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이야기

개그콘서트 ‘닭치고’ 박근혜 대통령 풍자 프로 SNS 강타···

스카이뷰2 2014. 7. 8. 19:48

KBS 2TV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 ‘닭치고’의 한 장면. KBS 제공

 

 

아슬아슬하다. 비유가 너무 직설적이면 '닭살'이  돋는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 ‘닭치고(高)’가 그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것도 '현역 대통령'을 대상으로 말이다. '반박(朴)'세력에선 박수를 보내겠지만 '친박'세력으로부터는 거부감을 사기 똑 알맞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풍자 개그 프로 '닭치고'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네티즌들도 많다. 그만큼 프로 내용이 너무 직설적이다. 웃고 넘기자는 개그 프로에서 대통령을 소재로한 풍자는 그동안 심심찮게 있어 왔지만 이번 '닭치고'는 그 강도가 꽤나 센 편이다. '닭치고'의 주인공 격인 박대통령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다 아는 얘기지만 인터넷에선 박 대통령의 별칭을 '닭'으로 부르며 풍자와 야유를 보내는 네티즌들이 꽤 많은 편이다. 대통령이 등장하는 웬만한 시사뉴스의 댓글들에선 이 '닭'이 수시로 등장한다. 참고로 이명박전대통령시절엔 '쥐'가 대통령의 별칭이었다. 쥐보다는 닭이 낫다는 의견들도 더러 있다. 

 

'닭치고'의 내용은 이렇다. 닭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이 30초마다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설정으로 현실을 풍자하는 개그를 보여준다.‘지난 주 일요일(6일) 방송분에선 교장 역의 김준호가 박 대통령을 풍자했다. 이날 닭 모양의 인형을 들고 무대에 등장한 김준호는 “약속을 지키는 교장 꼭이요”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꼭이요' 교장은 말을 바꾸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원칙과 약속을 '정치신조'로 삼은 듯 유난히 강조해온 박대통령을 빗댄 풍자는 계속된다. ‘꼭이오’교장은  “이 반의 수업태도가 좋다”며 “과일을 갖다 드릴게요”라고 했지만 그가 말한 과일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약속을 지키는 교장’이 약속을 잊어버린 것이다. 잊어버렸는지 의도적으로 그런 건지는 모른다. 

다음 장면이 재밌다.  교장은 갑자기 교실문을 열고 담배꽁초를 들고 들어온다. 그러더니 “이 반에서 창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린 학생이 있어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학교 창문을 없애 버리겠어요”라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발표한 청와대를 빗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현재 가장 '핫한' 뉴스인 세월호와 구원파 유병언에 대한 풍자가 주를 이루고 있는 닭치고는 보기에따라선 상당한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는 장면이 잇따라 등장한다. SNS에서는 ‘닭치고’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겁다.

 

“어젯 밤 닭치고 보며 웃다 서글프다 분노하다”, “이 시대에 닭을 ‘개그’ 소재로 삼은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ㅋ”, “닭 벼슬 분장까지. 조만간 사라질지도 모를 코너일지도?”, “그냥 닥치고 하야” 등 이 코너의 내용에 공감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반면 일부 “불편하다”는 반응도 적잖게 보인다.

 열성 네티즌들은  개콘 ‘닭치高’에 대해 기발하고 참신하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심지어 '닭치고'의 장수여부가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수준인지를 알 수 있는 잣대라는 주장도 한다.  정치적 압력을 전혀 받지 않고 무난히 회를 거듭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공화국이라는 것이다.

지난 주 ‘개그콘서트’ 전국 시청률은 14.9%. 오락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다. 웬만한 인기 드라마 못잖게 시청률 파워를 자랑하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현역' 여성 대통령을 풍자한 이 '닭치고'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