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대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 확산 이후,'막말 난장판'된 박근혜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스카이뷰2 2013. 12. 16. 12:20

 


	박근혜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캡처

박근혜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캡처

 

 

세상 돌아가는 게 늘 그렇듯 작은 얘기가 엉뚱한 곳으로 동티가 나는 '나비효과'현상이 현직 대통령의 페이스북으로 번졌다. 고려대 학생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지난 10일 고려대에 붙은 이후 그 파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페이스북이 뜻밖의 '희생지'로 돼버렸다. '사이버테러'에

가까운 욕설 댓글이 달리고 있다. 국가 최고 권력자의 SNS가 저잣거리의 주막집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 모양새다.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실린 해당 댓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올린 '이쁜 편지를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 집중적으로 달려 있다. 해당 글은 장래희망이 대통령인 한 초등학생이 편지를 보내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철도민영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글이지만, 가장 최근에 올라왔다는 이유로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글엔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그 중 절반에 가까운 댓글이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은 10일 이후 작성됐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온라인 상에서 '안녕들하십니까'가 확산됐던 최근 이틀새 작성된 댓글이 대부분이다.

10일부터 13일까지는 특정 정책에 반대하는 비교적 온건한 댓글이 달렸다. '철도민영화 때매 학생들 직장인들 다 고생한다', '당신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다고해서 최고가 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철도민영화 반대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철도파업 지지하고, 철도 민영화에 반대합니다' 등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댓글들은 논리도, 이성도 없는 '막말'로 변해갔다. '대통령님은 안녕하십니까?', '안녕들하십니까? 전 안녕못해요' 등의 댓글과 함께, '뭐하는거고 XX년아', 'X먹고 자살해라 XX년아', '이 X년아 민영화 넘어가기만해봐 넌 내가 죽인다', '언제 죽어요?' 등의 원색적인 욕설이 달렸다.

16일 현재 일부 보수 커뮤니티의 네티즌들이 이에 대한 반박 댓글을 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페이스북은 이성이 마비된 '진흙탕'이 된 상태다. 처음 문제가 제기됐던 '철도민영화'에 관련된 댓글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한 대학생이 자신의 작은 방에서 매직펜으로 써서 내다붙인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의 불똥이 현직 대통령 페이스북으로 튀어가는 현상을 보면 SNS시대에 정치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로 보인다.

남달리 '예의 범절'을 중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으로선 이번 페이스북 난장판 사태로 엄청 충격을 받을 것같다. 대통령은 이번 '페이스북 난장판 사건'을 통해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시정잡배들'이 날뛰는 현실의 심각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