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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장하나 발언 빌미-표창원, 이정현 향해 "천하의 나쁜 자식"…청와대에도 "범죄조직이냐

스카이뷰2 2013. 12. 10. 15:03

표창원                                                     이정현                                               장하나


	표창원 전 교수/조선일보DB 
  

                                                                                                                                                                                                                                                                                              

        

 

      

모두들 너무 독기가 올라있다. 이래도 '항복'안 할테냐 할 정도로 서로를 향해 '저주의 한말씀'을 퍼붓고 있다. 36세 청년비례대표로 운좋게 국회에 입성한  장하나라는 여성은 여전히 운동권 때깔을 벗지 못한 듯

무슨 투사처럼 민주당의원으로선 처음으로 '대선불복'을 선언하고 대통령의 사퇴와 내년 6월 보궐선거해야 한다는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어쨌든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장하나 선언' 후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이번엔 3선의 '최고위원급' 국회의원인 양승조 발언이 터져나왔다. 그가 박근혜대통령이 아버지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경고를 하고 나서면서 마침내 

'청와대 최고 충신'이라고 알려진 홍보수석 이정현이 어린 기자들을 불러 놓고 20여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자후를 토하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였다. Tv에선 일제히 '울먹이는 홍보수석'의 얼굴을 계속 보여주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는데 왠지 코믹스럽다.

 

게다가 민주당은 사과는 커녕 청와대가 너무 호들갑을 떤다는 둥 시큰둥한 반응을 보임으로써 사태는 더 악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두 의원의 발언이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감을 여전히 잡지 못하는 듯하다. 오히려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장하나 편들기 발언'을 한다는 건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민주당은 왜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고, 생기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보다 대접을 못받는지 이번 기회에 깊이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기댜렸다는 듯 즉각 의원총회를 열고 양승조 장하나 두 의원을  제명 사퇴시켜야 한다며 국회 입구 계단에서 커다란 플래카드를 펼쳐든 채 모두들 종주먹을 휘두르면서 소리치고 있는 모습이 TV뉴스에 나왔는데 그 모습도 어딘지 어설프게 웃긴다.

 

불과 이틀 사이에 정국은 이 추운 겨울 날씨보다 더 급랭하면서 '정치실종'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기분을 망쳐놓고 있다. 생업에 바쁜 우리네 일반국민이 그들 정치인들에게 맡겨놓은 '나라 살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와중에 제일 웃긴 건 표창원이라는 전직 경찰대 교수가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을 향해 “천하의 나쁜 자식”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청와대에 대해 “이게 정부냐, 범죄 조직이냐”고 비판했다는 기사였다 .온라인에서 이 기사를 본 순간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분기탱천하며 청와대 입장을 밝힌 이정현으로선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표창원은 오늘(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청와대 이정현, 안전행정부 김 국장을 채동욱 전 총장 혼외자 개인정보불법유출 몸통으로 몰아가다 악의적인 조작 모함인 것이 들통나자 ‘박근혜 부친 전철’ 발언을 과장 왜곡해 피해가려 한다”며 '천하의 나쁜 자식'운운하는 조롱조의 트윗을 올린 거다. 영문모르는  일반 국민들에겐 도대체 무슨 소린지 잘 알아듣지도 못할 얘기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암살당한) 부친 전철 밟을 수 있다’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발언을 청와대가 과장해 퍼뜨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파문에 대한 청와대 개입 의혹을 ‘꼬리 자르기’ 한다는 얘기라는 거다. '고도의 계산'이 실려있는 '음모론'이라는 말인 듯하다. 

 

 표창원은 또 채 전 총장 혼외자 파문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청와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전원 사퇴 후 전면 수사 받는 수 밖에. 이게 정부야, 범죄조직이야?”라고 대놓고 비난하고 있다. 이쯤되면 '목숨 내놓고 독립운동'하는 예전 항일 투사들 기개가 부럽지 않을 듯싶다. 그런데  표창원이라는 이 남자 과연 '진실'에 입각해서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어쨌든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강성 인간형인 듯하다.

 

사실여부는 차치하고 그래도 대통령의 심복중의 심복인 파워맨 청와대 홍보수석을 대놓고 '천하의 나쁜 자식'이라고 하는 표창원이라는 남자의 '깡'이 놀랍고 신기하다. 그 기세 한번 대단하다. 행여 '권력의 보복'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막가파식'의 발언은 자제했을 텐데... 물론 이 개명천지에 청와대가 유치한 '보복'같은 건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9일 오후 TV에 나온 이정현 수석이 양승조 의원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 위해(危害)를 선동·조장하는 무서운 테러이며 언어살인이자 국기 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무서운 도전”이라고 거의 울부짖듯 강도높게 비판하고, 대선 불복을 선언한 장하나 의원에 대해선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라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아쉬운 감이 든다는 여론도 상당히 많은 듯하다. 장하나나 양승조의 '튀는 발언'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정현의 '광적인 대응'도 모양새가 별로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런 여론의 핵심은 홍보수석이 '너무 촌스럽게 대처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좀 세련되고 냉정하게, 시쳇말로 '쿨하게' 반응했더라면 오히려 국민의 '지지'를 받았을 텐데 격앙된 과민반응이 도리어 '정서적 거부반응'을 일으켰다는 지적도  있다.

 

야당의 한 젊은 남성 의원은 '여왕 모시듯하는 자세가 또 나온거다'며 시니컬한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 홍보수석의 '님'을 향한 '일편단심'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대통령님을 향해 충성맹세를 하는 모양새가 개명천지 민주주의 국가에선 오히려 낯설어 보인다는 얘기다. 그런 자세야말로 '비민주적 빌미'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양승조의 '암살 운운' 발언은 천하 남이 들어도 불쾌한 언사지만 그럴 수록 '오버'하지 않고 냉정을 유지했다면 국민은 민주당에 더 많이 등을 돌렸을 거라는 얘기다. 

 

어쨌거나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에 난무하는 거친 말들의 '쇼'를 보면 선량한 국민들은 그저 피곤해질 뿐이다. 아니 피곤의 도를 넘어 불안이 엄습해 온다. 왠지 국가적으로 불길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듯한 예감마저 든다. 가뜩이나 북한에선 최고 권력자의 친 고모부이자 권력 서열 2인자를 백주대낮 정식 회의 석상에서 여봐란듯 끌어내 쫓아내버리는 장면을 태연히 보여주는 그런 흉흉한 시국이다. 제발 우리 정치인들, 특히 권력에 가까운 인사들은 좀 순하고  선한 언어생활의 예절을 익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