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황태자 일가족 모습.외동딸 아이코공주는 초등3년생이다.(다음뉴스사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일본 ‘황태자비’-구중궁궐 법도 스트레스
‘천황(天皇)’의 며느리, ‘황태자’비보다는 외교관의 삶이 더 행복한 것일까. 일본왕의 맏아들 나루히토 왕세자의 마사코妃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그녀에겐 왕세자비가 누리는 ‘구중궁궐의 호사’보다는 캐리어우먼의 삶이 오히려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롭게 세계를 날아다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구중궁궐에서 호된 ‘시집살이’를 하며 온갖 ‘제약’을 받고 산다는 건 어쩌면 하나의 ‘형벌’인지도 모른다.
5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지적 능력이 뛰어났던 그녀는 직업외교관의 길을 접고 1993년 ‘천황의 며느리’가 될 때만해도 그녀는 일본 젊은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미모의 캐리어우먼은 ‘백마 탄 왕자님’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황궁’속으로 들어가면서 세계 매스컴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마사코비는 당시 영국 찰스 황태자비 이상으로 전세계 매스컴의 집중 보도대상이었다. 그만큼 ‘세기의 결혼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1963년12월9일생인 마사코妃는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출신의 재원으로 옥스퍼드대학원 시절 우연히 만난 ‘황태자’나루히토((德仁·51)의 끈질긴 구애작전에 자신이 쌓아온 캐리어우먼으로서의 경력을 포기하고 황태자비가 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마사코비의 앞날은 ‘장밋빛’이었다. 하지만 결혼 8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없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리 시작했다.그 무렵부터 마사코비가 우울증으로 고생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마사코비는 2001년 12월1일 아이코 공주를 출산한 직후 갓난‘공주님’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태어나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본 기억이 난다. 당시 일본 NHK에서는 퇴원하는 마사코비와 ‘아기공주’의 모습을 ‘생중계’로 방송하는 극성을 부리기도 했다.
한동안 ‘행복한 궁중생활’을 하는 듯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왕자출산’에 대한 압박을 심하게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시어머니’인 미치코 왕비는 그 자신 ‘호된 시집살이’로 실어증까지 앓아야 했던 ‘과거’는 까맣게 잊었는지 ‘호랑이 시어머니’로서 맏며느리에게 꽤나 스트레스를 준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그러니 병이 안 들래야 안 들 수 없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성 질환인 대상포진에 걸릴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기도 소문까지 도는 등 왕세자비를 둘러싼 불안한 소식이 계속 흘러나왔다. 그 이후 지금까지 그녀는 대중 앞에는 웬만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인 삶을 살아왔다.
2004년 왕실 의사들은 왕세자비가 '적응장애'를 앓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적응장애는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 증세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왔던 커리어 우먼이 엄한 규율과 시샘의 눈총을 받으며 숨막히는 왕실생활을 해야 한데다 왕위 계승자를 낳아야 한다는 압박감 등에 시달린 것이 병의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나루히토 왕세자는 기자회견에서 "왕세자비의 경력과 인격을 부정하는 듯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발언해 일본열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왕세자의 그런 '폭탄 발언'은 왕실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천황일족’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한다는 일본 매스컴은 ‘황실문제’만큼은 ‘성역’으로 모시고 보도를 자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루히토의 그런 기자회견으로 일본 매스컴에선 왕실을 관리하는 궁내청(宮內庁)이 왕세자비의 생활을 너무 옥죄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보도했다.
‘왕자’만이 왕위계승이 가능한 것도 마사코비를 엄청 우울하게 했을 것이다. 딸하나만 낳은 마사코와 달리 먼저 궁궐에 시집온 동서인 둘째 며느리 기코(紀子) 왕자비는 10대 딸 둘을 둔데다 2006년 늦둥이 아들까지 낳으면서 마사코비를 더욱 힘들게 했다.
최근 담당 의사들은 왕세자비의 병세를 설명하는 발표문에 이례적으로 주간지 보도를 우려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가십을 주로 다루는 주간지와 여성지들이 '이혼설' '고부 갈등설' '우울증 심화설' 등 왕세자비를 둘러싼 각종 소문을 경쟁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왕세자비는 3·11 대지진 이후 남편과 함께 피해지역을 방문하는 등 건강상태가 호전되는 듯했으나 최근 4개월간 공식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11월 부탄 국왕 부부의 국빈방문 만찬에 불참했고 일왕이 기관지염 등으로 1주일간 입원했을 때도 병문안을 하지 않자 다시 건강악화설이 불거졌다.
더구나 마사코비는 외동딸인 아이코(愛子)공주에 대한 ‘모정(母情)의 집착’이 지나칠 정도로 강해 초등 3년생인 공주가 ‘남학생들이 괴롭힌다’며 ‘등교거부’선언을 한 이후 매일 공주를 데리고 직접 등교할 정도로 아이코 공주의 학교생활에 매달려왔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황태자비는 공무(公務)보다 딸만 생각하고, 왕세자는 그런 아내만 따르는 '마이홈 아빠'로 그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네티즌사이에선 그런 왕세자비에 대한 일종의 탄핵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그러다보니 마사코비는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황궁’의 땅값은 미국 캘리포니아 전체 땅값보다 더 비싸다고 한다. 그런 ‘초호화 황궁’에서 온갖 영화(榮華)를 누리고 살 것만 같은 ‘황태자비’의 삶이 ‘실속’은 하나도 없고, ‘왕자출산' 같은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역스런 나날을 보내야 한다는 건 자존심 높은 여성외교관출신 마사코비에겐 ‘참을 수 없는 인생살이’일 지도 모르겠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고 외쳤던 어느 독립투사의 말이 황태자비의 인생에도 적용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이러니 ‘평양 감사도 제 싫으면 못한다’는 속담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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