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un.com 그래픽)
오늘 아침신문에 실린 평창 올림픽 여자 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연령별 여론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고 지지층인 20~30대의 반대 여론이 82%가 넘었다. 예상밖 결과다. '착한 이니'에 열광하며 그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하철 역 여러 곳에 '생일 축하 동영상'까지 올린다는 '문꿀오소리(문재인 대통령 열정 지지자)들'아닌가 말이다. 문 대통령의 '안티 팬'들이 많은 연령층인 50~60대에선
오히려 남북 단일팀에 대해 '찬성'비율이 제일 높게 나왔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아침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바로 인터넷에 들어가 해당기사들을 살펴보니 '분노한 젊은 네티즌'들의 아우성이 넘쳐났다. 아이돌처럼 '극렬 팬덤'을 형성하고 그들 덕분에 청와대까지 입성한 문 대통령으로선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 대한 젊은이들의 극한 반대 반응과 함께 이번 남북 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해 '착한 이니'를 지지해왔던 순정파 젊은이들이 등을 돌렸다는 점에서 충격이 클 듯 싶다. 그래선지 오늘 발표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주에 비해 6%나 떨어져 취임 이후 '최저'인 67%를 기록했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젊은 세대들의 '뜻밖의 반발'에 그들의 심리가 담겨 있는 '분노의 댓글들'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앵그리 20~30대'들은 남북 단일팀을 만들어버린 정치권의 행태를 '또하나의 갑질'로 보고 있었다. 몇 년 간 올림픽 무대에의 꿈을 붙잡고 땀흘려 연습했던 '힘없는' 선수들에겐 한 마디 상의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별안간 남북 단일팀 운운하는 위정자에게 청춘들은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평창 올림픽 남북한 여자 하키 단일팀에 대한 20대 젊은 네티즌이 쓴 분노의 댓글하나를 소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에 그랬죠?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기회가 평등합니까? 엔트리 확장하든 안 하든 피해 보는 우리 대표팀 선수 생깁니다. 왜? 출전할 때 한국선수 자리가 빼앗기니. 과정이 공정합니까?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과 어떠한 논의도 없었습니다. 그것도 대회 한 달 전에 급하게 결정된 사항. 결과가 정의롭습니까? 엔트리 확장했다 칩시다. IOC가 극적으로 동의해줘서 넘어간다 쳐도. 그게 올림픽 정신에 맞습니까? 공정하질 않는데?알아서 판단할 거라 믿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화 ‘1987’이 국가권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청춘들의 생명을 빼앗은 이야기라면 단일팀 추진은 국가권력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청춘들의 꿈을 빼앗은 사례”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20대 여성은"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상황이 꼭 내 처지 같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겨우 면접 기회 얻었는데, '낙하산 응시생'과 같이 면접 보라는 꼴 아니냐"고 했다. 다른 20대 대학생도 "남북문제와 이념을 떠나 정부 결정이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이 시각 현재 2030세대가 자주 찾는 각종 인터넷 게시판은 정부 성토의 장이 됐다.자신을 '문꿀오소리'라고 소개한 20대 청년은 '단일팀 구성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대체 북한이랑 단일팀을 왜 하느냐"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정부가 '북한에 대해 김정은에 대해 지나치게 저자세'인 것처럼 보여져 걱정스러웠는데 젊은이들은 걱정의 단계를 넘어 분노하고 있었다.
서울대 등 각 대학 게시판에도 '김정은이 북한 사람들 굶어 죽는 와중에 스키 리조트 지었다고 비웃은 게 언제인데 거기서 공동 훈련을 하느냐' '화가 나서 촛불이라도 들고 싶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아무리 손익 계산을 해봐도 우리에 득 될 게 없는데 왜 젊은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느냐'는 불만도 쏟아졌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서강대·이화여대 5개 대학 게시판과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남북 회담을 비판하는 글과 댓글이 3000건 이상 올라왔다. 서울대생들이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인 '스누라이프'에는 북한 마식령 스키장 공동 이용에 대한 비판 글들도 실렸다.
한 학생은 "김정은이 북한 사람들 굶어 죽는 와중에 스키 리조트 지었다고 비웃은 게 언제인데 거기서 공동 훈련? 솔직히 너무 비현실적인 발표라 저렇게 발표한 게 맞는지 몇 번 봤다"는 글을 올렸다. 연세대생들이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인 '세연넷'에는 "마식령 스키장은 인권 탄압의 상징 아님?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나 알고 올림픽에서 홍보해주는 거냐"는 얘기가 나왔다.
'건국이래 최악의 미취업률 시대'를 겪고 있는 20,30대들에겐 자신들은 '빽없는 흙수저'인데 반해 할아버지 아버지를 잘 만나 북한 최고권력자가 된 김정은은 '핵수저'라며 평창 올림픽이 '평양 올림픽'이 되어가고 있는 듯한 요 근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엄청 분노하고 있다. 그들의 강한 불만이 '단일팀 반대 82%'라는 예상밖 결과로 나온 것 같다.
게다가 국무총리라는 사람은 '여자하키 팀이 22위 정도로 메달 권 밖에 있어서 "운운하며 북한팀과 단일팀 으로 출전하는게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는 망언을 버젓이 했고 청와대 쪽에서도 '인기도 없고 존재감도 없는 여자 하키팀이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하며 주목받을 것이다'라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정도라면 이 정부에서 일하는 인사들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올림픽 정신은 차치하더라도 '촛불시민혁명'이 왜 일어났는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잔치 끝난 뒤' 닥쳐올 수있는 '북핵 위기'는 까맣게 잊고 '남북 공동 입장, 한반도기, 단일 응원, 금강산 전야제' 이런 '보여주기식 행사'에만 올인하고 있는 듯한 이 정부의 행태가 몹시 걱정스럽다. 오죽했으면 '이니 열성지지자들'인 20~30대들마저 남북 단일팀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화를 냈겠는가 말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주요 지지층의 이 '분노에 찬 반대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제아무리 콘크리트 지지층이라해도 '보편적인 국민정서'와 엇나가는 정부에겐 등을 돌리는 법이라는 걸 명심해야할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 감옥에 있는 전직 대통령도 한때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콘크리트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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