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요즘 초딩이 내린 여자의 정의

스카이뷰2 2012. 2. 16. 00:37

                          

                                     <daum자료사진>

                     

 

                       요즘 초딩이 내린 여자의 정의

 

 

 

자정이 넘은 지금 이 시각 인터넷에선 남자 어린이가 쓴 '여자'라는 글이 최고 인기다. 

성우석이라는 '초딩 2학년'이 썼다는 '여자'라는 제목의 글에 네티즌들이 열광적인 박수를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 네티즌들은 잠도 안 자는가보다. 이 야심한 시각에도 블로그에 트위터에 카페에 열심히 글 올리고 서로 방문하고 댓글달고 야단법석이다. 아무래도 네티즌들의 성향은 '야행성'같다.

아닌게아니라 우리 블로그도 야행성향이 강한 편이다.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자고 일찍 일어난다는데...

 

어쨌거나 요즘 초딩들 통찰력 한번 대단하다.  '여자'에 대해 쓴 이 아홉살 꼬맹이의 여자 보는 눈은 거의 '도사 급'이다. 아주 총명한 어린이 같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지적해내는 통찰력이 대단하다. 특히 말미에 "여자는 정말 알 수 없는 동물이다"가 압권이다. "여자애를 키우려면 돈이 많이 든다. 한살부터 스무살까지 옷값은 백만원도 넘고..." 백만원이 꼬맹이에겐 최대한도의 화폐 규모인가보다. '옷값'에 초점을 맞춘 걸 보니 센스있는 어린이 같다.

 

하기야 주변에서 만나는 초딩들 보면 거의가 다 신동들 같다. 이제 겨우 초1, 초2 밖에 안 된 꼬맹이들도 영어에 컴퓨터에 수학에 바둑에 심지어 줄넘기 레슨까지 난리도 아니다. 말하는 것도 거의 '성인회화 가능'수준이다. 어른들 말하는 걸 다 알아듣고 참견하려들기도 한다. 눈치가 백단이 넘는다.

 

언젠가 우리 동네 사는 초5짜리 소년과 점심을 먹은 적이 있다. 펑키 스타일의 머리에 부분 염색까지 한 거의 '꼬마 오렌지 족'수준의 어린이였지만 정작 말하는 걸 보니 의젓한 천재소년이었다.

그 소년의 최대 스트레스는 자기집안의 어른들이 모두 너무 훌륭하시다는 거였다. 특히 꼬마는 "아빠가 밀라노에서 열리는 디자인 대회에서 1등하셨다"고 말할 때는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우쭐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일일이 집안 어른들의 '직함'을 말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그럴만도 했다. 소위 요즘 세상에서 '대접받는' 사(師,士)자 직업을 가진 분들이었다. 소년은 자기는 "머리는 좋은 편인데 노력이 부족해 학교 공부가 시원찮다"고 말하면서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꼭 애어른이었다.

 

초등 5년생 정도면 요즘 아이들은 거의 '어른'이다. 웬만한 세상물정은 거의 훤히 꿰똟고 있는 것 같다. 어른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망한다! 옛날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보면 아이들한테 '왕따'당하는 부모가 되기 십상인 그런 무서운 세상 같다.  

 

하기야 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도 초딩 5학년 무렵부터는 내 스스로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는 건방진 생각을 '남모르게' 품고 살았다. 신문 지면이 4면짜리였던 시절, '횡설수설'이나 '만물상' 이런 어른들도 잘 읽지 않는 칼럼을 꼬박꼬박 읽었고, 초딩 6학년때는 신문 연재 무협소설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난다. 아~ 아주 옛날 옛날 한 옛날 이야기다.

아무튼 초딩이 내린 여자의 정의를 보면서 또 한번 대가성(代價性) 없는 웃음을 웃을 수 있어 행복한 深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