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기인형의 배두나
배두나, 일본 영화제 여우주연상 3관왕
‘공부의 신’에서 마음씨 따스한 선생님 역을 맡고 있는 배두나가 일본 영화제를 휩쓸고 있다는 소식에 모처럼 훈훈한 마음이 든다.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이라는 영화에 주연을 맡은 배두나는 이 영화 한편으로 칸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았고, 3개의 일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상복(賞福)’을 누리고 있다.
배두나는 2009년작 ‘공기 인형’에서 노조미라는 ‘인형’역으로 일본 아카데미 우수 여우주연상, 다카사키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에 이어 지난 21일 열린 19회 도쿄스포츠 영화대상 심사회에서 또 여우주연상을 타게 되었다. 한국 여배우가 일본 영화제 3곳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건 배두나가 처음이다. 또 한명의 ‘한류스타’가 탄생한 셈이다.
다른 한류스타들이 국내작품으로 일본무대에 데뷔한 것에 비해 배두나는 일본영화에 직접 출연해 여우주연상을 세 번이나 타게 된 것이어서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드 스타’의 전초기지를 확고히 다져놓은 셈이다. 몇 해 전 ‘린다 린다 린다’라는 일본 영화에 출연했던 배두나는 그때부터 일본 영화감독들의 눈에 들었던 것 같다. '린다~"는 서울에서도 개봉했었다.
‘공기 인형’은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부분의 초청작에 이어 지난해 부산국제 영화제에도 초청작으로 뽑혔다. 특히 도쿄 스포츠 영화대상은 일본에서 영화배우, 개그맨, 영화감독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기타노 다케시가 19년째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계인 기타노 다케시는 배두나에 대해 “여우 주연상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배두나가 1위였다. 이런 여배우에게 상을 주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배두나의 연기력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 영화를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은 일본에서도 A급 감독으로 지난해 ‘걸어도 걸어도 ( http://blog.daum.net/skyview999/15970789)'’라는 작품을 들고 서울에 온 적도 있다.
‘사회파적인 시선’과 ‘가족의 정서’를 결합한 그의 작품 중‘아무도 모른다’는 몇 해 전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배두나는 그만큼 ‘탄탄한 영화감독’의 작품에 주연여배우로 출연한데다가 여우주연상을 세 번이나 타게 돼, 일본 영화계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어쩌면 그 또래 일본 여배우들의 ‘질시어린 부러움’을 받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한 영화로 여러번 여우주연상을 타는 일은 일본 여배우들에게도 흔치 않은 일이다.
79년생인 배두나는 ‘요염한 미녀스타’라기 보다는 진중한 연기자로 자리 잡을 것 같은 ‘이미지가 좋은 여배우’다. 연극배우인 모친(김화영)의 영향을 받아선지 젊은 여배우 치고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 화보집도 몇 권 내고 모친과 함께 ‘뜨개질 책’도 내는 등 배두나는 ‘지적 이미지’로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공부의 신’ 촬영으로 엄청 바쁠 배두나는 2월28일, 3월 5일, 3월 28일에 여우주연상을 받으러 시상식이 열리는 일본 도쿄에 갈 예정이라고 한다. 올봄은 배두나에게 특별히 따스할 것 같다.
한국 여배우로선 최초로 일본 ‘여우주연상 3관왕 석권’은 대한민국이 축하해주어야 할 경사(慶事)라고 본다. 툭하면 ‘국민’을 앞세우면서 ‘애국자’연하지만 결국엔 얄팍한 ‘표 계산’이나 하면서 국민에게 걱정만 끼치는 ‘철부지’정치인들보다는 이 젊은 여배우 배두나야말로 진정한 애국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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