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사장.
재벌가에서 아주 오랜만에 미담거리를 국민에게 선사했다. 아침 신문에 나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의 '선행'은 모처럼 가슴따뜻해지는 감동을 안겨줬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달 모범 택시 기사가 호텔 신라 출입구 회전문을 들이받은 사고에 대해 아랫사람들에게 "택시 기사도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 않은데, 이번 사고로 충격이 클 것"이라며 "집을 방문해 보고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달라"고 말했다.
82세나 된 택시기사에 대한 '재벌 총수 딸'의 배려는 '못사는 사람들'에게 쏟아진 화불단행의 고통을 일거에 해소시켜주는 '하늘의 은총'으로 내려갔고 지금 이 시각 인터넷엔 이부진 사장의 선행에 모처럼 '재벌'에 대한 덕담성 댓글이 1천개가 넘게 달리고 있다. 빈부격차가 심한 대한민국에서 '국민대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제의 아주 작은 부분을 실현한 이 훈훈한 미담은 대부분의 네티즌들을 감동시킨 듯하다.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서울 중구 장충동2가의 서울신라호텔에서 발생한 이 교통사고는 택시 운전기사 홍모씨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로비 쪽으로 천천히 접근하던 중 갑자기 속도가 높아졌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조사 결과 급발진이 아닌 홍모씨의 운전 부주의였다. 홍모씨는 5000만원 한도의 책임 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신라호텔의 피해액은 5억원 수준이었다. 홍모씨는 꼼짝없이 4억원이 넘는 금액을 신라호텔에 변상해야할 판이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사고 전반에 대해 보고를 받고 호텔신라 부사장을 불러 "택시 기사도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 않은데, 이번 사고로 충격이 클 것"이라며 "집을 방문해 보고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달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배려'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대개 재벌가의 사람들이라면 '버스비가 70원'으로 알 정도로 세상물정을 잘 모르기에 없는 사람들의 딱한 사연에 대해 그런 정도의 배려를 할 줄 안다는 건 꽤 특이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호텔 신라 관계자들이 서울 성북구 종암동 소재 운전자 홍모씨의 집을 방문한 지난 달 27일 주소를 찾기 어려울 만큼 낡은 빌라의 반지층의 집에는 몸이 성치 않은 홍모씨가 홀로 누워 있었다. 사고 충격여파로 고령의 운전자는 몸져 누운 것이다. 더구나 홍씨의 아내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신세를 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보고받은 이부진 사장은 교통사고로 발생한 피해를 호텔신라측에서 해결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재벌가의 장녀 입장에서 볼때 4억원쯤이야 그리 큰 돈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반지하에 살며 근근히 하루벌이를 하던 택시 기사측에선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 홍씨는 "사고 이후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거리에 나 앉을 상황에 눈 앞이 캄캄했다"며 "신라호텔에 피해를 끼쳤고, 사죄해야 하는데 도리어 이런 호의를 받아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이번 이부진 사장의 '선행'은 그동안 주로 지탄만 받아왔던 재벌가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꿔준 좋은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가난한 노부부'에게 닥친 재앙을 해결해준 재벌가 따님의 미담은 천하남이 들어도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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