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공항 매각? "나라살림 털어 먹냐" 네티즌 분노 폭발

스카이뷰2 2012. 6. 27. 17:24

 

                세계 최고공항으로 7년연속 선정된 인천국제공항. 이렇게 잘나가는 공항을 왜 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인천공항 매각? "나라살림 털어 먹냐" 네티즌 분노 폭발

 

 

 

나랏일은 소수의 엘리트들이 하는 거라서 우리네 일반시민들은 솔직히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가름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물론 요새는 똑똑한 시민단체들이 많아져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만 여하튼 나랏일은 예로부터 ‘지엄한 것’이어서 시중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왈가왈부하기에 적합치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요즘같은 민주주의 세상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면 큰일난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게 분명히 명시되어 있기에 ‘국민의 권한’을 잠시 위임받아 나랏일하는 사람들은 국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면 ‘경청’해야 할 것이다. 만일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나갈 경우 어떤 재앙이 닥칠지는 역사책을 조금만 뒤적여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어제 오늘 인터넷세상을 후끈 달군 ‘인천공항매각’문제는 아무래도 담당부서인 기획재정부의 깊은 반성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네티즌 백이면 백사람이 인천공항매각은 매국노의 짓이라며 ‘광분’하고 있다는 걸 ‘엘리트 공무원’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비단 네티즌들뿐 아니라 민주통합당과 학계, 일부 야권인사들은 ‘결사반대’ 입장을 밝히며 정부에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어제(26일) 민영화·통폐합·정원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 추진실적 점검 및 향후계획’을 발표했다고 한다. 현재 170개 선진화 과제 중 123개를 완료했고 나머지 47개 진행과제 중 20개는 정상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정상추진 과제를 제외한 나머지 27개 과제 중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인천공항공사 지분매각’이었다. “전문공항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포함해 지분 49%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운 기획재정부는 지난 18대 국회에 이어 이번 19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 개정안을 올리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국민의 무관심 속’에 정부에선 꾸준히, 어떡해서든 인천공항을 팔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워왔다는 소리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정부의 인천공항 매각 강행에 대해 “MB(이명박 대통령)는 팔아먹을 것만 생각하냐”며 성토의 장을 펼쳤다고 한다.

 

민통당 지도부의 주장에 따르면 “인천공항에는 활주로용으로 쓰지 않는 500만평의 유보지가 있는데 이 땅의 실제 가격이 장부에 기재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가 인천공항을 매각하려는 것은 바로 이 땅을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음모론’ 비슷한 얘기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그에 대한 보도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그래도 제1야당 지도부 사람들이 하는 말이니까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정권의 누군가는 인천공항매각 과정에서 ‘떡고물’을 크게 만질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비리는 안 털고 국가 재정만 털고 있느냐”라며 “이명박 정부가 끝까지 나라 살림을 털어먹고 가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다음 정부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글쎄 이 사람은 DJ정권 시절 정권의 2인자로 잘 지낸 뒤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푸른 수의 차림으로 휠체어에 실려 감방에서 재판받으러 나오던 장면이 TV화면에 크게 소개된 ‘전력자’여서 솔직히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아주 틀린말은 아닌 것처럼 들린다.

 

박지원 뿐 아니라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가뭄 때문에 국민들이 열 받아 있는데 인천공항 매각으로 국민들을 또 열 받게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공항 매각 건은 18대 국회에서 이미 여야 합의로 폐기된 것이다. 정부는 국회가 여야 합의로 폐기한 내용을 즉각 중단하고 더는 매각 운운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새누리당도 사태의 심각성을 늦게나마 깨달았는지 가만있지는 않고 있다.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천공항 매각, 정권 말 우량공기업 매각 가능한가요”라며 “인내심을 시험하는것도 아니고”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또 “18대 때 안된다고 누누이 말했건만. 이 문제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합니다. 이 문제로 당.정.청 회의 한 적 없거든요. 오보입니다”라며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조의원은 며칠전 이재오의원이 ‘여성대통령은 시기상조’라고 말하자 “아직 정신줄 놓을 연세는 아닌 것 같은데”라면서 거의 막말수준으로 이재오의원을 비난했던 장본인이다. 그러니까 ‘주군’ 박근혜의원에 대한 충성심이 하늘을 찌르는 소위 ‘친친박’의원이기도 하다.

 

정치권 인사들만 반대하고 있는 건 아니다. 대학교수들도 비판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무조건 민영화가 살길이라는 신자유주의적인 착각 속에 어떻게든 현 정부 내에 재정 적자를 일단 줄여놓겠다는 발상이나, 외국자본이나 대기업에 팔아넘긴다는 것은 정권차원을 넘어 대다수 국민의 이익에 배치되므로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현 정부를 비난했다. ‘유약한 선비’들인 대학교수가 이렇게 쎄게 말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사안일 것이다.

 

네티즌들은 거의 ‘민병대’수준으로 ‘인천공항매각 반대’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s****’은 “공항 팔고, 철도 팔고, 국민이 반대해도 팔고, 도대체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토록 매각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라고 썼다. ‘qu***********’은 “인천공항, KTX, 한국전력, 우체국...... 그다음은? 팔아먹을 것이 없구나? 정부를 내주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인터넷에는 인천공항매각에 대한 수 천개의 항의댓글이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다. 하나하나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강력한 항의 댓글 하나를 소개하면 이렇다.

 

“인천공항 팔아먹는 짓은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팔아먹은 짓과 같은 악질적인 행위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민자유치 명목으로 건설한 고속도로나 터널 같은 데서 갈퀴로 돈을 훑어가고 있는 호주계 맥컬리라는 회사가 이 인천공항 지분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풍문이 있다.인천공항 민영화라는 명분으로 다른 엄청난 비자금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인천공항 매각은 포기해라!”

 

바른소리 잘하기로 유명한 통진당의 노회찬 의원은 좀전 자신의 트윗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제 나라의 주권이나 이권을 팔아먹는 것을 매국(賣國)이라 부릅니다. 인천공항 매각 강행은 매국행위입니다. 부자세금 깎아줘서 나라살림 거덜내놓고 흑자기업 팔아서 이를 메꾸려는 한심한 짓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곧 임기가 만료되는 이명박정부는 지금 여론이 이토록 극도로 나빠진 상황인데 인천공항매각이라는 한번 폐기되었던 사안을 왜 또 굳이  들이미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는 국민여론을 청와대에서 모를 리는 없을 텐데....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는 정권의 최후는 어떻다는 걸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