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안고 있는 진중권.
'김기춘 책임론' 진중권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없이 통치 불가능할 것”
왜 가만있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진중권표 독설'이 또 쏟아져나왔다. 이번엔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세트'로 직격탄을 날렸다. 최고권력자인 박대통령이나 2인자인 김실장을 그렇게 대놓고 비아냥거리는 '지식인'은 아마도 대한민국에선 진중권이 유일할 듯싶다.
그렇잖아도 엊그제 '초고액 수임료'의 역풍을 맞고 자진사퇴한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천거'한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책임론과 퇴진 요구가 끊이질 않고 있는 와중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의원들조차 '동네북'처럼 김비서실장을 앞다퉈 때리고 있는 시절에 나온 진중권의 '독설'은 이제까지 나온 김기춘 때리기의 압권으로 뽑힐만하다.
진중권은 어제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은 김기춘 실장 없이 통치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을 올렸다. 여기까진 그저 평범한 비판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통치가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박대통령이)통치를 위한 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서핑을 자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마 진중권이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아니 그 이상으로 접했을 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최고 권력자'인 자신에 대해 심심찮게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트윗을 올려온 진중권에 대해 유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번에 진중권이 올린 글을 만약 봤다면 아주 강한 불쾌감을 갖게될 지도 모르겠다.
진중권은 "김기춘은 박근혜에게 라스푸틴 같은 존재다. 문제가 있어도 계속 갈 수밖에…"라며 "그 역할을 누가 대신하겠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라스푸틴은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 시절 신력(神力)을 빙자해 한때 국사를 좌지우지했던 시베리아 출신 요승(妖僧)이다. 러시아 정교회 수도사인 라스푸틴은 출신이 천하고 성격이 거친데도 당시 의사도 포기한 아들의 혈우병을 고쳤다는 이유로 니콜라이 황제의 부인인 알렉산드라 황후의 총애를 받아 정부 고위관리의 임면 등 각종 국사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다.
76세 고령의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진중권의 이런 주장을 보면 혹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보도에 따르면 김실장은 자신의 검찰 후배인 심재륜(70)이라는 사람이 며칠 전 종편에 나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소했다. 대통령비서실장이라는 막강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 고소했으니 상황은 그리 간단히 끝날 것 같진 않아 보인다.
나이들면 쉽게 노여움을 탄다는 옛말처럼 이 고령의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렇지않아도 요즘 여기저기서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데 후배마저 자신을 향해 서운한 소리를 했으니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니 진중권같은 '애송이'가 가당치않게도 자신을 러시아의 '요승(妖僧)'에 비교했으니 화가 엄청 났을 듯싶다.
하지만 '눈치없는' 진중권은 대통령 눈치도 안보는 인간형인데 까짓 비서실장쯤이야 무슨 대수겠냐하는 심정인지 아주 대놓고 김기춘의 존재에 대해 조롱섞인 비판을 하고 있다. 아마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은 이런 진중권을 그냥 '무시'하는 작전으로 나갈지도 모르겠다.
진중권은 "김기춘을 내치면 통치 스타일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이 분(박근혜 대통령)이 유신식 리더십이 아닌 민주적 리더십에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해 저는 적이 회의적"이라며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을 유임시킬 확률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글쎄 그건 진중권이 오버하고 있을 수도 있다. 요즘 박대통령의 심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참담할 텐데 말이다.
진중권의 독설은 안대희 사퇴 이후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서도 날카롭다. "안대희는 아마 그쪽에서 내세울 수 있는 후보들 중에서 가장 청렴한 편에 속할 것"이라고 전제한 후 "그런데도 저 지경이니, 다른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겠죠. 참신한 인물보다는 그나마 검증이 된 낡은 얼굴 중에서 고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중권은 또 박 대통령 취임 후 인사청문 대상자 10여명이 줄줄이 낙마한 것에 대해서도 나름의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검증의 허술함 이전에 협소한 인재풀의 문제일 것이다. 측근들 갖다 앉히려는데 다 썩었으니…"라며 "그나마 안대희는 그쪽에서 낼 수 있는 청렴의 최대치"라고 덧붙였다. 만약 박대통령이 '다 썩었으니'라는 대목을 봤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진다.
글쎄 지금 새 총리 인선에 대해선 온갖 매스컴에서 감놔라 대추놔라 야단법석을 떨고 있지만 결국 박대통령 마음에 달린 것이기에 그 누구도 '예측'하긴 어려울 것이다. 분명한 건 대통령은 지금 몹시 외로울 것이라는 점이다. 하소연 들어줄 '진짜 내편'인 남편이 없는 독신 여성대통령으로선 답답한 심정일 것이다.
가뜩이나 '김기춘 책임론'이 돌고 있는 시절에 김실장 역시 편안하진 않나보다. 주변인사들에게 "나라고 이 자리에 더 있고 싶겠냐. 나도 기회가 되면 나가고 싶다"는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왜 아니겠는가 비록 고령이긴해도 '총명함'이 남다르다는 김실장으로선 여야의원들의 자신을 겨냥한 '책임론'에 상당히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대통령은 총리 지명에 이은 개각(改閣) 그리고 청와대를 개편하는 순서로 인적 개편을 해 나갈 생각이었다"면서 "김 실장 외에는 이를 맡을 만한 사람이 없다고 봤던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만 한 대안(代案)이 없기 때문에 적어도 지방선거 이후까지는 이 체제를 끌고 갈 것"이란 소리도 나온다.
어쩌면 박대통령이 김실장을 경질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김 실장이 탁월해서라기보다 박대통령의 한번 신임한 사람은 끝가지 함께 가는 '순정파'기질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러니 진중권이 "박근혜 대통령은 김기춘 실장 없이 통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조롱한 것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진중권의 이런 독설들이 과연 맞아떨어질지 어떨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76세 노(老)권력자 김기춘 실장으로선 아마 '수즉다욕(壽卽多辱)'이라는 옛말을 생각하며 분을 삭히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 블로그 관련글>http://blog.daum.net/skyview999/15971905
김기춘 신임 청와대비서실장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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