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초등 3년생 소년이 쓴 '절절한 반성문'

스카이뷰2 2012. 7. 20. 22:16

 

       초등 3년생 소년이 쓴 '절절한 반성문'

  

요 며칠 새 네티즌들 사이에 초등 3년생 소년이 선생님과 아빠에게 작성한 반성문이 '웃긴 반성문'이라는 제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어른들이 보기엔 웃길 지 모르겠지만 아이는 아주 절절한 심정으로 쓴 것처럼 보인다.삐뚤빼뚤한 글씨체도 우습지만 주로 ‘매’로 이어지는 반성의 자세가 우습다.

 

"아빠가 1시간만 놀다 오라고 했는데 약속을 어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반성문을 곰곰이 보면 요즘 ‘초딩’들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이 초등학생은 잘못하면 "앞으로 용돈을 1년 동안 받지 않겠습니다.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겠습니다. 학교에서 4주일간 계속 이어서 놋쇠를 다 닦고 상표도 완전히 다 떼겠습니다"라고 쓰고 있다. 놋쇠와 상표가 무얼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컴퓨터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혼이 났는지 6학년이 될 때까지 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믿겨지지 않는군. "집에서 컴퓨터를 6학년이 될 때까지 3년 동안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빗자루로 5대 맞겠습니다. 기름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콜라 같은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도 귀엽다. 실은 굉장히 마시고 싶을 텐데 말이다.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코카콜라는 아주 귀한 음료여서 소풍가는 날에나 마실 수 있는 것이었지만 요샌 넘쳐나는 게 콜라에 사이다 아니 이런 건 오히려 이젠 ‘촌스런 음료’축에 속하는 것 같다. 햄버거같은 인스탄트 식품을 먹지 않겠다는 결심도 지켜내기 쉬운 일 같진 않다.

 

반성문 끝 부분에 "반성문을 1000번 쓰겠습니다. 집에서는 아빠, 엄마께 빗자루로 9대를 맞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쓴 것도 꽤나 웃긴다. 요즘 ‘빗자루로 맞는 어린이’는 별로 없을 텐데 말이다. 이 ‘절절한 반성문’을 본 선생님의 반응도 제자 못지않게 약간의 과장이 묻어있다.

 

"(지금까지) 본 반성문 중에서 제일 엄청나다. 위에 있는 것들을 진짜 지킬 수 있을까"라는 선생님의 코멘트는 소년에게 어쩌면 위로의 말씀 같기도 하다. 네티즌들은 “저걸 다 할 수 있을까?” “마음만은 인정해야한다” “귀여운 꼬마일세” 등의 반응이 있는 반면 벌을 ‘빗자루로 ○대 맞는다’는 식의 체벌로 받겠다고 되풀이 해 쓴 것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무조건 매로 ‘환산(換算)’하려는 아이의 심리가 안타깝다고 말하는 네티즌도도 있다.

 

요즘 학교에서는 ‘공식체벌’은 없어진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가정교육’에선 체벌이 여전히 존재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래선지 이 어린 소년이 언급하는 ‘각종 매의 등급’이 어쩌면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거름’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매를 아끼면 자식을 버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래도 ‘사랑의 매’는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기성세대여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네티즌들은 이 반성문에 이런 댓글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

 

*진짜 많이 웃었네. 반성문 보니 착한 학생이네.앞으로 크게 될 징조가 보인다. 잘 키우세요.

*저 아이의 일기를 보니 다방구, 술래잡기 하다가 해가 떨어지면 어머니들이 애들 이름을 부르며 저녁 먹으라고 고래고래 소릴 지르고 그 때서야 아이들이 하나, 둘 씩 집으로 가던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그립습니다. ^^;;;

 

*좋은 학교와 집안이군! 사랑의 매로 학생을 다스리니. 본 받을만 하군요. 잘 키우세요.

*몇 학년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시대 어린이의<자화상>이라 씁쓸하다. 아이가 놀고 놀이에 치중하다보면 늦게 귀가 할 수도 있다.질서를 파괴한 것도 범죄를 저진 것도 아닌데 가혹한<자아비판>을 하고 재발 방지 약속과<체벌>을 청한게 예사롭지 않다.룻소가 말하기를<자연으로 돌려 주라!>한 걸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