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캐럿짜리 다이아 반지와 크리스티 경매장 풍경. ▲ AP 뉴시스·로이터 뉴시스
101억원에 낙찰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33캐럿짜리 다이아 반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33.19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대한민국 이랜드 그룹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101억원에 낙찰 받았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아직 철이 안 들어선지 보석류엔 별 관심이 없는 나로선 제아무리 ‘울트라슈퍼 다이아반지’라해도 1백억 원 넘는 돈을 주고 사들였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재벌그룹의 똑똑한 경영진이 어련히 알아서 한 일이겠지만 좀 오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무리 ‘세기의 여배우’ 엘리자베스가 가장 아꼈던 다이아반지라지만 경매가격치고 너무 비싸다. 1인 소장품 경매가로는 사상 최고금액이라는 ‘기록’을 세웠다는 대목에선 씁쓸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물론 내 돈 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33캐럿짜리 초대형 다이아반지는 엘리자베스테일러가 1968년 5번째 남편이었던 리처드 버튼에게서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한다. 올해 3월 별세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생전에 일곱 번이나 결혼한 여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녀는 매스컴과의 인터뷰에서 그 남자를 ‘진정 사랑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리처드버튼과는 이혼했다가 다시 결혼하는 ‘진기록’를 세우기도 했다.
리처드 버튼은 1968년 이 반지를 30만 달러에 구입했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바친 ‘사랑의 선물’이 43년이 흐른 2011년 대한민국 재벌이 881만8500달러(약 101억원)에 사들일 것이라고는 그들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유전’이 아니라 ‘반지유전’의 주인공인 이 다이아반지는 몇 달 후 대구의 테마파크 '이월드'(구 우방랜드)에 전시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생전의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자신이 가장 아끼던 다이아 반지를 대한민국의 한 지방도시 테마파크에 ‘구경거리’로 전시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하다.
연매출이 8조원에 이른다는 패션 유통업체 이랜드는 관광 레저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세계적 유명인사’의 소장품을 구입해 ‘볼거리’로 테마파크에 전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류 스타와 세계적 명사의 애장품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게 이랜드 그룹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한다.
이랜드는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의 목걸이도 경매로 낙찰 받아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명동점에 진열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실은 홍보가 잘 안 돼선지 나도 오늘 처음 알았다. 애슐리식당은 우리 동네에도 있어서 한번인가 가본 적은 있지만 ‘문제의 목걸이’를 구경하기 위해 명동에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 더구나 엘리자베스의 다이아 반지를 보러 대구까지 내려갈 계획은 더더욱 없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그 ‘반지구경’하러 대구까지 일부러 갈 내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외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 아닐까. 점점 잊혀져 갈 20세기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기억하며 중국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 같지는 않다.
‘외국인 대상’전시품이라니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너무 비싸게 주고 사들인 것 같다. 혹시 뭘 모르는 한국기업이 ‘봉’ 잡힌 건 아니겠지...
아무튼 대단한 다이아 반지에 대단한 이랜드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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