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전대통령 구속에 호외까지 발행한 일본 아사히신문.
'머그샷'은 이름표를 받쳐 들고 키 측정자 옆에 서서 찍는 수용기록부 사진을 말한다.박전대통령도 했다.
박전대통령이 먹게될 구치소 식판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한끼 1400원 정도 한다.
올림머리 풀고 '머그샷' 찍으며 구치소 입소 신고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
2017년 3월 31일 새벽 3시 3분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로부터 1시간여 뒤, 4시45분 박전대통령은 의왕구치소로 이송됐다. 그녀는 여느 '죄수'들과 마찬가지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은 뒤 연두색 수의로 갈아입고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급조한 3평 남짓한 '특별 감방'에서 한끼 1400원하는 '맛없는 식사'를 해야하고 자신의 식기를 손수 설겆이해야하는 신세가 됐다. 매일아침 강남의 일류 미용사자매들이 와서 해주던 올림머리와 화장은 더 이상은 할 수없다. 그녀의 입장에선 '모든게 하루아침에 망가진 개같은 나날'이 된 것이다.
오래전 히트쳤던 영화 '마지막 황제 푸이'가 떠오른다. 만주국 황제였던 푸이가 감옥에 들어가 '세상'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그녀 역시 푸이처럼 '의왕대학원'에서 인생을 새롭게 배워나가게 될 지도 모르겠다. 청와대의 영화로운 20년 삶을 마감하고 나이 예순여섯에 '감옥살이'를 하게된 극심한 상황변화를 겪어내야한다는 건 그녀의 '가혹한 운명'탓으로 돌려야할 것같다.
불과 6개월전만해도 그녀는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송로버섯, 바닷가재, 훈제연어, 캐비아 샐러드, 샥스핀 찜, 한우갈비 등 최고의 메뉴'로 호화오찬을 즐겨 구설수에 올랐었다. 그뿐 이겠는가. '무소불위의 실권'을 휘둘렀던 3년8개월 동안 한번 나갈때마다 1백억원가까이 썼다는 화려한 해외순방과 나갈때마다 맞춰입었다던 호화의상 등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영화'를 한껏 누렸었다.
그랬던 그녀가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신새벽, 결국은 최순실 조카 장시호가 말한 '의왕대학원'에 들어간 것이다. 마음이 편치 않다. 그녀를 지지했던 박사모들은 물론이고 별로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마저 왠지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인정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녀가 좋건 싫건간에 '영어의 몸'이 된 전직대통령을 보면서 동정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오늘 새벽 5시쯤 자리에서 눈뜨자마자 열어본 스마트폰 알림창에 뜬 '박근혜전대통령구속'이라는 문자를 보는 순간 '원인모를 아릿한 슬픔의 정조'같은 걸 느꼈었다. 그녀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인간적 연민'이 든 것이다. 아마 그녀와 함께 한 시대를 살아온 적잖은 사람들이 오늘 새벽 K7 관용차 뒷좌석에서 머리를 푼 채 멍한 표정으로 교도관들 사이에 앉아있던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전락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물론 오늘 의왕 구치소 앞에서 고난을 상징한다는 연보랏빛 장미꽃다발을 들고 '구속축하'의 팻말을 흔든 '반체제 인사들'의 심정은 꼭 그렇지만은 않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에도 '인간적인 연민'은 살짝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박근혜의 '산발한 모습'은 딱해 보였다.
그래도 한때는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대통령 아니었나 말이다. 그녀의 몰락은 온갖 세상풍파 겪어온 기성세대들에게야 그저그런 풍경인지도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겐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그만큼 박근혜몰락은 대한민국의 수치스런 대명사가 된 것이다. 누구보다도 '창피한 대통령'이 돼버린 박근혜씨 스스로가 자신을 용서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곘다. 물론 그녀는 여전히 결백하다고 주장하지만 어쨌든 헌재로부터 파면당했다는 것과 1천만이 넘는 시민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으로 몰려나왔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박근혜씨는 깊이 뉘우쳐야한다고 본다.
'박정희시대'와 '박근혜시대'에 탄압받고 목숨까지 잃었던 적잖은 시민들의 가족들에게 오늘 '박근혜 구속 수감'은 한 시대를 시원하게 마감하고 새로운, 진정한 민주 대한민국의 시작을 알리는 첫 날이었을 것이다. 현직대통령이 탄핵되고 파면되고 구속수감됨으로써 이제 대한민국은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지엄한 증표를 세웠다고 할 수있겠다.
사실 그동안 대한민국엔 온갖 '특권'이 판쳤고, '빽'이 설쳤고, '청와대 심기'에 좌지우지되어왔다. '웃분이 하라는대로 한다'는 군사독재문화가 사회전반에 여전히 만연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장관들이나 수석비서관들이 '박근혜의 레이저 눈빛'에 오금을 저린다는 웃지못할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지금 감옥에서 귤만 먹고 있다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도 청와대 근무 11개월동안 '독대'를 한번도 못했다는 고백을 했었다. 그만큼 대통령이 무서워 수석비서관들이 몸을 사렸다는 얘기일 것이다. '청와대에선 대통령이 법이다'라는 말을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가 버젓이 말할 정도로 '박근혜 시대'는 거의 절대 군주체제였다고도 할 수 있다. 거기에 '실력없는문고리 3인방'이 호가호위했으니 '대한민국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었던 건 당연한 현상이었을 것이다.
특히나 '18년 독재 권력자'의 대를 이은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는 '100%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노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지난 3년 8개월간 그녀가 우리에게 보여준 '정치력'은 낙제점이었다. 옆나라 일본은 청년들이 '골라서 취직'할 정도로 아베의 경제는 성공했지만 이력서를 100번이나 쓰고도 일자리를 못얻는 청년들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의 민생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다. 그만큼 박근혜리더십은 형편없었다. 누구말처럼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할 사람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무능력은 대한민국을 망쳤다.
거기에 최아무개라는 '허접한 강남아줌마'를 '멘토'로 삼고 두 60대 여자들이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해왔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뛰어나갔다. 그 추운 겨울광장에서 매주 토요일 촛불을 밝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무혈 시민혁명'의 결과 지금 파면당한 여성대통령은 의왕구치소의 독방신세를 지게된 것이다. 연두색 수의를 입고 감방신세를 지게된 전직 대통령이 안쓰러운 건 사실이지만 '값싼 동정심'은 금물이다. 이제부터 대한민국은 시작인 것이다.
이젠 제발 '권력자들'과 친하다는 이유로 행세하는 그런 세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 그것 하나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권력자도 법 위에 서면 '박근혜처럼 된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발 오는 5월9일 새로 선출될 19대 대통령은 '착하고 사심 없고 겸손한' 그런 사람이 돼야할 텐데... 지금 대통령 하겠다고 나대는 사람들 중 '선해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어떻게 저런 인간들이 대통령하겠다고 설치나 걱정'이 드는 3류들이 세상이 어수선해진 틈을 노려 목청을 돋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래서 대한민국은 '지도자 복이 지지리도 없는 나라'라는 말이 실감나는 나날이다. 오로지 지금 대한민국의 운명을 '하늘의 뜻'에 맡길 뿐이다.
2016년 8월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초청 성대한 오찬 장면. 메뉴가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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