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G20 정상회의 속 박근혜대통령 모습은?

스카이뷰2 2013. 9. 6. 11:48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를 기념해 4일(현지시간) 열린 전시회에서 한 관람객이 G20 정상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알렉세이 세르게이엔코라는 이름의 작가가 그린 이 작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중심으로 러·중 정상을 앞줄에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에 서 있다. 작품 제목은 ‘오늘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니 기쁘지 아니한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로이터=뉴스1]

 

 

 러시아라는 나라 참 재밌다. '썩어도 준치'라고 예전 공산주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으려는 듯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제정 러시아' 시절 '세계문화의 집결지'랄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에르미타쥬 박물관 하나만으로도 '왕년의 위상'을 과시할 수 있는  '왕조의 유산' 프리미엄 덕분인지 G20 국가 중 어느 나라보다 고풍스러움을 자랑하는 것 같다.

 

아침 신문에 실린 위의 사진도 그런 러시아의 문화적 프라이드를 은근히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G20 정상회의를 기념해 4일(현지시간) 열린 전시회에 걸린 이 그림에서도 '공산주의 시절 투 톱'인 소련과 중국을 의식해선지 푸틴 러시아 총리와 중국 시진핑 주석을 그림의 한 복판에 강조해서 그려놓았다. 키가 작은 푸틴을  장신의 시진핑보다 더 크게 그린 것도 재밌다. 

 

박근혜 대통령은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에 서 있는데 별로 눈에 들어 오지 않는 모습이다. 그림 앞줄 맨 오른쪽에 서 있는 브라질 지우마 대통령과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두 여성 정상은 그나마 눈에 띄게 그렸다.

경제 고통을 받고 있는 유럽국가 중 유일하게 살림살이가 괜찮다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오른 손을  든채 정치인 다운 포즈로 서 있다. 명실상부한 여장부처럼 보인다.

 

메르켈의 오른 편에 오바마 대통령이 팔짱을 끼고 서 있다. 요즘 미국의 국가 기밀을 폭로한 미국 정보기관 NSA 출신 스노든을 받아준 푸틴 총리를 비판하는 듯한 모양새로 보여진다. 물론 이 그림을 그린 화가야 전혀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그렸겠지만 말이다.  요즘 '역사퇴행적 스타일'로 전세계의 지탄을 받고 있느 일본의 아베 총리는 일왕을 알현할 때 입는 연미복 복장으로 맨 오른쪽 구석에 홀로 서 있는 것도 우스워 보인다. 일본과 아베의 세계적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작품의 제목이 ‘오늘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니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것도 재밌다. 러시아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듯하다. 해마다 이런 류의 세계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지만 이렇게 정상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 전시하는 행사를 펼쳤다는 소리는 과문한 탓인지 처음 듣는다. 주최국인 러시아가 '러시아는 문화적 수준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이런 전시회도  문화를 앞세운 '정치적 세(勢)'를 과시하고 싶은 러시아의 숨은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그림 한 복판에 서서 양손을 주머니에 찌른 채 '세계'를 내려다 보고 있는 듯한 푸틴의 오만해 보이는 기립자세처럼 말이다. 공산주의 종주국 옛 소련의 영화(榮華)를 되찾으려는 의도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