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리는 월요일 아침, 이 나라엔 여전히 후진국 참사가 이어지고 있어서 기분이 쾌청치 못하네요.
이 자리를 빌어 어처구니 없이 한 번 뿐 인 인생을 마무리하고만 판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직 앞날이 구만리 같은 20~30대 젊은이들이 스러져간 것도 가슴 아프지만 어렵게 살아가면서 모처럼
아내의 생일을 축하해주기위해 무료공연장을 찾았다가 부부가 함께 불귀의 객이 되고 만 40대 경비원 부부의
스토리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모두 천국에 가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영면하소서...
언젠가 읽었던 폴란드 여류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의 '두번은 없다'라는 시를 소개합니다.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없이 죽어가는' 우리네 인생을 그래도 따스한 시선으로 노래한 시입니다.
이 우울한 시대 분위기를 위로해주는 듯합니다. 재작년 작고한 이 시인은 199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두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는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
두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송이 장미꽃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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