일 것이다.

 

제일모직과 삼성엔지니어링 둘 다 화학 분야와 연관성이 많은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이서현·김재열 부부의 힘을 구축하려는 의도도 함축돼 있다는 재계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고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로, 2000년 이서현 부사장과 결혼 당시 국내 최대 재벌가와 언론 재벌가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사장은 처남인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과는 중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언니보다 강단있게 보이는 둘째딸 이서현은 '오빠 친구'에게 시집간 것이다. 아내 못지 않게 다부져 보이는  김사장은 외모도 눈에 띄는 편인데다 학벌도 화려하다. 미국 웨슬리언대학교 국제정치학 학사를 거쳐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정치학 석사,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했다.

 2002년 제일기획 상무보를 시작으로, 제일모직 전략기획실 경영기획담당 상무, 제일모직 경영관리실 경영기획담당 상무와 전무를 거쳤다. 지난해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수행하면서 삼성의 핵심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기도 하다.

이서현부사장도 미국유학파. '딸 셋인 집 둘째딸은 따지지 않고 그냥 데려간다"는 옛말도 있듯이  결혼 후 지금까지 슬하에 자녀를 넷이나 둔 것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 출산율 상승에 기여를 한 셈이다. 패션을 전공한 덕분인지 언니 못지않게 '패셔니스타'로서의 맵시를 자랑한다.

 

'대한민국 경제계의 황제' 이건희 회장에겐 평범한 집안 출신 맏사위나 언론재벌집안 출신 다부진 둘째 사위나 모두 ‘든든한 백년지객(百年之客)’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