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박근혜 대통령 '그림자 실세' 정윤회의 주장 "나는 떳떳하니 모든 걸 조사하라"

스카이뷰2 2014. 7. 11. 12:04

대통령과 친한 것으로 알려진 정윤회씨/조인스닷컴 그림.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순수 독신' 박근혜 대통령은 63세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인다. 깔끔하고 화사한 패션 덕분인지 대통령은 그 나이 또래 여성 탤런트들보다 훨씬'매력'있어 보인다. 아마 대통령 본인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부심'을 은근히 갖고 있는 듯한 표정도 은연중에 살짝 드러내기도 한다. 그녀가 활짝 웃을 때면 바로 그 웃음 덕분에 대통령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마저 들 정도로 매력적인 웃음이다. 물론 본인이 들으면 펄쩍 뛰며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손사래치겠지만 말이다.  

 

1960년대 초반 '박정희 대통령의 큰 영애'로 시작한 청와대 생활 17년에 이어 천신만고 끝에 62세되던 작년 본인이 직접 청와대 주인으로 '입성'해 16개월 째 살고 있는 동안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어떤 정치인도 따라가지 못할 '우아함과 결벽함에서 우런난 듯한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줘 왔다. 매스컴에선 그런 그녀의 눈빛에 대해 '레이저 광선'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특히 어린 기자들 중 몇몇은 대통령의 그 레이저 광선에 떨었던 '상황'을 자신의 블로그에 고백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듯한 이 최고 권력자 여성대통령에게 '대통령의 남자' 운운의 선정적인 수식어를 쓴다는 건  다소 실례스런 표현같은데도  매스컴에선 종종 '왕의 남자'라는 영화제목을 본딴 듯 '대통령의 남자들'이라는 그럴싸한 제목으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 당기고 있다.

 

그 '남자들' 중엔 공식적인 세도가들도 있지만 비공식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야당에선 '만만회'라는 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만만회는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 대통령 남동생 박지만과 최태민의 사위 정윤회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내온 걸로 단어자체가 그럴싸하게 들려선지 정가에선 이 만만회가 '실세'라는 소문도 나돈다.  

 

소위 '비선 라인'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정윤회라는 남성이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다. 여기저기서 정윤회의 '힘'에 대해 '믿거나 말거나'식의 루머들이 떠돈다. 정윤회가 '대통령의 남자'중 최상석을 차지하는 '그림자 실세'라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영애시절 '멘토'로 알려진 그 유명한 최태민이라는 사람의 사위로 박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던 시절부터 10여년간 '비서실장'으로 일해왔다. 국회의원시절이나 대통령 후보시절 박대통령은 '최태민 목사'이야기만 나오면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건 다 알려진 사실이다.

 

항간에선 정씨가 박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소리도 떠돌고 있다. 청와대 인사의 대부분이 '정윤회 작품'이라는 소문마저 돌 정도로 그는 '그림자 실세'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카더라 '식의 보도들이어서 믿을 수가 없다. 며칠 전 중앙일보에는 그 만나기 힘든 '그림자 실세'를 직접 만난 정치전문기자의 칼럼이 실렸다.

 

이 칼럼에 따르면 정씨는 2007년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래 7년간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때도 활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박근혜 캠프’에선 정씨가 ‘강남 라인’이라는 비선 조직을 운영했다는 소리가 나왔다. 정씨는 대선 이후 박 대통령과 접촉한 건 당선 후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를 직접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한다. 정씨는 자신이 7년 전에 사실상 ‘잘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태민 사위라는 ‘구설’에 오르는 게 대통령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3월 한 시사 주간지는 정윤회씨가 사람을 시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을 미행했다는 ‘단독보도’를 내보냈다. 박지만씨를 미행하다 붙잡힌 사람의 자술서를 박 회장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씨는 이렇게 답했다.

 

“내가 그저 평범한 시민인데 왜 그런 일을 하겠는가. 시사저널 보도 이틀 후 내가 박 회장을 찾아가 ‘자술서가 있다는데 보여달라’고 했다. 박 회장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가 잘못된 정보로 잘못된 주장을 하는 바람에 의혹 소문이 커졌다. 미행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한 건지 나는 모른다.”

 

이 대목을 곰곰 살펴보면 정씨가 자신의 말처럼 ‘아무 힘이 없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현직 대통령의 동생을 찾아가 ‘자술서’를 보여달라는 ‘담판’을 지을 정도로 ‘파워맨’이라는 걸 유추해 볼 수 있다.

항간에선 정윤회씨가 서울고 출신이어서 동문들을 장관으로 추천했다는 소문도 있다. 서울고 출신인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도 정씨가 추천했다는 설도 돌아다녔다. 이에 대해서 정씨는 펄쩍 뛰고 있다. 자신은 서울고 출신도 아니고 그런 소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정씨는 ‘박근혜 비서실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걸 조사해 ‘진실’을 밝혀 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가겠지만 결백이 밝혀지면 헛소문으로 자신을 공격한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과연 ‘진실’이 어떤 것인지 현재로선 아무도 알 순 없지만 정윤회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그런 이상한 루머들이 나돌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해진다.

 

 

<아래  조인스닷컴에 실린 칼럼 전문을 소개합니다.>   

 

[중앙시평] "나는 떳떳하니 모든 걸 조사하라"

 <글-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한국 정치에는 ‘그림자 실세’가 있었다. 대통령의 아들·형·측근이 권력을 행사한 것이다. 김영삼의 김현철, 김대중의 김홍업, 이명박의 이상득 등이다. 그들은 모두 감옥에 갔다. 이 정권에서도 그림자 얘기가 나온다. ‘제3의 사나이’가 대통령에게 자료를 주거나 인물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드러난 실체는 없는데 소문은 날로 커진다. 소문의 주인공은 정윤회다.

 그는 1997년부터 10년간 정치인 박근혜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2007년 자신이 최태민 목사의 사위라는 게 불거지자 그는 비서실장을 그만뒀다. 최 목사는 70년대 ‘박근혜 영애’와 밀착했던 인물이다. 나는 정씨를 만난 적이 없는데 며칠 전 문자를 넣었다. 그는 정식 인터뷰는 거절했으나 식사 제안은 받아들였다. 내가 “당신의 말을 칼럼에 쓰겠다”고 하자 그는 “좋다”고 했다.

 

 - 청와대 바깥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가.

 “2007년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래 나는 7년간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활동하지 않았다.

대선 이후 내가 박 대통령과 접촉한 건 당선 후 대통령이 나에게 전화를 한 번 한 게 전부다. 7년 전에 사실상 나는 ‘잘린 것’이다. 내가 최태민 사위라는 구설에 오르는 게 대통령에게 부담스러운 건 당연한 것 아닌가.”
 - 당신이 비서실장이던 시절 보좌진으로 발탁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지금 청와대 3인방으로 불린다. 이들과는 접촉하나.
 “접촉 없다. 인간적인 정의(情誼)로 보면 이들이 나에게 연락하는 게 도리인데···. 나는 섭섭하다.”

 - 지난 3월 ‘시사저널’은 당신이 사람을 시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을 미행했다고 보도했다. 미행하다 붙잡힌 사람의 자술서를 박 회장이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미행시켰나.
 

“내가 그저 평범한 시민인데 왜 그런 일을 하겠는가. 시사저널 보도 이틀 후 내가 박 회장을 찾아가 ‘자술서가 있다는데 보여달라’고 했다. 박 회장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가 잘못된 정보로 잘못된 주장을 하는 바람에 의혹 소문이 커졌다. 미행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한 건지 나는 모른다.”

 - 당신이 서울고를 나왔고 그 학교 출신들을 장관으로 추천했다는 소문도 있다. 그 학교를 나온 문창극 총리 후보자도 당신이 추천했다는 말이 있다.
 “소문들이 그렇게 터무니없다. 나는 서울고를 나오지 않았다. 나는 대학원까지 졸업했는데 구체적인 학력을 밝히지 않는 건 불필요한 잡음을 피하기 위해서다.”

 - 7년 야인 생활에 생계는 어떻게 유지했나.
 “아내가 강남에 빌딩을 가지고 있다. 아내의 수입으로 생활한다. 97년 비서실장을 맡기 전에는 외국을 드나들며 호텔 관련 사업을 했다. 지금은 그것도 하지 않고 있다.”

 - ‘그림자 실세’ 소문은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 야당 의원은 나와 박 회장, 그리고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이름을 따서 ‘만만회’가 있다고 주장한다. 소설이다. 실체가 없다는 걸 그들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름을 그렇게 붙이면 사람들이 쉽게 입에 올릴 거라는 점을 노리고 그렇게 한다. 대통령이나 당사자들이 입을 억울한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경박하고 무책임하다. 야당의 수준이 이러하니 나라가 심히 걱정된다.”

 - 근거 없는 공격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건가.
 “비서실장 시절 ‘정치인 박근혜’를 모시고 나라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게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대통령으로도 모시고 싶었다. 그 꿈이 지금은 멀어졌다. 안타깝다. 이제는 잘못된 소문을 불식시키는 게 대통령과 정권을 돕는 길이다. 신설되는 특별감찰관이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든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해 달라. ‘박근혜 비서실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의 모든 걸 조사해도 좋다. 재산, 이권 개입, 박지만 미행 의혹, 비선 활동, 모든 걸 조사하라. 대통령 동생 이름에다 총리 후보자 추천설까지 나왔으니 정부가 조사할 필요가 생겼다. 비서실장 때나 그 이후나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가겠다. 하지만 내가 결백하면 헛소문으로 나를 공격하는 이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세상은 이상하고 나는 억울하다.”

 ‘정윤회 소문’은 사회의 성숙도를 재는 중요한 사례다. 성숙한 사회라면 공격하는 이들이 근거를 대야 한다. ‘카더라 통신’이나 지어낸 말로만 하면 싸구려 사회다. 특히 근거도 없이 세인의 혀끝에 달라붙는 조어를 만들어 세상에 퍼뜨리는 건 얄팍한 술책이다.

근거가 없어도 혼란이 심해지면 사실을 가려내야 할지 모른다. 정씨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건 어렵지 않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특별감찰관, 언론이 있다.
 조사 결과 정씨가 옳으면 ‘싸구려 공세’를 벌인 이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반대로 그가 거짓말을 하면 박근혜 정권은 큰 상처를 입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