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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해운대, 괴물 등 천만 명 이상 본 흥행영화들에 실망한 이유

스카이뷰2 2010. 9. 23. 22:35

 바타,해운대,괴물 등  천만명 이상 본 흥행영화들에 실망한 이유    

                                 

                                                                                                              < 조선닷컴 자료>

 

 

나는 흥행대박 영화들이 보기 싫을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왜 흥행영화들은 나를 실망시킬까.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영화 르네상스'를 맞이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천만 관객'시대를 열었다. 지난 5년간 해마다 1억 5천만명 이상의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았을 정도로 '영화'에 대한 열기는 대단하다.

 

예전엔 '1백만명이 들었다'하면 '흥행대박 영화'로 장안이 들썩거리곤 했다. 그러다가 국가의 경제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영화관객수도 덩달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돈이 몰린다'는 소문 덕분이었는지 우리

영화계에는 '해외 유학파 출신' 인텔리 감독들이 속속 입성하기 시작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감독들의 감수성 높은 작품들이 화제를 몰고 다니면서 감독이나 배우를 지망하는 젊은이들도 갑자기 늘어났다.

 

2001년 곽경택이라는 '신예'감독의 '친구'가 81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한국 최초로 '마의 800만 고지'를 돌파했다. 다 알려졌다시피 영화는 '입소문'을 제대로 타기 시작하거나 '중년층'이 매표소 앞에 늘어서기 시작하면 '대박'이 난다는 속설이 있다. 이 '친구'라는 영화도 장동건이라는 인기배우가 출연한 덕도 있었겠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유년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면서 방화사상 최초의 흥행대박 영화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더구나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오아시스'같은 이미지라는 점이 관객을 불러 모은 것 같다.

 

그 이후 2002년 가문의 영광(520만)집으로(419만) ,2003년 살인의 추억(525만) 동갑내기 과외하기(493만), 2004년 실미도(1174만) 태극기 휘날리며(1108만),2005년 웰컴투 동막골(800만) 말아톤(514만),

2006년  괴물(1301만) 왕의 남자 (1230만),2007년 디워(842만) 트랜스포머(744만),2008년 좋은놈나쁜놈 이상한놈(668만) 추격자 (507만), 2009년 해운대 (1132만) 국가대표(839만), 2010 아바타(1326만) 의형제(541만) 등이 이른바 '흥행대박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영화광팬'인 나는 위에 열거한 스무 편의 영화를 대부분 영화관에서 보았거나 TV를 통해서 거의 다 봤다. 그런데 소위 흥행대박인 이 영화들 중에 내게 찡한 여운을 남긴 영화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후하게 쳐봐야 한 ,두편이 될까말까다.

 

'외모'로 평가받던 장동건이 '연기'로 이름을 내기시작했다는 2001년작 '친구'는 그 영화를 보고 무려 3시간 동안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많았다. 특히 코미디에서도 앞다퉈 패러디됐던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는 장동건의 희미한 절규로 끝나는 라스트 신은 진저리가 처질 정도였다.

 

500만 넘게 관객이 몰린 '가문의 영광'도 영화미학적으로 볼 때 솔직히 그냥 '오락영화' 범주에 속한 것으로, 돈내고 보고 싶을 영화는 아니라는 걸  'TV추석특선'으로  방영되는 걸 보고 알았다. 물론 이 영화를 티켓구입해 보신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내 취향의 영화는 아니었다.

 

이정향이라는 예쁜 이름의 여감독 작품 '집으로'는 그나마 분위기가 괜찮은 '소품 영화였다. 그때 사회분위기를 타고 419만명이나 관객이 들었지만 사실 '운'도 많이 작용한 것 같았다.(대부분 이 운이 문제지만)

 

2006년 방화사상 최고 기록인 1301만명의 관객이 입장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봉감독이 2003년 만든 살인의 추억은 무려 525만명을 기록했지만 두 편 모두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살인의 추억'은 제목 부터 께름칙했다. '괴물'은 다 보고나니까 내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이 컸다.

 

물론 초중등생들의 '방학 손님 덕'에 관객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도 했겠지만 하도 매스컴에서 카운트 다운하듯 영화의 기록을 날마다 보도할 정도로 난리를 친 덕도 많이 본 작품이다. 글쎄, 봉 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최다관객 동원'한 것에 프라이드를 느낄지 모르겠지만 내가 볼 때는 '최우수 영화'축에는 못 들어갈 영화같았다. 물론 감독이야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들었겠지만 말이다.

 

2004년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공교롭게도 두 편 모두 '군사물'이었다. 영화관에선 '안 본'영화들이다. 내 취향이 전혀 아니어서 굳이 돈들여 가면서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나중에 명절 특선영화라며

TV를 통해 보긴 봤지만 왜 그런 영화들이 무려 1천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했는지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2005년 '웰컴투 동막골' 역시 800만명이나 들었다는 입소문을 듣고 귀가 여린 편이어서 동네극장으로 보러갔다가 '대실망'하고 말았다. 젊은 감독이 편향된 '이념'의 신봉자처럼 여겨져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그해 '말아톤'이라는 자폐증 청년의 영화도 500만이 넘는 손님이 찾았지만 글쎄, 썩 맘에 들지 않았다.

 

2006년 사극으론 최초로 12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왕의 남자'도 기존의 사극과는 달리 '사당패'와 '왕'을 동시에 다룬 덕인지 엄청난 관객이 몰려들었다. 극장에서 봤지만 이 영화도 박수를 보내기보다는 왠지 거부감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방화사상 관객동원 1위를 기록한 '괴물'도 2006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영화였다. 이 기록은 물론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어서 감독의 프라이드를 높여주기는 하겠지만 안본 사람에게 꼭 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은 영화다.

 

2007년 인터넷 '댓글 전쟁'으로 더 유명해진 심형래 감독의 '디워'역시 '여름방학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충무로 영화계와 이른바 진보지식인으로 알려진 진중권 같은 '예리한 관객'들이 '디워'를 하도 혹평하는 바람에 '약자'에 약한 나로선 심형래 감독을 두둔하는 글을 우리 블로그에 올렸었다. 

 

블로그에 '바보 심형래, 천재 심형래'라는 글을 올리자마자 하룻동안 무려 29만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만큼 '디워'와 심형래 감독에 대한 관심이 드높았던 까닭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디워' 역시 '영화적 완성도'면에선 그렇게 800만 이상의 관객이 몰릴만한 영화는 아니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2008년 668만명,507만명을 각각 동원한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 놈'과 '추격자'는 주변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내게 보지말라고 당부할 정도로 '잔혹한 장면'이 많은 영화였다. 특히 '추격자'는 크라잉넛의 한경록군이 내게 "보시지 마세요, 무서워요"라고 말해 TV로도 시청하지 않았다. 극도로 잔인한 장면이 많은 영화들에 관객이 그렇게 많이 몰린다는 것은 건강한 사회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어쨌거나 그 영화들은 그 해 상을 여러 개 받긴 받았다. 과연 작품이 좋아서 받았을까.

 

추석날인 어제 '추석 특선'이라고 '해운대'를 방영했지만 일부러 안 봤다. 한 방송작가가 내게 '보시지 마세요'라는 조언을 한데다가 '재난영화'는 내 취향은 절대 아니어서 보고 싶지도 않았다. 한가위 좋은 명절날 하필이면 그런 재난영화를 방영한다는 건 방송사의 넌센스였다. 더구나 추석하루전 광화문 광장이 호수로 변할 정도로 극심한 수해를 겪었는데...

 

추석날, 꽃미남배우로 알려진 강동원이 나온다는 '의형제'를 TV로 영화중반부터 봤다. 역시 너무 잔인하다. 물론 '해피 엔딩'이었지만 억지설정 같았다. 그래도 541만명의 관객이 들었다고 한다. 강동원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선 극장가서 볼 영화는 아니었다.

 

올해 우리 영화계는 '아바타'때문에 장사 망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난 10년 동안의 관객 입장 중 1326만명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 '아바타'는 주변의 평이 극과 극이었다. '해운대'를 보지 말라했던 작가들이 "'아바타'는 꼭 보세요"라고 적극 권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친한 친구 역시 "아바타 꼭 봐"라고 권했다.

 

하지만 '예고편'을 보면서 저런 건 안 본다라고 결심했다. 사람도 동물도 아닌 괴기한 형상의 물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참고 봐야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즐거운 맘으로 봐주기는 도저히 어려운 영화같다.

더구나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이 언젠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으면서 '나는 왕이다'라고 외치는 '꼴'을 보고 "별꼴 다보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아바타는 일부러 안 봤다. 

 

그래도 '아바타'가 최다 관객동원을 했다는 것에 대해선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방송작가 김수현할머니가 자신의 트위터에 "아바타 보다가 졸았다"는 글을 올렸다가 '안티팬들'의 공격을 받았다니까 '아바타'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이번 추석엔 이렇다할 '흥행대박'영화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올망졸망한 한국영화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무적자' '그랑프리' '퀴즈왕' 등의 방화(邦畵)간판이 걸렸다.

추석에는 '영화관'에 간다는 우리집 불문율에 따라 오늘 '시라노: 연애 조작단'을 우리 동네 극장에서 봤다.

 

뭐, 나름 그만큼 만들면 우리 영화치곤 '괜찮게 만든 영화'같았다. 하지만 매끄럽지않은 부분이 많았고, 무엇보다도 '감동'을 주지 못했다. 이 영화에 대한 신문영화평은 너무 잘 써준 것 같다. 조금전 인터넷 뉴스에 보니 그나마 '시라노'가 관객이 몰린다고 한다니...

 

21세기 들어 지난 10년간 적지않은 '흥행 대박영화'를 봤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박영화'치고 내 마음에 든 영화는 거의 없다. 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까다로운 관객이어선지는 잘 모르겠지만 500만이 들었네, 1000만이 들었네 하는 영화들은 아무래도 내 취향과는 '인연'이 없나보다.

그렇다고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은 영화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상하게도 내가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는 관객이 거의 들지 않은 '마이너 영화'에서 많이 나온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잘난척'한다는 소리를 들을 것도 같지만, 잘나서가 아니고 나는 '작위적'이고 '공식'에 짜맞춘 듯한 억지 설정의 영화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른바 '흥행대박'영화들의 '흥행유인 요소'라고 꼽히는 몇몇 '이유'들이 내겐 늘 '부담'을 주는 것 같다.   

 

부산이 물바다가 되는 가운데 애틋한 사연들이 감동을 준다는 '해운대'처럼 거칠고 작위적이면서 슬픈 내용은 영 괴롭다. 동성애를 미화하는 듯한 이야기도 별로다. '괴물'이나 '아바타'처럼 판타지성향의 영화도 소름돋는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그런 영화를 좋아한다. 소박하고 작은 이야기지만 어떤 향기나 훈훈함이 느껴지는 그런 영화도 좋다.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일상을 다루지만 그 속에서 경건하고도 숙연한 삶의 자세를 다루는 것도 좋다. 관객동원은 형편없었지만 일본영화 '굿,바이'같은 영화는 참 좋았다.아카데미상이 최고는 아니라해도 이 영화가 그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부문을 수상한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고보면 나 같은 관객은 매우 단순해서 '뭉클함'만 선사하면 무조건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이른바 '유치한 관객'인 것 같다. 어쨌거나 '흥행대박'영화들은 내 취향에 맞기 어렵다는 걸 이번 추석에도 또 한번 느꼈다. 이젠 뭐 '마이 웨이'로 나가야지. 그냥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면 되는 거다. '대박, 흥행'이런 흐름에 동승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