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은 젊은 여자만 보면.." 최영미 괴물 詩에 문학계 발칵
위의 '괴물'이라는 詩가 자정이 넘은 지금 인터넷 검색어 1,2위를 차지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월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시인 최영미가 작년 12월 계간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총 7연 27행의 이 시는 한국 문단 쪽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En'으로 지칭되는 인물이 대충 누구인지를 알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 45세 현직 여성검사의 '용감한 고백'이후 우리 사회도 지난해 미국 헐리우드에서 시작된 '성추행당한 고백과 Me too 운동'의 쓰나미가 서서히 몰려오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한때 시집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57세 시인 최영미의 '오늘 밤 고백' 역시 한국 문단은 물론 각계에 만연돼 있는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 문제'에 대해 경고등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 같다.
최영미 자신이 수십 명의 '선배 권력자 문인'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백에 진행자 손석희 마저 퍽이나 놀라는 기색이었다. 더구나 인터뷰 도중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한국 문단에서 늘 '파워'를 과시해왔던 '괴물' 속의 그 늙은 시인이 '어정쩡한 사과 발언'을 했다는 소리에 그녀는 단호하게 '상습범'이라 했다. '상습범!' 그동안 그런 풍문들은 숱하게 떠돌았지만 TV 뉴스에서 이렇게 '단죄'받은 건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야만스러운 풍조에 무심했다는 얘기다.
지금 인터넷에선 분노한 네티즌들의 조롱과 탄식이 차고 넘친다. 50대 여성시인이 젊은 날 자신이 당했던 '수치스런 性的 횡액'을 회상하며 한국문단의 추잡한 실상을 폭로한 '용기'에 대해 수천 명의 네티즌들의 공감의 댓글들을 쉬지 않고 달고 있다.
그 '늙은 시인'은 문단의 여성후배 들을 '격려차원에서 그랬노라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상투적 발언을 사과라는 형식으로 내놨다. 노추다.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있다는 증거다. 진솔하게 사죄할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이다. '늘 그랬던 걸 뭐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그러나'라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격려'라는 포장을 덭어씌우는 거다.
노벨상이 아닌 '노털상'으로 야유를 보낸 이 여성시인은 '괴물' 첫 연을 이렇게 시작한다.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은 똥물이지 뭐니” /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이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 문제는 '적폐 청산'의 핵심이다. 한 여검사 말처럼 단순한 성문제가 아니라 폭력적 갑을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이번 기회에 뿌리 뽑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En이 '노털상'을 타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 더러운 세상에 살고 싶지 않아'라는 '피맺힌 절규'를 86세 노시인과 그 아류 남성문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뭇 궁금하다.
고은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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