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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배우’ 정우성과 이지아 서태지의 공통점

스카이뷰2 2012. 12. 7. 12:29

 

 

                                       mbc무릎팍도사 캡처 화면. 정우성의 표정이 왠지 슬퍼 보인다.

 

 

 

 

‘슬픈 배우’ 정우성과 이지아 서태지의 공통점

 

 

호된 실연을 당한 배우 정우성의 ‘고백’에 뭉클했다. 알지도 못하는 연예인의 ‘슬픈 사랑 이야기’에 심장의 박동이 달라진다는 게 좀 멋쩍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실제상황에서 그런 '공감'이 느껴졌다는 건 그만큼 그 고백자의 진정성이 절절하다는 얘기다.

 

어젯밤 TV 무릎팍도사에 나와 지나간 연애담을 말하는 정우성은 이제는 청춘스타도 아니고 ‘불혹’의 나이에 이른 중년 배우다. 그런데도 그의 고백을 들으면서 ‘맨발의 청춘’이 떠올랐다.

1960년대 가난한 주먹청년과 부잣집 딸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린 그 영화는 40년의 세월이 흐른 21세기 ‘톱스타’라는 정우성의 ‘현실’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듯해 왠지 더 슬픈 분위기가 느껴졌다.

 

‘파리의 연인’으로 샹젤리제 거리를 함께 거닐던 연인 이지아가 서태지와의 결혼사실을 고백했던 곳은 다른 곳도 아닌 ‘파리의 지붕 밑’이었다. 명색이 청춘스타 출신으로 ‘폼에 죽고 폼에 산다’는 소리마저 듣는 ‘간지남’배우 정우성으로선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정우성은 이지아의 그런 고백이 반가웠단다.

 

“베일 속에 가려진 채 너무 황당한 루머가 많았던 연인의 아픈 옛 얘기를 듣고 보니 외려 다행이었다”는 말을 했다. 알듯말듯한 ‘청춘고백’이긴 하지만 왠지 정우성의 먹먹한 감정을 이해해줘야 할 것 같다.

 

정우성은 스스로가 자신의 ‘외모’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의 부드러운 ‘미성(美聲)’이 그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같다. 그런 달콤한 목소리의, 자칭타칭 톱스타 남자배우가 마흔 평생에 처음 연인과 함께 ‘연인들의 도시’ 파리로 여행간다. 아마 꿈결의 솜사탕처럼 한없이 달콤하고 해피한 순간이었을 거다.

 

하지만 그 여행을 끝으로 그 두 연인은 ‘여자의 과거’로 자의반타의반 헤어져야만 했던 게 정우성이라는 배우의 ‘연애사’다. 사실 별 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대통령’이라는 과분한 별명까지 갖고 있는 서태지와 비밀결혼했다가 비밀이혼 소송을 진행중이던 여인과의 슬픈 러브스토리는 정우성을 ‘폐인’처럼 보이게 만든 것 같다.

 

몇 년전 TV 토크쇼에 나왔던 패기 넘치던 그 정우성은 온데간데없고, 무척 쓸쓸하고 왠지 애잔해 보이는 패잔병 분위기 비슷한 게 그 주변을 감돌고 있는 듯했다.

정우성은 아직도 이지아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 다시 시작해도 될까요’라는 말을 은연중에 하는 듯했다.

 

그래도 정우성은 “사랑은 타이밍이다. 난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에 나타난 것 뿐”이라며 “그 사람에게 잘못이 있다면 사랑해선 안 될 남자들을 사랑한 것일 뿐”이라고 쓸쓸하게 말했다. 이미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걸 본인 스스로가 잘 아는 듯했다. 그래서 더 슬퍼 보였나보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라는 유행가 제목은 정우성의 ‘슬픈 연애’에 어울려 보인다. ‘실연’당한 지 1년 6개월의 긴 세월이 지났는데도 정우성의 얼굴은 사랑에 패배한 ‘폐인(廢人) 분위기’가 여전했다. 마흔살 불혹의 남자에게 저런 실연의 아픔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렇게 측은해 보이는 건 어쩌면 연인을 잃은 상실감과 함께 정우성 스스로가 인생 전반에 대해 ‘자신감’을 잃었기에 그런 것 같다. 콤플렉스라고나 할까. 스스로 ‘상고 1년 중퇴’의 ‘짧은 학력’을 밝힌 정우성은 이지아를 회상하면서 ‘다방면으로 많은 걸 알고 있는 친구다. 음악도 만들고 그림도 그리고 요리도 잘하고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평상시 읽고 싶었던 책들 그리고 본인이 읽은 책들을 늘 꼼꼼하게 요점정리를 해 그 내용으로 다시 공부를 한다. '이 친구는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끊임없이 공부 하는구나' 생각했고 나는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그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고 털어놨다.

 

그러고 보니 미국의 유명 디자인 스쿨 출신이라는 이지아의 ‘남자들’은 공고 중퇴생이나 상고 중퇴생으로 연예계에서 성공을 거둔 ‘이단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톱스타의 자리에 올라가도 ‘학력 콤플렉스’는 지워지지 않는가보다. 어젯밤 정우성은 이지아에 대한 말을 하면서 은연중에 ‘총명한 연인’을 자랑스러워하는 듯해 보였다. 물론 지금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그의 곁을 떠나가 버린 사람이 되었지만 말이다.

 

알려지기로 이지아의 조부는 일제시대 때 엄청난 거부(巨富)로 소작인만 800여명을 거느렸다니 이지아가 ‘연예계의 신데렐라’로 갑자기 등장했던 배경을 둘러싼 뒷얘기들이 일견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어쨌든 공고를 중퇴한 서태지나 상고를 중퇴한 정우성은 ‘학벌 좋고 집안 좋은 ’이지아 같은 여성에게서 자신들과는 다른 어떤 ‘이질적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재밌는 건 정우성이나 서태지 모두 O형 남자들이라 A형 이지아와는 얘기가 잘 통했을 수도 있겠다는 점이다.

 

그렇잖아도 정우성은 “그녀의 외모보다는 우리는 대화하면서 서로에게 끌렸다”는 말도 했다. 사실 이지아가 ‘대단한 미모의 여배우’는 아니라는 걸 감안하면 정우성의 고백은 ‘진심’일 것이다. 어쨌거나 이제는 ‘옛사랑’이 된 이지아에게 밥 한끼 사주고 싶다고 말하는 정우성을 보니 아직도 옛 연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의 조각들이 남아있는 듯해 보였다. 마흔 살 남자라면 그깟 실연쯤은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사족이지만 정우성은 한창 인기 좋던 시절 얼굴에 있던 ‘인기 점’을 왜 빼버렸는지 모르겠다. 혹시 이 점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면서 그의 인기도 사랑도 하향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약간은 미신적인 생각도 든다. 하지만 굳이 미신으로 치부하기엔 주변에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그런 유명인들이 얼굴의 ‘살아있는 점’을 뺀 뒤 사양길을 걸었던 예가 꽤 있다는 걸 밝혀둔다.

 

어쨌거나 어젯밤 무릎팍도사에 나온 정우성은 이제 겨우 마흔의 한창나인데도 왠지 시들해진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사랑의 상처’가 너무 깊었나보다. 90년대 말 청춘스타로서 최고의 존재감을 과시했던 정우성은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그런 분위기로 거의 ‘파장(罷場)’에 홀로선 외로운 남자로 보였다.

 

http://blog.daum.net/skyview999/15971137 서태지 이지아 정우성의 청춘극장-by skyview blog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