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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원칙지키는 불통은 자랑스러운 불통"-이상돈 "청와대 홍보수석 할 말 아냐"

스카이뷰2 2013. 12. 19. 15:18

 

  

       조순형                                        이상돈                                 이정현                       이혜훈

 

 

 

이정현 "원칙대로 하는 게 불통이라면 '자랑스런 불통'"-"이상돈 "靑홍보수석 할 말 아냐"

 

며칠 전 진보논객 진중권과 '내시 설전'을 벌였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대선 1주년을 하루 앞둔 18일 실명 브리핑을 자청해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잘못된 점이 불통이라는 비판이 가장 억울하다"고 말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불통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는 '궤변'에 가까운 말을 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청와대 출입기자 보도에 따르면 이 수석은 이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과를 설명하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불통 지적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얼굴이 붉어지며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고 이야기는 무려 40여 분간 이어졌다고 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청와대 홍보수석'이라는 막중한 직에 있는 사람이 참 한가하게 논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런 얘기는 대변인을 시켜서 간략히 말하면 된다는 지적이다.

 

이 수석은 "한 사람밖에 없는 대통령이 국민 4800만 명을 전부 청와대로 불러 밥 먹이는 게 소통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이제 공기업 개혁을 시작한다. 당연히 저항세력들 입장에서는 불통이다. 목표 지점이 있는데 암초가 있다고 다시 물건을 싣고 되돌아가야 하느냐, 그런 저항에 대해 굽히지 않는 게 불통이라고 한다면 불통 소리를 들어야 된다. (기꺼이) 5년 내내 불통 소리 들을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어 "뭔가 다르게 하고, 원칙대로 하는 것에 대해 그걸 못하게 하고 손가락질하고 욕하면서 불통이라고 하나.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다. 어쩔 수 없다"며 "지금 대통령 홈페이지에 수천 명이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해대고 있다. 그렇게 욕을 먹고 있으니까 불통이라고 한다면 안타깝다"는 말도 했다는 것이다.

이정현의 이런 '억울한 심경 토로'에 대해 동조하는 쪽보다 비판하는 인사들이 더 많은 듯하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9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원칙을 지키는 불통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그건 대통령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청와대에 감점을 주는 것"이라며 .
"특히 대변인이나 홍보수석 같은 사람들은 대통령을 대리하는 사람들 아니냐, 언론을 적대하는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불통을 지적하는 언론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종편 TV에 출연한 조순형 전 의원도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비롯한 원대한 구상에 대해 계획을 짜고 그에 대해 총괄하는 자리지 그렇게 사사건건 대변인처럼 나와서 얘기하는 건 볼썽사나운 일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조 전의원은 대통령이 취임 1년이 다가오는데도 기자회견 한번 안한다는 자체가 비정상이고 불통이라며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총의를 모아 어떡하든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을 성사시키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홍보수석의 발언이) 굉장히 다르게, 취지가 다르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와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저 같으면 그렇게 말씀을 안 드렸을 것 같은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홍보수석의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할 말이 없다"며 "헐~"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공식 논평을 통해 "어제 제가 대선 1주년 맞아서 박근혜 정권 평가를 가능하면 비판을 짧게 하기 위해서 4글자 '망연자실'이라고 언급했는데, 어제 이정현 수석이 불통이 자랑스럽다는 황당한 말씀 듣고 보니 그것도 좀 길었다. 그냥 한마디로 '헐~'이다"라며 "이정현 수석의 1년 자평은 하지 않았으면 차라리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통이 자랑스럽다'는 청와대에 대해서 국민들이 할 말은 없다. 진짜로 아이들이 이야기하듯이 '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수석의 이번 '자랑스런 불통'발언은 아무래도 박근혜대통령에겐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 박대통령을 별로 싫어하지 않는 중간지대 사람들조차 이정현의 그런 '자화자찬류'의 발언을 듣다보면 짜증이 난다는 걸 충성심 강한 이정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든지 아니면 그런 사려의 능력이 부족한 그릇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예전 박근혜의원시절 '대변인 격'으로 맹활약했던 이정현은 청와대홍보수석이라는 막중한 자리엔 왠지 좀 '깜'이 아닌 듯한 그런 분위기를 번번이 풍기고 있는 듯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