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

문재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서울 지하철역 10곳에 띄웠다

스카이뷰2 2018. 1. 24. 22:48



12일 서울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 걸려 있는 문재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
서울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 걸려 있는 문재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 /조인원 기자(chosun.com사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뜬문재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사진=유튜브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66번째 생일인 24일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1월24일 문재인 대통령 생일을 맞아 '이니 팬 클럽'열성지지자들은 지난 1월11일부터 서울 지하철 10개 역에 생일축하 광고를 게재했다. 사진 광고에는 문 대통령 사진과 함께 '1953년 1월 24일 대한민국에 달이 뜬 날, 6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고, 영상 광고에는 생일축하 노래와 함께 문 대통령 사진 여러 장이 반복됐다. '생일축하'는 국내 지하철 뿐 아니라 이역만리 '뉴욕 타임스스퀘어'까지 진출해 그곳 전광판에 '달님 이니'의 생일 축하 동영상이 뗬다. 미국인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하다.

인기 아이돌 방탄소년단, 엑소 같은 아이돌 멤버들의 생일축하 광고판은 종종 걸렸지만 '현직 대통령의 생일축하광고'는 그야말로  건국 이래 최초의 일이다. '연예인급 대접'을 받고 있는  대통령이 딱히 나쁘진 않아보이지만 팬들의 그런 행동이 왠지 일반 국민정서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애정공세'로 보여진다.   
 

지난 22일 오전, 생일 축하 영상에는 ‘문 대통령이 태어난 날을 축하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영어 문구가 실렸고  2012년·2017년 대선 출마 영상도 같이 올렸다. 생일 당일인 23일 오전(한국시각 24일)에도 5분씩 두 차례 광고가 진행됐다.


광고비용은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금을 통해 마련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수천만원의 기금이 모여 저렇게 뉴욕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니 지지 클럽' 중 30대 여성 회원들이 앞장 섰다고 한다. '우리 이니 꽃길만 걸으세요' '이니 마음대로 하세요'라는 순정파적 지지 멘트에서도 이들의 '진정어린 염원'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무조건적 지지자'들이 생각이 다른 정파나 같은 당에서도 '이니'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정치인들에겐 '무차별 공격'으로 돌변한다는 건 위험한 현상이다.  


1953년생인  문 대통령은 '사생팬'들의 이런 열광적인 지지에 감동해선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일 축하, 고맙습니다. 생일을 챙기지 않는 삶을 살아왔는데, 대통령이 되어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를 받으니 두 번 다시 없을 특별한 생일이 됐습니다”라며 “더 힘내어 더 잘하라는 走馬加鞭(주마가편ㆍ달리는 말에 채찍질 한다는 의미)으로 받아들입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으로선 자발적 지지자들의 '정성어린 축하'를 외면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뉴욕의 전광판까지 진출한 생일축하 광고는 좀 '오버'했다는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그 지지자들의 심리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런 식의 축하는 오히려 대통령에게 누를 끼칠 수도 있다는 건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착한 이니'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문 대통령은 이제껏 우리가 봐왔던 '권위 가득한' 대통령들에 비해선 아주 다른 스타일의 최고권력자이다. 지난해 5월 취임 이래 그가 보여준 '따스하고 인정 많고 격의없는' 대통령의 모습은 그 직전 대통령의 '권위적이고 소통부재한 답답한 모습'과 대비돼 그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로부터도 좋은 평을 들어왔다. 물론 탁 아무개라는 청와대 행정관의 '탁월한 연출력'에 의해 창출된 환상적 이미지라는 혹평들도 많았지만 말이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아직도 '여당 체질'을 벗어던지지 못한 것 같은 야당, 특히나 한국당쪽 인사들로부터는 '좋은 공격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사생팬(일거수일투족을 좇는 열성팬)'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이 돼 달라,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는 적절치 않다"는 평을 내놨다. "김일성 주체사상의 영향이라고 본다. 북한에는 3만여 개 김일성 동상이 있다"고 주장하는 야당 인사도 있었다.  


좋아하는 현직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사비'를 아끼지 않고 축하광고를 한다는 건 좋게보면 신세대들의 발랄한 정서를 보여준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말처럼 현직대통령의 생일축하를 위해 뉴욕 광장의 전광판까지 진출했다는 건 상식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은 자신의 이런 열성지지자들에게 물론 감사함을 표시하는 게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과공은 비례'라고 어쩐지 좀 낯설고 어색해 보이는 풍경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