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아내의 육감과 이혼의 전주곡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해.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인생은 너무 비참해지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
자꾸 새 ‘사랑’에 눈길을 주는 아인슈타인 박사를 보니까 예전에 본 어떤 영화대사가 생각난다. 영화 속 주인공은 변심한 애인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엘자는 ‘이모’인 아인슈타인의 모친이 며느리 밀레바를 싫어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들내외의 금슬도 아주 나쁘다는 ‘가정사’를 자기 어머니로부터도 이미 자세히 전해 듣고 있었다.
비록 이종사촌 동생이긴 하지만 전도가 유망한 남자와 사귀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은 아니라고 그녀는 생각했을 것이다. 더구나 그녀는 남자를 편안하게 해줄 줄 아는 ‘재능’이 있는 여자였다.
훗날 아인슈타인의 장남 한스가 입양한 딸 에벌린 아인슈타인은 버릇없게도 엘자의 이런 재능에 대해 ‘신분 상승을 꿈꾸는 천박한 암캐’라는 극언을 쏟아 놓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의붓 할머니인데 좀 심한 표현 같다. 에벌린 뿐 아니라 엘자의 사위조차 장모의 ‘여성스러운 분위기’에 대해 썩 좋은 평을 하지는 않았다.대체로 엘자가 어떤 스타일의 여성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베를린에 다녀온 아인슈타인이 생기에 넘쳐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밀레바는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캐치해낼 수 있었다. 10년 넘게 한 남자만 바라보고 살아온 그녀로선 당연한 육감이었다. 게다가 베를린에 있는 아인슈타인의 모친이 남편과 자신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는 것을 그녀는 오래전부터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런 ‘추리’의 능력쯤은 초보단계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아인슈타인의 베를린 방문 이후 두 사람은 이제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장남 한스는 자신이 여덟 살 무렵 그러니까 바로 ‘아빠의 베를린 출장 이후’, 부모의 사이가 나쁘다는 것을 눈치 챘었다고 회상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말을 안 해도 부모의 사이가 소원한 것을 어른들보다 빨리 느낀다. 그러니 어린 한스가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무렵 밀레바는 헬레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이 아이들을 돌보는 데 소홀하다는 어처구니없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맙소사. 밀레바여! 지금 아인슈타인에게 천천히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어디 있단 말이오! 남은 죽느냐 사느냐 목숨 걸고 물리학 이론의 ‘역사적 제단’을 쌓으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데. ‘알뜰한 당신’이 그런 식으로 나오니 아인슈타인의 마음은 더 멀어질 수밖에.
참, 100년 후 사람이 봐도 딱하고 안타까운 밀레바다. 밀레바는 외박이 잦아진 아인슈타인을 향해 집에서 나가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두 사람의 별거는 이혼의 전주곡이 되고 있었다.
사귄 지 얼마 안 되는 연인들이라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늘 함께 있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님은 먼 곳에'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가까이 가고 싶어 안달이 날것이다. 아인슈탄인은 베를린에 있는 엘자가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기회만 닿으면 베를린에 살고 싶었다. ‘꿈은 이뤄진다’고 했던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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