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65%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보는 공무원은 10명 중 1명에 그쳤다는 보도는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같다. 박대통령이 취임한지 이제 겨우 1년이 된 시점에서 나온 점수치고는 꽤 야박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4일 지난달 23~29일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의 현직 공무원들을 상대로 직급과 무관하게 설문조사지를 돌려 회수한 결과, 응답자 7263명 중 65.3%가 ‘국가기관이 18대 대선 개입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불과10%였다.
아무리 노동조합이 주최가 된 여론조사 결과라지만 이런 수치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부정적이었다. 대통령의 '업무추진 능력'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수치는 10%에 불과했다. 긍정적 반응 중 ‘매우 그렇다’ 1.5%, ‘그런 편이다’ 9.9%였다. 그러니까 대통령에게 '호의'를 보인 공무원은 10명 중 1명꼴이라는 얘기다. 이런 수치도 박근혜 정부가 주목해야할 부분일 것이다.
대통령이 일 잘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26.5%), ‘매우 그렇지 않다’(19.3%)라는 부정평가가 무려 45.9%에 이르렀다. ‘보통이다’라는 평가는 42.8%였다. 결국 대통령의 업무능력에 공무원들은 상당히 짠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대통령에게 이런 비우호적인 공무원 여론조사 결과가 보고된다면 대통령의 심기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불유쾌할 것같다. 야당도 아니고 대통령 휘하에서 나랏일을 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최고 보스'인 대통령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건 아직도 4년의 임기가 남아 있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기강해이' 측면에서도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인 듯하다.
‘공무원노조의 대선개입 수사가 국가기관 대선개입의 물타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59.7%가 동의했다. 공무원노조는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했다고 보는 공무원이 3분의 2에 육박하는 것은 선거의 중립성을 위해 투·개표 현장에서 땀흘려 일한 현직 공무원들의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국가기관이 18대 대선에 개입했다고 생각한다는 공무원들이 65%나 된다는 건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첫째 요인처럼 보인다. 그렇잖아도 천주교를 비롯한 국내 7대 종교의 종교인들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국정원 대선개입에 반발하는 시점에서 대통령의 힘이 되어줘야할 공무원들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는 걸 청와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라는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의견'을 곧 다가오는 취임 1주년 기념일에 확실하게 매듭짓고 가는 게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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