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흥행 대비 최고의 영화 VS 최악의 영화
크리스마스이브 날 아침신문을 보면서 모처럼 흐뭇한 마음입니다.
조선일보가 영화평론가 10명에게 “올해 1월1일부터 현재까지 개봉한 영화 중 ‘흥행성적이 50만명 미만인 최고의 영화 5편’과 ‘50만명 이상인 최악의 영화 5편’을 꼽아 달라고 요청했는데 평론가들 절반 이상이 최고의 영화로 ‘그랜 토리노’를 꼽았다는 기사는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주연의 그랜 토리노는 10명의 평론가 중 7명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관객이 외면한 명작 1위’에 오른 것입니다.
우리 블로그에선 지난 3월 26일 ‘그랜 토리노’ 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오랜만에 영화보고 울었습니다.
할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주연을 맡은 영 화 ‘그랜 토리노’는 아주 쉽고 자연 스러운 영화여서 모처럼 안락한 기 분으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지만 끝내는 사람을 울리고 마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장엄한 희생, 아름다운 헌신, 위대 한 휴머니즘이 어떤 것이라는 걸 우리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인류평화 같은 거창한 슬로건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참된 인생이라는 것을 말하려고 합니다. 올해 들어 본 몇 편의 영화 중 제일 마음에 와 닿는 영화였습니다.
아마 저의 ‘올해의 영화 리스트’에 베스트로 꼽힐 것 같습니다. 강추! 강추!’
이런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클린트이스트우드 의 ‘거장다운’ 연기가 눈에 선합니다. 제가 ‘올해 베스트 영화’로 꼽은 영화가 영화평론가들도 ‘최고’로 뽑았다니 조금 흐뭇한 기분이 듭니다.
평론가들은 그랜 토리노를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영화적 유언장” “한줄 의 대사나 장면도 허투루 버려지는 법이 없다” “장엄한 휴머니즘” “노 거장 자기해체의 완결적 텍스트”라는 찬사를 이 ‘그랜 토리노’에 바쳤다 고 합니다.
또 관객이 1만7천여명에 불과했던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걸 어도 걸어도’는 4표나 얻었습니다. 이 영화는 제가 하도 좋게 봐서 우리 블로그의 대문사진으로 지금도 걸어놓고 있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일본 영화감독들 중엔 아무렇지도 않은 우리들의 일상을 어찌그리 섬세하고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영화로 만들어내는 재주들이 있는지요. '걸어도 걸어도' 역시 우리네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옮겨놓았는데 울림이 꽤 큰 그런 영화입니다.
오즈야스지로의 '도쿄 이야기'에서 시작한 이런 '일상성에서 비롯한 영화'들은 감독의 탄탄한 재주가 있지 않고서는 아무나 만들기 어려운 영화들입니다.
http://blog.daum.net/skyview999/15970789(클릭하시면 제가 쓴 걸어도걸어도 감상평 연결됩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우리 영화평론가들은 “오즈 야스지로도 감탄할만한 가족의 풍경 화” “올해 단 한 편만 꼽는다면!”“가족관계의 상투적 연민을 벗어던지게 하는 놀라운 통찰력”이라는 찬사를 바쳤습니다.
저는 영화평론가는 아니지만 제가 느끼는 것을 표현력 좋은 평론가들이 이렇게 정리해주니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기분이 듭니다.
제 개인적으론 ‘그랜 토리노’와 ‘걸어도 걸어도’ 이 두 편을 ‘올해의 영화 공동 수 상작’으로 선정합니다.^^*
평론가들은 관객이 외면한 최고 영화 베스트 5에 '그랜토리노' '걸어도 걸어도' 외에 방화 '파주''잘 알지도 못하면서'와 '바스터즈-거친 녀석들'을 선정했습니다. 이밖에도 '더 리더, 책읽어주는 남자' '불신지옥' 여배우들''나무없는 산' '레슬러' '더 문'등이 흥행엔 실패했지만 좋은 영화로 꼽혔습니다.
흥행대비 최악의 영화 5편에 '여고괴담5' '내사랑 내곁에''불꽃처럼 나비처럼''유감스런도시''트랜스포머 2-패자의 역습'을 꼽았습니다. '뉴문' '닌자 어쌔신''2012' '굿모닝 프레지던트''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등이 돈은 벌었지만 작품성에서 처진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밖에도 올해 1천1백만 관객이 들어 최고의 흥행작에 오른 '해운대'와 8백만 이상을 동원한 '국가대표' 역시 흥행대비 '최악의 영화'로 꼽았습니다. (관객이 몰리는 영화가 꼭 양화는 아니라는 얘기겠죠^^)
올해 아카데미상을 많이 받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도 '최악의 영화' 대열에 들었습니다. 아카데미수상작으로선 그리 산뜻하지 않았던 영화였는데 역시 평론가들도 같은 기분이었나봅니다.
방문객 여러분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 감사합니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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