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총장은 아이 아버지가 아니다라며 채군 엄마가 보내온 편지
며칠전 조선일보가 무슨 대단한 특종인양 1면에 대서특필하면서 시작됐던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아들문제는 '생모'가 채총장은 아이 아버지가 아니다라는 장문의 편지를 언론사에 보내오면서 그야말로 점입가경에 접어들었다.
9월 6일 마치 '공개 처형'이라도 하듯 대한민국 검찰총장이 사생아를 두고 10여년간 '두 집살림'을 해왔다는 '불륜 막장드라마'를 1면 톱기사로 내보낸 조선일보는 그 이후 매일같이 채총장을 '씹는'기사를 보도하더니 급기야 오늘(11일)은 1면 사이드 톱에 이어 2면과 3면 전체 그리고 무슨 훈시처럼 '검찰총장의 처신과 판단'이라는 제목으로 매우 길고도 긴 사설까지 실으면서 '채동욱 검찰총장과의 전면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모양새다. 이렇게 했는데도 검찰총장자리를 내놓지 않을테냐 하는 일종의 생떼같은 오기가 서려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보도태도'는 그야말로 '황색 저널리즘'의 표본으로 볼수도 있겠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을 편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채총장 일족과는 일면식도 없다는 걸 미리 밝힌다. 하지만 이번 '채동욱 혼외자 사건'은 대언론사 조선일보가 일종의 '갑의 횡포'를 부리는 사건으로 규정하고 싶다. 11세 소년이 채동욱총장의 아들인지 아닌지는 별개로 치고 조선일보가 왜 이렇게 '검찰총장때리기'에 나서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가령 채 총장이 '국고'를 몰래 꺼내와 내연녀에게 흥청망청 탕진했다든지 아니면 총장으로서의 직무수행을 엄청나게 못한다든지 채 총장이 국가에 무슨 큰 해가 되는 일을 저질렀다든지 하면 모르겠다. 그래도 그런 식으로 '막장 드라마'처럼 한 사람의 '인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보도태도는 옳지 않다고 본다.
하물며 채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다는 칭송이 자자하다는데 이 시점에서 '확인되지도 않았고 결국은 당사자로부터 '생부'가 아니다라는 '한맺힌 절규 편지'까지 날라오는 마당에 대한민국 최고 언론사라는 조선일보는 무슨 연유로 '전면전(全面戰)이라도 치를 태세로 채동욱 깎아내리기에 전력투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솔직히 일반 국민들은 그런 구차한 사생활 얘기에는 별 관심도 없다.
더구나 '사건의 주인공'인 생모가 채총장은 아이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한데 대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적반하장식의 터무니 없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데 대해선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사건의 발단'이 조선일보의 보도로 시작된 것인만큼 조선일보가 마무리를 지어야지 왜 가만 있던 '생모'와 아이에게 느닷없이 유전자 검사라는 불쾌한 행위를 하게 만드냐 말이다.
물론 채총장이 '유전자 감식 용의가 있다했지만 그런 구차한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몰고 갔다는 데는 신문사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그야말로 '평지 풍파'를 일으켜놓은 가해자는 팔짱을 낀 채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라는 품새다.
'생모'가 그저 조용히 아이를 잘 키워나가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면 그걸 존중해야하는 게 상식아닌가 말이다. 조선일보가 무슨 권한으로 일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간섭'하려는지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헌법에도 엄연히 보장되어 있는 '사생활 보호'를 조선일보는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거야말로 대한민국 최대 언론사인 조선일보가 아무 힘없는 한 여인에게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여론이다. 지금 다음 정치면에 실린 채총장 관련 기사에는 수 천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조선일보의 '횡포'에 분노한다는 의견을 달고 있다.
비록 메이저 언론사로서 대한민국 검찰총장의 '사생활'에 대한 특종보도가 자칫 오보로 몰릴 수 있는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해도 '죄없는 11세 소년'의 인권을 비롯해 그야말로 조용히 살아가고 싶다는 한 여성의 소박한 심경에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문득 아주 오래전 일본에서 일어났던 '실화'가 떠오른다. 아주 유명한 예술인이 '세금'을 제때 내지 않자 어느 날 세무서직원이 그 작가의 자택을 급습했다. 초인종 소리에 대문을 열어준 작가에게 세리(稅吏)가 "아무개 선생님이시죠, 세금납부 문제로 왔습니다"라고 말했더니 그 작가의 응답이 걸작이었다. "아닙니다"라고 딱 잡아 뗐다는 거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 '뻔히 알아보는 얼굴인데도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오자 화가 난 세리가 또 다구쳐 물었다. "아니 분명 선생님 아니십니까"라고. 그러자 그 작가는 이런 말로 세무서 직원을 압도했다고 한다 "본인이 아니라면 아닙니다. 어서가세요"라고.
물론 이런 우스개 이야기와 이번 채동욱 총장 혼외자 문제가 같은 경우는 아니겠지만 일단 '사건의 주인공'들이 모두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는 '현상'을 애써 무시하면서 무슨 '세기의 대특종'이라도되는 양 계속 밀어 붙이는 대 언론사의 보도태도는 온당치 못하다고 본다.
싸구려 '옐로우 페이퍼'도 아니고 그래도 대한민국에선 최고의 신문이라는 조선일보의 이번 보도는 '힘 없는 개인'위에 '군림'하려는 '갑의 횡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설령 11세 소년이 채총장의 '혼외자'라해도 언론사에서 그런 식의 보도태도를 보인다는 건 21세기 매스컴으로선 올바른 자세는 아닌 듯하다.
아래 '생모'가 언론사에 보내온 편지 전문을 소개합니다.
↑ [조선닷컴]TV조선 화면 캡처
↑ [조선닷컴]TV조선 화면 캡처
저는 2013. 9. 6일(목·※금요일이 맞음) 조선일보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이 10여년간 혼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11세 된 아들을 숨겨온 당사자로 지목된 Y씨며 임○○이라고 합니다.
저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일이지만, 이와 관련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어 부득이 이 일을 사실과 함께 해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먼저 밝힐 것은 제 아이는 현재 검찰총장인 채동욱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생계를 위해 부산에서부터 주점을 운영하다가, 이후 서울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음식점, 주점 등을 운영한 것은 사실이고, 채동욱씨를 부산에서 장사할 때 손님으로 알게 된 후 서울에서 사업을 할 때도 제가 청하여 여러 번 뵙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과 지인으로 가게를 잠깐씩 들르는 손님으로서의 관계일 뿐 다른 어떤 관계도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아는 그분은 점잖고 예의 바른 분으로 부하들이 잘 따르고 꺼림이 없이 호방하여 존경할 만한 분이었습니다. 술 파는 가게에서 통상 있듯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밝힐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떤 분의 아이를 낳게 되었고, 그래서 아버지 없이 제 아이로만 출생신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커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을 때 아버지를 채동욱씨로 한 것뿐입니다.
한국에서 미혼모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가 겪을 어려움과 주변의 안목을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채동욱씨와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제가 가게를 하면서 주변으로부터의 보호, 가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무시받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그 이름을 함부로 빌려 썼고 그리고 그렇게 하다보니 식구들에게조차도 다른 추궁을 받지 않기 위해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온 것이 이제 와서 이렇게 큰일이 될 줄은 정말 몰랐던 것입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채모씨는 맞으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이 저 혼자 키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학적부 기재가 그렇게 된 이유로 말이 퍼져 채동욱 검사가 아버지 아니냐고 여러 번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 잘못이지만 나중엔 돌이킬 수가 없는 일이 되고 만 것입니다.
검찰총장인 채동욱씨는 저하고는 연락이 닿은 지도 수년이 지났고, 더구나 아무 관계가 없으므로 어떤 경제적 도움도 받은 적도 전혀 없습니다.
만일 아이의 아버지가 그분이라면 저는 아이를 제 힘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양육비나 경제적인 도움을 청했을 것입니다. 또한 그분은 늘 후배 검사들과 함께 오곤 했는데 제 아이의 아버지가 그분이라면 그런 모임을 제가 일하는 가게에서 하리라고는 남의 눈이나 말을 피하기 위해서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주 수요일(※목요일이 맞음) 갑자기 조선일보 기자분이 찾아와서 총장님 일로 찾아왔다고 들었고, 두렵고 혼란스러워서 잠적을 했습니다만 이 모든 것은 제 불찰로 일어난 것임을 이렇게 분명히 밝힙니다.
현재 제 바람은 어려움 속에 혼자서 키운 제 아이가 충격받거나 피해 당하지 않고 남들처럼 잘 커가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밖에는 없습니다.
59○○○○-2○○○○○○ 임○○(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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