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안철수의 멘토들은 왜 하나같이 그의 곁을 떠날까

스카이뷰2 2013. 8. 14. 12:02

安의 멘토들, 왜 하나같이 그의 곁을 떠날까

 

                                                  

                  (chosun.com 그래픽)

 

 엊그제 안철수의원 곁을 떠난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에 대한 보도가 나간 이래 각 매스컴에선 안철수 곁에 사람이 붙어 있질 않는다는 요지의 기사를 앞다퉈 다루고 있다. 최교수는 안철수 스스로 삼고 초려가 아닌 '10고 초려'끝에 모셔온 원로 장자방이라고 자랑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안철수의 싱크탱크라는 '정책 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직에 취임한 지 겨우 80일만에 물러난 거다. 서로가 서로를 몰라봐서일까 아니면 한 쪽이 섭섭함을 느껴서일까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뭔가 안 좋았기에 헤어졌을 것이다. 들리는 소리로는 최교수의 제자들이 안철수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고도 하고 최교수 본인이 자신은 정치보다 정책쪽을 우선하려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이임사'를 내놓았다고도 한다. 하지만 정치나 정책이나 뭐 그리 분리해서 볼 요소는 아닌 듯 싶어 의아한 생각마저 든다.

 

최교수가 안철수와 손잡는다고 할 때부터 '단명한 결별'을 예상했다고 보는 인사들도 꽤 많다. 그만큼 안의원과 최교수는 애초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안철수 본인이 최교수를 '모셔온 걸'큰 수확인양 말했기에 그냥 저냥 넘어가나 했지만 결국 '조기 종영'한 셈이다.

 

 '정치인'이전에 평범한 인간으로서도 주변에 사람들이 자꾸 떠난다는 건 별로 좋은 이야기가 아닐 텐데 하물며 장차 '대통령의 꿈'을 이루려고 한다는 안철수로선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명망가들이 구름처럼 몰려온다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그래도 대한민국에선 '내로라'하는 입지를 갖고 있던 '원로'들이 안철수 옆에만 가면 '작아지는 바람'에 떠나고 있다는 뉴스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선 안철수 곁을 떠난 명망가들이 한결같이 '뒤끝'이 안 좋은 모양새로 헤어졌다는 점을 주목 하고 싶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2011년 안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려 했을 때 함께 논의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대선 전 안 의원과 결별한 뒤 각각 문재인 캠프(윤여준)와 박근혜 캠프(김종인)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당시 신당 창당 문제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한 뒤 결별했다.

 

제일 우스웠던 건  당시 '윤여준 전 장관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멘토'라는 취지의 언론 보도에 대해 안철수 본인이 직접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300명쯤 된다"고 말했던 점이다. 세상에 이런 식으로 원로의 '인격'을 짓밟아버린 경우는 과문한 탓인지 이제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사춘기 소녀들도 이런 식으로 '결별'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장관까지 지낸 논객에 대해 대놓고 '현장 확인 사살'한 셈이다.

 

이거 하나만 봐도 안철수라는 사람의 심성이 어떤 스타일이라는 걸 얼추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전혀 관련 없는 타인이 듣더라도 소름끼칠 정도로 모멸감이 느껴지는 뉘앙스가 아닌가 말이다. 만약 안철수 본인이 진정 '대통령에의 꿈'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런 식으로 사람을 내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라는 건 알았어야 했을 것이다.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고 편안히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앞으로도 안철수식 '인사'에선 늘 이런 류의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을 듯하다. 

 

재작년인가 '안철수의 청춘 콘서트'라는 게 한창 뜰 무렵 이른바 '초기 멘토''로 알려진  승려 법륜도 작년 총선 당시 '신당 창당'을 주장해 안 의원과 한때 멀어졌다가 지금은 가끔 만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이 승려라는 사람도 그동안 '안철수를 업고' 어지간히 매스컴에 오르내렸었다. 승려라면 종교인일 텐데 그에게선 정치인 아류의 분위기가 더 강했다.

 

 안 의원이 대선 때 '경제 멘토'라며 영입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대선 후에는 적극적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 아마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들도 '안철수식 사람대하기'에 질렸을 지도 모르겠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때 그와 가까웠던 한 인사는 "안 의원은 갑론을박하는 토론 과정을 끈질기게 지켜보지만 결국 결론은 혼자 내린다"며 "이게 자기 뜻대로 결정한다는 느낌을 주는 듯하다"고 했다. 말하자면 '독불장군' '오불관언'스타일이라는 얘기 같다. 물론 누구나 자기 일은 '자기 뜻대로' 결정하는 게 상식이겠지만 대통령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일반인'과는 다른 '처세'를 보여줘야 했을 것이다.

 

이렇게 '멋대로'결정내려버리는 과정을 지켜본 원로들 입장에서야 자존심도 상하고 그동안 인정받아왔던 자신들의 존재감을 박탈당한 듯한 고약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체로 70이 넘은 그들 명망가 원로들에게 '들러리'나 하라는 식으로 '대접'했다는 건 안철수의 '미숙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셈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런 '변명'을 내놓고 있다. "안 의원은 자기 말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매우 신중하고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 이게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는 거다. 하지만 종편 토론에 나온 한 언론인의 말에 의하면 안철수의 개인회사인 '안랩'에서 그의'군림'하려는 듯한 자세는 거의 '신(神)의 경지'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가 모셔온 '원로'들이라도 무의식중에 평소 버릇대로 '아랫사람'대하듯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해 볼수 있다. 

 

 그동안 안철수가 해온 여러가지 언행을 보면 '신뢰감'을 주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여론'인 듯하다. 그러니 '미래'를 바라보고 안철수 곁으로 달려간 사람들이 볼 때는 '깜'이 아니라는 직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치인으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신뢰와 신의'의 언행면에서 결핍요소를 보여줘온 안철수 곁을 계속 지킨다는 자체가 어쩌면 무리한 일이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좀 야박하게 말하자면 안철수의 '멘토'를 자처하고 그 쪽 동네를 기웃거린 '원로들'에게도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 꼭 겪어봐야 아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그들 원로들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정치의 정(政)자도 모르는 우리네 일반인들이 봤을 때도 안철수류의 '풋나기 정치인'들에겐 도저히 신뢰가 가질 않는데 뭘 보고 그들 원로들은 안철수 곁으로 달려갔는지 그것이 궁금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