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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김대중 박금옥 그리고 노벨 평화상 숨은 그림 찾기

스카이뷰2 2018. 1. 17. 12:42





                                                


                                                                      


어제(16일) 한 석간신문에 꽤 흥미로운 정치 칼럼이 눈길을 끌었다. ‘‘DJ 로드맵’ 좇는 文대통령 ‘노벨평화


상 밑그림’ 그리나' 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다음 뉴스에도 실려 1백개가 넘는 '열혈 댓글들'도 붙었다. 



물론 ’착한 이니‘의 명예를 훼손하는 듯한 뉘앙스의 글이어선지 ’열혈 이니 지지자들‘로 보이는 네티즌의


항의성 댓글들이 주류를 이뤘다. '우리 이니를 어떻게 보고 그런 쓸데 없는 소리를 하나'는 주장이 넘쳤다.





칼럼의 요지는 올 초 ‘느닷없이 노르웨이 대사’가 된 박금옥이 대사가 된 배경이 ‘문재인 대


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을 위한 ‘원대한 숨은 그림’같다는 얘기였다. 그렇지 않아도 아무 외교 경


력도 없고 공직 경력이라곤 ‘청와대와 국회’에서 비서관으로 일한 7년이 고작인 그녀를 ‘물 좋다'는 


노르웨이 대사로 별안간 발령한 사실에 이상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더구나 ‘특임대


사’라는 이유로그 어렵다는 ‘대사고시’도 면제해줬다는 조선일보의 주장도 눈길을 끌었다.



사실 해외공관장, 대사 자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라 외교관들의 ‘로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외무고시를 통과한 정통 외무공무원들로 공관장으로 나갈 경력이 되는 이들은


인사철만 되면 ‘줄’을 대려고 엄청 눈치싸움을 벌인다는 소문은 그동안 ‘전설’처럼 내려왔었


다. 특히 여성외교관이 공관장으로 나가는 건 거의 하늘의 별따기였다. 현재 여성대사는 5~6명 정도다.



기껏 어려운 외무고시를 통과하고 정통 코스를 밟더라도 소위 ‘빽’이 없으면 정정이 불안한 후진국들이나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리는 아프리카 같은 곳으로 가야한다. 이런 ‘선례’를 볼 때 박금옥처럼


‘어쩌다 공무원’출신이 ‘대사고시’도 프리패스한 채 노르웨이 대사가 된 건 아무리 ‘팔자에


있다’해도 정통 외교관들이나 그쪽에 관심 있는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우리


블로그에서도 지난 1월 3일 이에 대한 글을 올렸었다. 그때도 ‘ 노벨 평화상과 관계가 있다’는 소문도 있다


는 걸 지적하면서 외교 경력 없는 사람을 대사발령 내는 건 ‘적폐’라고 썼다.



어제 실린 정치칼럼에 따르면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 노벨 평화상 준비론‘이 솔솔 흘러나


온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문재인 대통령 본인의 남북 대화노력과 박금옥 노르웨이 대사 임명‘ 두 가지로


나눴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를 풀어내는 접근법이 ‘김대중(DJ) 노벨평화상 수상 코스’와 닮았


다‘면서 DJ와 문재인의 ’정치적 행적‘을 소상하게 비교하고 있다. DJ가 ’베를린 선언‘으로 남북 대화의 물


꼬를 텄고 문 대통령도 ’신 베를린 선언'으로 남북대화와 정상회담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물밑 접촉 끝에 ’김대중 김정일‘ 두 남북 지도자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했고 그해 말 DJ

는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문 대통령도 DJ와 거의 같은 코스를 걷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현 여권의 한


핵심인사‘의 코멘트까지 등장한다. “이런 분위기가 발전하면 북·미 대화와 남북 정상회담의 모멘텀이 만들


어질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서 문 대통령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이 높이 평가되는 기회가 생길 수


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여권 인사‘를 익명으로라도 등장시킨 건 기자가 자신의 칼럼에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냥 ’상상으로‘ 쓴 게 아니라는 얘기일 것이다.




‘문재인 노벨상 프로젝트’의 또 하나의 이유로 꼽은 ‘박금옥 노르웨이 대사 임명’에 대해선 ‘구 여권 관계


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구 여권’이라면 아마 새누리당 시절 인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 인사


“최근 해외공관장 인사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게 박 대사”라고 했고, 다른 인사는 “박 대사 임명에 숨은


그림이 있다”고 관측했다고 한다. ‘숨은 그림’까지 찾아내면서 신임 노르웨이 대사 임명에 대한 배경을 추


적한 셈이다.




무슨 추리 소설가도 아닌 이 정치 담당 기자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그럼 왜 박금옥 대사일까. 노벨평화상은 다른 노벨상들과는 달리 스웨덴이 아닌 노르웨이에서 시상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는 평화상 선정을 위한 노벨위원회가 있다. 박 대사는 2000년 12월 10일 DJ의 수상을


전후한 내막과 경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시절 근거리에서 보좌했고, 오랫동안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식’에 관여해 왔다. DJ의 수상 이후 17년간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


와 인맥을 유지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것도 그(박금옥)이다.”




그러니까 노벨 평화상 주관 국가인 노르웨이 사정에 밝은 박금옥씨를 대사로 내보내


DJ 시절 맺은 노벨 위원회와의 끈끈한 인맥을 활용해 ‘문 대통령 노벨상 프로젝트’를 가동시킨 것으로 보


인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녀를 하필이면 노르웨이 대사로 보낼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문 대통령이 단순히 ‘노벨 평화상’을 타기 위해 그런다는 건 아니다. ‘문 대통령도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운 기록을 갖고 있다. DJ처럼 대통령이 됐고, 그의 길을 따라 북한을 대화


의 테이블로 불러냈으며, 이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향한 담대한 여정(‘신베를린선언’ 중)의 첫발을 뗐


다.‘는 ’덕담‘도 말하고 있다.




‘문재인 노벨 평화상 프로젝트’에 대한 이 길지 않은 칼럼엔 현 여권 인사들과 구 여권 인사들이 차례로 등


장한다. 그러니까 아주 ‘근거없는 낭설’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아무리 ‘특임대사’라지만 외교경


력이 전무한 박금옥이라는 63세 여성을 어느날 갑자기 노르웨이 대사로 발령 낸 이유가 어렴풋이나마 그


배경이 밝혀지는 것도 같다.




하지만 ‘착한 이니’ 문 대통령은 그럴 사람으론 보이지 않는다. ‘이니 지지자’는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얍삭한 정치를 할 것 같지는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 ‘문재인 노벨 평화상 숨은 그림’을 쓴 기자는 아


무리 메이저 신문사는 아니라 해도 ‘정치부장’까지 지낸 나름 베테랑 기자 같은데 전혀 근거 없이 그런 ‘싸


구려 추측’을 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거의 모든 정권에서 그랬듯이 '아랫사람들'이 문제라는 추론도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대사 임명


권'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말이다. 만약 이런 주장이 사실에 근접해 있다면

 

 '최종 책임은 결국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노벨 평화상이 뭐라고!!! 이런 소동이 일어나는 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거의 모든 ‘현안’들은 항상 ‘소문처럼’ 흘러다니다가 막판에 사실 혹은 진실로 밝혀진 예가 한 두


건이 아니라서 이번 노르웨이 대사 임명 건은 여러 가지로 여전히 찜찜하다. 세금 꼬박 내고 있는 성실한



국민들은 '정치'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생업'에 매진하고 싶다. 그러려면 정치지도자가 잘 해야한다.



 문득 그리스 시대 플라톤의 명언이 떠오른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


들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