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두번은 없다-폴란드 노벨 문학상 수상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詩

스카이뷰2 2014. 10. 20. 11:29

*가을비 내리는 월요일 아침, 이 나라엔 여전히 후진국 참사가 이어지고 있어서 기분이 쾌청치 못하네요.

이 자리를 빌어 어처구니 없이 한 번 뿐 인 인생을 마무리하고만 판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직 앞날이 구만리 같은 20~30대 젊은이들이 스러져간 것도 가슴 아프지만 어렵게 살아가면서 모처럼

아내의 생일을 축하해주기위해 무료공연장을 찾았다가 부부가 함께 불귀의 객이 되고 만 40대 경비원 부부의

스토리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모두 천국에 가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영면하소서...

언젠가 읽었던 폴란드 여류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라는 시를 소개합니다.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없이 죽어가는' 우리네 인생을 그래도 따스한 시선으로 노래한 시입니다.  

이 우울한 시대 분위기를 위로해주는 듯합니다. 재작년 작고한 이 시인은 199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두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는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 
두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송이 장미꽃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