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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공기업 인사 45%가 낙하산” -공기업 부채는 500조원이 넘는데...

스카이뷰2 2013. 12. 9. 11:07

     

      현명관 마사회장             김학송도공사장           김성회                     최연혜철도공사사장

 

 

이런 '낙하산 부대'에 무슨 공기업 개혁 맡긴다는 건가

 

 

박근혜 대통령만은 그러지 않으리라 믿었다. 박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지난 대선 때 낙하산 인사 근절을 단호히 선언했다. 대선 승리 직후, 12월 25일엔 "최근 공기업·공기관에 전문성 없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은데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선 없어져야 한다"고도 했다. 옳은 말씀이다. 박대통령이 그동안 우리에게 주어왔던 '정직 성실'의 좋은 이미지 덕에 그의 이런 말들은 현실화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최근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를 보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국민 대부분이 왜 이 사람을 이런 자리에 앉히는가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70대 고령 인사를 '요직'에 앉히는 대통령의 '노인 취향'도 여전하다.

 

사흘 전, 박대통령은 친박 핵심인 73세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한국마사회 회장에 임명했고, 3선(選)의 친박계 김학송 전 의원도 4일 도로공사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친박좌장인 서청원의원에게 지난 10월 경기도 화성 국회의원 재보선 자리를 양보했던 김성회 전 의원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니 '끼리끼리 해먹는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같다.

마사회장에 임명된 현 회장은 1970년대 감사원 등에서 10여년 공무원 생활을 하다 삼성으로 옮겨 회장 비서실장을 거쳐 삼성물산 사장을 지낸 '구시대 인물'이다. 2007년부터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분야 핵심 참모로 활동해 왔다. 박근혜 정부에선 70대가 되어야 '중책'을 맡는다는 소리가 나돌고 있어서 73세는 고령으로 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 상식으로 볼땐 '은퇴해야할 나이'라고 본다.

 

더구나 마사회의 직전회장인 65세의 장태평 전 농림부 장관은 임기를 1년 2개월 이상 남겨둔 상태에서 지난 9월 갑자기 '수상한 퇴임'을 함으로써 친박 인사가 후임으로 올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 소문은 73세현명관회장의 취임으로 그대로 현실이 된 셈이다. 나이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고령'이 주는 '안일한 운영 자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 공기업 부채는 500조원을 넘고, 도로공사 한 곳의 부채만 26조원이나 된다. 공기업 개혁의 출발점은 경영진 인사(人事)라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이처럼 낙하산 논란 속에 공기업 사장이 된 사람들은 자신의 임명을 반대하는 노조와 임직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대개 경영 혁신 대신 적당히 노조·임직원과 타협하고 안주하기 일쑤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며 강도 높은 공기업 개혁을 예고했지만 과연 제대로 된 개혁이 나올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박근혜 정부 들어  실시한 78명의 공공기관장 인사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34명(45%)이 낙하산 인사로 판명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재임 기간에 180명의 공공기관장을 교체했으며, 이 가운데 58명(32%)이 낙하산 인사였는데, 비율로 따졌을 때  이전 정부보다 ‘낙하산 빈도’가 많아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에 따르면 “30년간 경찰 생활만 한 김석기 씨를 공항공사에 임명하거나 친박 인사인 최연혜 씨를 철도공사에 임명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과 다른 인사로 공공기관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기분 나쁜 지적'에 대해 박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고 뭐라 설명할 지 꽤 궁금하다.

 

박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부르짖으며 강도높은 개혁을 주문하고 있지만 이렇듯 새 정부의 공기업인사 45%가 낙하산이라는 '비정상'은 대통령 자신은 전혀 모르고 있는 현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제사람 챙기기 낙하산'인사로 야당으로부터 '남에겐 원칙 자신과 주변엔 반칙'이라는  비난의 소리가 나와도 대통령으로선 '유구무언'일 듯 싶다. 원칙과 신뢰 그리고 정직의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으로선 이런 낙하산 인사 스타일이 '치명적 약점'이 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