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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재단 송년 행사에서 유시민 “이석기와 장성택, 같은 사건”…

스카이뷰2 2013. 12. 16. 11:40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1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응답하라 민주주의' 2013년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유시민이 1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응답하라 민주주의' 2013년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야권의 재사(才士)' 유시민이  15일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행사 ‘응답하라, 민주주의’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사건’과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국가전복음모사건’을 “동종(同種)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는 보도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

 

보도에 따르면 유시민은 이날 송년행사의 일환으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영화배우 문성근과 함께 ‘시민들, 민주주의 파괴와 맞짱 뜨다’라는 제목의 ‘3색 토크’를 진행하면서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기억나는 것은 북에서는 장성택 숙청·사형, 남쪽에서는 이석기 의원 관련된 내란음모사건”이라며 “그게 같은 사건이에요. 제가 보기에는…”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지금 조선중앙통신, 인민일보나 이런 데서 장성택이란 사람의 소위 범죄행위와 관련해서 여론몰이 하는 것을 보십시요. 거기는 뭐 사실적 근거 제시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라면서 “이석기 의원도 제가 높이 평가하지 않지만 ‘RO사건’ 때 ‘ㅈ·ㅈ·ㄷ 신문’과 새끼 매체들인 종편들을 보십시오. 그게 인민일보와 뭐가 다른가”라며 일부 언론 매체의 보도 태도를 언급했다고 한다. 여기서 ‘ㅈ·ㅈ·ㄷ 신문’은 조선 중앙 동아를 가리키는 모양이다. 50대 중반이 요즘 젊은이들의 '단축 화법'을 흉내냄으로써 '젊음에 동참'하려한 듯하다. 

유시민은 그러면서 “그런 사회(북한)를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다스리고 있고, (남한은) 반인반신(半人半神)의 지도자라는 분 따님이 다스리고 있죠”라며 “7·4남북(공동)성명 발표할 때도 서로 짜고 그랬다고 들었는데, 이건 우리 사회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런 '기발한 생각'을 공개장소에서 발언했다고 뭐 대수냐 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건 문자써서 말하자면 '견강부회(牽强附會)'가 너무 심하다. 어거지를 부려도 좀 그럴싸하게 부려야지 통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어떻게 장성택 처형과 이석기 사건이 같다는 말인지 그 '심오한 뜻'을 아무리 헤아려 봐주려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의 이런 발언에 동조할 세력이야 한 줌쯤 되겠지만 어이없어할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똘똘이' 유시민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

유시민 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박통 2세’, ‘박근혜씨’라고 호칭(呼稱)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거야 그쪽 동네 사람들은 개나소나 다 그렇게 하는 거니까 별로 눈길을 끌 발언이라고도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과거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인사로서 굳이 그런 식의 천격의 발언으로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현역 대통령을 꼭 그렇게 비하해서 말함으로써 자신과 '안티 박근혜 세력'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야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워낙 '재담'에 강한 유시민은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 ‘박통 2세’가 그런 말씀을 하셨잖아요. 국가 분열하는 언동을 용납 안하겠다고…제가 ‘정권말기’ 등을 운운해도 국정원에서 전화가 안오더라구요. ‘박통 2세’는 ‘박통 1세’ 때 쓰던 방법을 쓸 수 없잖아요”. 이런 말 하는 걸 보면 유시민은 어떻게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소아병적 영웅심리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형으로 보인다.


이날 유시민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박 대통령이 개입됐을 가능성과 ‘RO사건’ 조작 가능성도 거론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가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한 차례 만났고, 두어달 후에 또 만났다”며 “박 대통령이 불법대선개입을 부탁한 적은 혹시 없는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탁도 안했는데 못이긴 척 해준 것인지 이것을 정말 알고 싶다”고 말했다는 거다. 화법 자체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기 발랄함이 있다손치더라도 왠지 '신뢰'가 가지 않는 공허한 발언으로 들린다. 그래서 '야인'이 된 전직 장관 유시민의 모습이 더 초라해 보인다는 얘기다.

 

유시민은 또 콘서트를 마치면서도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는 현실이) 박근혜씨를 대통령으로 뽑아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친일파가 정권을 잡아서 그렇다고도 하고…”라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고 한다. 유시민에게  좀 세련되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방식'으로 '안티 박근혜 운동'을 연구해 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이렇게 치졸한 말장난 형태로 현 정권을 비판한다는 건 당장 카타르시스는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어내긴 어렵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비단 유시민 뿐 아니라 민주당이나 야당쪽 인사들의 '반 정부 혹은 반 박근혜 발언'들을 들어보면 굳이 여당쪽을 지지하지 않는 '중간지대 사람들'조차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 야당이 차기대선에 집권을 노린다면 제발 이 '중간지대 사람들' 의 기분을 잡치게 하는 거친 발언들을 삼가하는 게 급선무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