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국정원장 남재준의 NLL대화록 공개와 노무현 김정일의 혈액형

스카이뷰2 2013. 6. 25. 18:14

 

국정원장 남재준의 NLL대화록 공개와 노무현 김정일의 혈액형 

 

 오늘 온갖 매스컴을 도배한 NLL대화록 공개 ‘사건’을 보면서 웃음부터 나왔다. 신문을 펼치면서 ‘기시감’이 느껴진 거다. 이렇게 한 이슈로 요란스런 지면 배치는 달포 전 그 이름도 유명한 ‘윤창중 사건’이후 오랜만인 듯하다. 남재준이라는 ‘배포 큰’ 국정원장의 ‘돌직구 스타일’ 행보에서 지금은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는 ‘윤창중 사건’이 떠올랐다는 말이다.

 

두 남자의 ‘사건 관련성’은 전혀 없지만 오늘 아침 신문 1면부터 8면을 빼곡 채우고 있는 ‘NLL대화록 공개’관련 기사들이나 달포 전 대한민국 온갖 신문 방송과 인터넷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윤창중 관련 기사들은 그 ‘상황’이 매우 유사해 보인다. 아마 70대인 국정원장이나 50대 윤창중 모두 현 대통령이 크게 신임하는 남자들이라는 점에서 그런 ‘데자뷔(기시감)’이 느껴졌을 거다.

 

취임 두 달 남짓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초 외교활동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윤창중 사건’처럼 오늘 유력일간지 주요 면들을 꽉 채운 ‘남재준 사건’은 마침 모레 첫 방중을 앞두고 있는 여성 대통령의 두번째 ‘화려한 외출’에 먹칠을 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 가뜩이나 대통령의 이번 ‘방중 외교’가 핵 개발했다고 한창 기고만장한 김정은의 북한을 ‘군기’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면에서 아까운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싶은 ‘기우’마저 든다.

 

‘곰’처럼 우직하게 보이긴 해도 매우 명민한 걸로 알려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한국 대통령의 대화록 공개’를 놓고 지금 이렇게 시끄러운 한국 정치를 염두에 두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윤창중에게 혀를 찼던 사람들 중엔 ‘나이 지긋한’ 백발의 국정원장이 청년 못지 않은 ‘방장한 혈기’로 대화록을 공개해 대통령의 ‘방중 외교’를 망쳐놓지나 않을까 걱정이 크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블로그는 현직 국정원장이 전직 대통령의 외교발언록을 공개한 사실자체에 대한 위법여부 시비나 요즘 한창 종편TV에서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시사평론가들 같은 ‘요란스러운 논평’은 일단 사양하겠다. 그저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코믹스런’ 단상을 말하고 싶다.

 

이미 망자가 된 노무현-김정일 이 두 최고지도자의 어록을 일일이 다 읽진 않았지만 몇 군데 ‘문제’된 발언들을 비롯한 ‘어록들’을 읽다보면 ‘완전 코미디’같다.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단, 노전대통령이 마치 ‘대한민국’을 포기라도 하려는 듯 ‘통크게, 아슬아슬하게’ 말하는 장면들만은 제외하고 말이다. 임기말년에 방북했으니 망정이지 권력이 서슬퍼랬을 때 김정일을 만났더라면 과연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시각 현재 인터넷상에선 ‘대화록 공개’에 대한 강호제현들의 수준 높은 시사평론 글들은 차고 넘치지만 이 ‘노와 김’ 두 권력자의 발언 스타일이 그들의 ‘혈액형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아무데도 없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 블로그에선 '문제의' 최고통치자들 간의 핑퐁식 대화에서 느껴지는 그들의 ‘혈액형’을 비교해 보고 싶다.

 

덜렁덜렁하면서 이 말 저 말 가리지 않고  마구시원시원하게 말하는 노전대통령의 ‘화법’은 전형적인 O형 스타일이다. 그에 비해 ‘콧대 높은 아가씨’같이 요리조리 재고 빼고 하는 듯해 보이는 김정일의 ‘화법’은 A형 남자의 표본으로 보인다.

 

여당의 국회 정보위원장이 노무현의 대화를 놓고 ‘굴종’이라는 단어를 수 차례 썼듯이 김정일에게 ‘굽실거리는 듯’보이는 노무현식 화법은 A형 앞에선 이유 없이 작아지는 O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니셔티브’를 확실히 잡겠다며 다짐하고 나온 듯해 보이는 김정일은 바쁜 척 좀 튕기면서 상대를 한 수 아래로 대하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서로 덕담 형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도 김정일은 “위원장께서 직접 마중 나와 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라고 공손히 인사하는 네살 어린 노무현을 향해 “남쪽에서 대통령이 오시는데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며 유머러스한 척하면서도 왠지 ‘여유로운 폼’을 재보려는 듯한 ‘허세’를 부려 A형의 전형적 스타일을 느끼게 해준다. 

 

'없이 살아도' 있는 척하는 '허세'를 부리는 게 영락없는 A형 스타일이다. 게다가 수 십년 몸에 밴 노련한 '공산당 협상기술'과 함께 A형 기질이 더해진 모습에 노전대통령이 주눅이 든 듯 보인다.

죽은 김정일이 A형이라고 알려진 건 꽤 오래전 일본에서 활동중이던 가수 김연자가 평양공연을 갔을 때 김정일에게 직접 물어봐서 알게 된 ‘천기’다. 자화자찬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김정일의 화법이나 표정을 통해 그가 A형이라고 확신하고 있던 나는 그 순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2007년 10월 4일 246분간의 ‘정상회담’에서 시종일관 노무현은 김정일에게 ‘코너’에 몰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대화록 공개’로 뜻하지 않게 ‘리얼 막장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된 국민들은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들을 하고 있는 거다.

 

이렇게 ‘대화록 공개’를 통해 일종의 ‘부관참시’를 당하고 있는 두 망자들과 그들의 가족들 입장에서는 국정원장 남재준이나 보수 언론 여당 등이 한없이 밉겠지만 순수한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저 나라가 걱정스러울 뿐이다.

 

이런 와중에 한가하게 ‘혈액형 타령’이나 한다는 건 조금은 계면쩍은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 ‘민감한 시사평론’은 강호제현, 종편 시사평론가들에게나 맡기고 우리 블로그에선 그냥 아무 ‘이문 따지지 않고’ 여유있게 한때는 권력의 최정상에 섰지만 이제는 지하에서 속수무책으로 ‘부관참시’의 수모를 당하는 ‘왕년의 권력자’들의 인간적 면모를 따져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