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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박정희" "박근혜 된장녀" 비방글 50대에 '무죄'판결

스카이뷰2 2013. 9. 5. 11:32

"빨갱이 박정희" "박근혜 된장녀" 비방글 50대에 '무죄'

 

대통령 취임이후 화사한 패션 스타일로 바뀐 박근혜대통령의 의상. 

 

 

 

 얼마전 서울 남부지법에선  정치에 관심있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무죄판결'을 내놓았다. '반박근혜'쪽 국민들에겐 그럴싸한 판결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친박근혜'쪽 국민들에겐 괘씸한 판결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작년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토론게시판에 당시 박근혜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최모씨(56)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6월 25일부터 같은해 8월18일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의 미디어 정치자유토론마당 게시판에 15회에 걸쳐 "남로당 빨갱이 박정희", "박근혜 독신녀 니트족 된장녀", "김일성 주석궁과 주체사상탑에 방문했던 빨갱이 집안" 등 당시 대선 후보자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정도의 '비방'이라면 박근혜대통령의 '염장'을 지를만한 매우 불쾌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레드 콤플렉스'가 있을 지도 모르는 박대통령에겐 '선친'을 '빨갱이'로 비방하는 사람들을 용서하기 어려울 것 이다. 두어달 전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아무개 의원이 '귀태의 후손'운운한 발언'을 한 바로 그 다음날
대변인직을 내놓았던 게 떠오른다. 그만큼 대통령으로선 '선친'에 대한 부정적 표현은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었을 거다. 그러니 아무리 대선 기간 중에 나온 '비방'이라지만 '용서'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어쨌든 재판부는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거나 사실을 적시해 후보자 등을 비방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면서도 "허위사실공표죄 및 후보자비방죄에서 말하는 '사실'이란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 내용이 증명 가능한 것으로 선거인이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구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렇기에  "'박정희가 종북세력'이라는 글은 당시 대통령 후보자였던 박근혜의 부친인 박정희에 대해 일시·장소·행위 등 특정한 사실을 적시한 글이 아니라 박정희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고 평가한 글"이라는 게 재판부의 '판결'이다. 말하자면 '구체성'이 결여된 단순한 의사표시여서 '유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 같다.

또 '박근혜가 2002년 방북해서 김일성 주석궁과 주체사상탑에 방문했으므로 그 집안이 빨갱이 집안'이란 글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방북을 친북이나 종북으로 간주하고 이에 해당하면 대통령 후보 부적격이라는 시각이 잔존하므로 후보자 적격 검증을 위한 정당한 평가 행위로 볼 수 있어 비방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에 승복해야하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긴 하지만 박근혜대통령으로선 재판부의 이런 '시각'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판결로 보인다.

'박근혜가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여대생 강제구인하여 브래지어를 벗겼다'는 글에 대해서는 "2011년 당시 실제 여대생 강제구인 및 브래지어 강제탈의가 이루어져 여당에 소속되어 있었던 박근혜 후보자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적이 있었으므로 이는 후보자에 대한 정당한 검증에 속하는 의혹 제기 내지는 의견 표명"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의 이런 판결은 당시 박근혜후보에게 '최종 책임자의 몫'을 분명히 적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후보자의 입장에선 그리 유쾌한 판시는 아니었을 듯하다.

재판부는 "각 공소사실이 허위사실공표행위나 사실적시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이 후보자비방을 했다는 증거가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인터넷 각종 포털 사이트에 있는 정치분야 게시판에서 '반정부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네티즌들에겐 '표현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숨통'을 틔워주는 '열린 판결'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친정부 보수 논객'들은 '말도 되지 않는 종북성향 판사의 한심한 판결'이라고 생각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