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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드라마'에 등장할 11세 소년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스카이뷰2 2013. 9. 16. 13:56

                   '채동욱 드라마'의 하이라이트가 될 '유전자 검사'는 아이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joins.com그림)

 

 

 지난 9월 6일 예고도 없이 전격 시작된 ‘채동욱 드라마'는 이제 명실상부한 ‘국민드라마’로 등극하게 됐다. TV에서 내보내는 그 어떤 드라마도 이 ‘채동욱 스토리’를 능가하는 게 없다고 단언한다. 웬만한 드라마는 초반에 반짝 재밌다가도 중반쯤 되면 영 맥을 못 추는데 이 ‘채동욱 드라마’는 갈수록 태산 식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그 어떤 역량 있는 작가의 작품보다 흡인력과 스토리 전개가 뛰어나다.

 

왜 아니겠는가. 대한민국 검찰총장을 '찍어내려는 음모'가 주요 줄거리라는 이 드라마에는 막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육군대장출신 ‘불도저 스타일’원장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국정원 개입설’도 모자라 권력 최정상부가 ‘신의 한 수’를 뒀다는 ‘청와대 개입설’까지 공공연한 비밀들이 저잣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보니 역대 그 어떤 톱 드라마보다 리얼리티가 뛰어나 시청자인 국민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는 거다. 원래 현실이 허구를 능가하는 법이긴 하지만 말이다.

 

서울법대 출신의 강직하고 총명한 검찰총장과 그의 애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룸살롱 마담이 남녀 주인공을 맡고, 현직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장 정무수석 민정수석 홍보수석 국정원 원장 법무장관 뭐 이런 막강한 권력 실세들이 호화조연으로 총출연하고 있다 보니 드라마가 주는 재미는 그야말로 마약보다 더 강렬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여기에 야당대표는 꾀죄죄한 노숙자 차림으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음습한 권력의 그림자가 너울대고 있다”는 둥 ‘문청(文靑)화법’식으로 현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도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야당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대행을 지낼 시절 자신은 반박정희세력이라는 죄목으로 감옥에 있던 부친 면회를 다니느라 세월을 보냈다는 절규까지 하면서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더군다나 직업외교관출신으로 느닷없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령받은 인사가 오늘 야당대표가 대통령을 만날 때 넥타이매고 양복을 입고 오라는 ‘드레스 코스’까지 주문했다가 그렇지 않아도 울고 싶었던 야당의 거친 항의를 받자 그건 명백히 잘못된 거라는 홍보수석의 재빠른 해명기자회견까지  코믹한 장면들을 연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짭짤한 팁’같은 에피소드마저 보여주고 있는 이 드라마는  시청자의 눈길이 딴 채널로 향하는 걸 단 한순간도 허락지 않는 거의 ‘신의 한 수’급의 최고급 시사멜로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아마 방송드라마 작가들은 요즘 전개되고 있는 이 '채동욱 스토리'를 벤치마킹하면 '히트 드라마'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75세 고령에도 대통령비서실장 자리를 맡은 김기춘 실장의 등장은 이 ‘채동욱 드라마’의 본격적인 시청률 상승을 유도했다고 할 수 있겠다. 백전노장으로 ‘노회한 술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김기춘실장은 ‘윗분의 뜻’이라는 매력적인 관용어를 선보이며 선거로 선출된 여성대통령의 급을 ‘여왕 급’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임 비서실장이 물에 물 탄듯 두루뭉술한 처신으로 ‘대통령 보필’에 실패한 탓인지 고령임에도 신임 비서실장은 강력한 ‘악력(握力)’으로 ‘손대는 것’마다 금으로 바꿔놓는 ‘마이더스의 손’처럼 대통령의 심기경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나머지 자칫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는 쓴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 채동욱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의 한 장면이 될 ‘대통령과 여야 대표회담’이 열린다. 일각에선 ‘소정의 성과’가 있을 거라는 말도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격으로 아무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 결과’를 예측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쨌든 이 ‘채동욱 드라마’는 ‘남녀문제’에 비교적 엄격한 편이라는 독신여성대통령이 직접 ‘진상규명’후 ‘사표수리’를 할 거라는 ‘추상같은’의견을 내놓고 있는 마당이라 ‘채동욱 드라마의 운명’은 그야말로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는 ‘풍전등화(風前燈火)’로 그려질 듯하다.

 

특히나 TV막장드라마처럼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를 강력히 부르짖고 있는 조연 출연진들의 고함소리가

저 멀리 미국 땅에서 조용히 학업에 정진하고 있을 11세 소년의 정서에 해를 끼칠 것 같아 걱정스럽다.

그 어린 아이의 ‘슬픈 운명’은 누선(淚腺)이 약한 여성시청자들을 상당히 괴롭힐 것 같다. 1960년대 최고 히트 영화 '미워도 다시한번'처럼 말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추한 어른 들의 권력 싸움’에 11세 소년이 받을 "영혼의 상처'를 생각하면 기분이 편치 않다. 그 어린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겠느냐 말이다. '채동욱 드라마'라는 이 흥미진진한 시사멜로 드라마를 집필 중인 ‘신(神)'의 가호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