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버지 부시'에게 "당신 덕에 미국은 더 친절한 나라가 됐다"
아침신문에 실린 이 한장의 사진에 울컥하는 감동이 몰려왔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구순의 '아버지뻘 선배대통령'의 휠체어를 밀고 있는 '현직'오바마 대통령의 저 웃는 얼굴에서 '미국인의 정서'와 미국의 현주소 등 온갖 '긍정적인 미국의 힘'이 한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그게 바로 미국을 키워낸 '정치문화의 힘'일 것이다. 전직대통령과 현직대통령이 사심없이 밝게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나라!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따위에 국민이 시달리지 않는 나라! 그게 바로 '팩스 아메리카나'의 근간일 지도 모른다.
오바마 대통령은 7월15일, 부시 전대통령이 재임시절 창설한 봉사상 '포인츠 오브 라이트(Points of Light)'의 5000번째 시상식을 백악관에서 열고 “그간 봉사의 개념이 ‘특별한 사람들이 어쩌다 시간을 내 하는 것’에서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는 일’로 바뀌었다”며 “(부시)대통령님 덕에 미국은 더 친절하고 신사적인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는 부시 전대통령 부부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점심식사도 함께 했다.
50대 현역 대통령 내외와 90대 노부부가 된 전직 대통령 내외가 백악관 오찬장에서 나누는 그 정겨운 대화와 따스한 분위기가 마냥 부럽기만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건강이 안 좋아 휠체어를 타고 왔지만, 구순의 나이에 어울리는 듯한 빨간색 줄무늬 양말을 신은 채 “환대해줘 고맙다. 꼭 집에 온 것 같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이 '아버지 부시'는 지난해 대선에서 당연히 민주당 오바마가 아닌 공화당 후보 미트 롬니를 지지했다.
이런 기사를 보면서 미국의 정치문화가 그저 부럽다는 생각만 든다. 마침 어제(16일) 대한민국에선 전두환전대통령의 자택이 헌정사상 최초로 '압수수색'당했다는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온 나라가 난리가 났었다. '전씨일가'의 숨겨둔 재산이 조 단위를 넘는 천문학적 규모라는 보도에 국민들, 특히 힘없고 빽없는 대다수의 서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국민 중 누군 4천원짜리 가정식 백반도 아까워하면서 사먹는다는데 말이다.
게다가 전두환을 필두로하는 5공 신군부세력과 현 대통령과의 '악연'을 해설하는 보도에 대해 적잖은 국민들은 혀를 찼을 것이다. 뭐냐 말이다! 하는 심정...그럼 여지껏 다른 대통령들은 전두환과 '악연'이 없어서 손대지 않았다는 말인지... 아니면 자기들도 '같은 구정물'이어서 건들면 탈날까봐 어물쩡 넘겼다는 건지...
지난 6월11일 대통령이 청와대회의 석상에서 냉랭한 표정으로 "(전두환 수사에 대해)그럼 과거 정부들은 무얼 하고 있었던 지 묻고 싶습니다"라고 추상같이 일갈한 이후 얼추 한달여만에 전직 대통령집이 금속 탐지기까지 동원돼 수색당했고, 대다수 국민들은 그런 검찰의 용맹무쌍함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보도가 왠지 더 서글픈 분위기를 만든다. 한때 국가최고지도자였던 인물의 불법치부로 인한 '악연'이 30여년도 더 흐른 지금에서야 '청산'되려고 하는 듯한데 과연 그 '끝'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는지도 걱정이다.
남의 나라에선 전직 현직 대통령이 저렇게 다정한데 왜 한국에선 대통령까지 지낸 인간이 수천억원대 재산을 형성하고 그 재산이 불고 또 불어나 자손만만대 떵떵거리며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라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말이다. 이런 '정치적 부패 상황'은 국민정서에 너무 큰 해를 끼친다.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도둑의 수괴'같이 저렇게 많이 해먹었다면 뼈빠지게 일해 그저 순하게 세금내며 말없이 살아온 나머지 국민들은 어쩌란 말이냐...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향해 "당신 덕분에 우리 미국은 더 친절하고 신사적인 나라가 됐습니다"라는 멋진 덕담을 하는 미국이라는 선진국과 감히 비교할 순 없지만 제발 우리 대한민국도 현직이 전직에게 그 비슷한 덕담이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진정한 '민주국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건 뭐, '도둑들의 나라'라고 해야할 정도로 상상 이상의 '불법적 거부(巨富)'를 이룬 전직 대통령 일족이 여전히 행세하며 살아가고 있으니...말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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