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외교결례 논란' 푸틴은 '국제 지각대장'…오바마·메르켈뿐만 아니라 교황 면담에도 지각

스카이뷰2 2013. 11. 14. 10:27

 


	'외교결례 논란' 푸틴은 '국제 지각대장'…오바마·메르켈뿐만 아니라 교황 면담에도 지각

tv chosun화면 캡처.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 지각대장'이라는 불명예 별칭을 들어도 마땅하다. 12일 오겠다던  방한 일정을 수시로 변경해 결국 13일에 왔고, 정상회담에도 30분 넘게 지각해 ‘외교결례’ 논란이 일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12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13일 새벽 3시쯤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러시아 측 요청으로 일정이 급변경돼 박 대통령 주최 공식 환영오찬이 오후 4시 45분에 시작돼 오후6시에 끝났다. 오찬이 만찬으로 변한 셈이다.  정상회담 일정에 이토록 큰 차질이 빚어진 건 박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아마 청와대측에선 대혼란을 겪었을 것 같다.

푸틴은 이날 오후 1시 청와대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정상회담에 30분 늦었다. 큰 외교적 결례다. 더구나 이날 지각한 것은 공식 일정에 없었던 '대한삼보연맹' 환영 행사 때문이었다고 한다. 삼보(SAMBO)는 러시아의 국기(國技)인 맨손 격투기로 푸틴 대통령이 국제삼보연맹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푸틴은 정상회담 예정 시각이 10분여 지난 오후 1시 10분쯤 롯데호텔에서 차를 타고 나가다가 환영 플래카드를 든 대한삼보연맹 임원과 선수들을 보자 차에서 내린 뒤 10여분간 일일이 악수·격려하며 기념사진까지 찍었다고 한다. 우리 경호실은 이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해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나라의 정상이 외국 순방을 하며 이렇게 멋대로 행동하는 건 아마 푸틴이 유일할 것 같다. 아주 제멋대로 행동하는 게 몸에 밴 인간형인 듯하다.  

푸틴의 꼴불견 지각행태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도 수십분씩 기다리게 하는 ‘실례’를 했고,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대통령도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심지어 교황과의 면담에서도 지각할 만큼 국제사회에서 ‘지각대장’으로 유명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악명높은 상습 지각생이다. 어쩌면 푸틴은 그렇게 지각함으로써 '러시아 황제'로서의 위상을 과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대통령도 피해자다. 매사에 반듯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애써왔던 박대통령은 이번 푸틴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스타일을  완전 구겼다.물론 박대통령이야 아무 잘못 없지만 어쩐지 유쾌한 장면은 아닌 듯하다. 결과적으론 '굴욕 외교'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미국의 오바마나 독일의 메르켈까지 푸틴의 상습지각에 당한 셈이니 뭐 그렇게 화제가 될 일은 아닐 듯하지만 아무튼 세계 파워맨 1위라는 푸틴의 너절한 진면모가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회의에 참석했던 박 대통령은 푸틴을  1시간 넘게 기다렸다고 한다.  김대중전대통령과의 2001년 정상회담때는 45분, 2008년 이명박 전대통령과의 회담때는 40분 늦었다. 우리나라와의 정상회담 6번 가운데 4번을 지각한 거다. 

 

푸틴은 지난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무려 4시간이나 늦었는데, 회담장으로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러시아 오토바이족들과 술을 마시느라 늦은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경악케했다고 한다. 심지어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의 만남에도 15분이나 늦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인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러시아라는 대국을 이끄는 지도자라면 기본 예의정도는 지켜줘야 할텐데 말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옛말처럼 이렇게 가장 기초적인 예의도 지키지 못하는 인간이라면 다른 건 더 들어볼 필요도 없겠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와의 외교에 너무 매달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푸틴처럼 기본을 모르는 지도자가 있는 한 자칫 잘못하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