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이야기

배용준 박수진 결혼에 몰려온 일본 아주머니 팬들의 진심

스카이뷰2 2015. 7. 28. 13:06

배우 배용준(왼쪽)씨와 박수진(오른쪽)씨가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배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부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결혼을 앞둔 심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배용준 인스타그램 갈무리

배용준과 박수진의 청혼사진. 배용준 인스타그램.
배우 배용준과 박수진이 웨딩마치를 울리는 27일 오후 결혼식장인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 주변에 팬들이 모여 있다. 2015.7.27 (서울=연합뉴스)

배용준 결혼식 구경온 일본 아주머니팬들(다음연합뉴스사진)

 

 

'노총각' 배용준이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지만  결혼식 하루전날부터 비행기타고 일본에서 날아온 나이 지긋한 '오바상팬들'의 진정어린 모습에 더 관심이 갔다. '겨울연가'라는 한류드라마에서 처음 본 그 날 이후 이들 아주머니 팬들은 배용준을 '욘사마'로 부르며 지극정성을 다하는 열혈팬이 되었다. 한국보다 일본에서 배용준의 인기가 훨씬 더 높았던 건 바로 이 아주머니팬들 덕분이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온 그 아주머니들은 '아무 바라는 것 없이' 그저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욘사마 팬'이라는 걸 마음의 훈장처럼 여기며 살아왔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똑똑하고 멋진 사람들에겐 그런 아주머니들의 '순정'이 우습게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아주머니들의 그 '순정'에 경외감과 함께 숙연한 마음이 든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는 영화제목도 있지만 '팬심(心)'이라는 비록 허황한 마음이지만 한 사람의 배우에대해 변치않는 마음을 갖는다는 그 자체가 아름다워 보인다.    

 

우리나이로 마흔넷인 배용준은 이들 순수한 일본 아주머니팬들의 존재하나만으로도 '복된 인생'이다. 전성기도 지났고 배우로서 '매력'도 사그라드는 나이에  젊은 아내와 가정을 꾸리는 남자배우를 위해 2백명이 넘는 아주머니들이 '무조건의 사랑'의 마음하나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되어 먼발치에서나마 마음속 연인의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 서울로 날아왔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적이고 멋있다. 배용준의 결혼자체보다 착하고 순수한 아주머니팬들의 그런 모습이 훨씬 끌림있는 현상으로 다가온다.   

 

어제 오후 열린  ‘욘사마’ 배용준과 '신데렐라' 박수진의 결혼식은 서울 광진구 그랜드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렸다.이 비공개 혼례식에 중년의 일본 아주머니들이 며칠 전부터 몰려와  워커힐 호텔은 풀부킹이 됐다고 한다. 그만큼 아주머니들의 '열렬한 팬심'은 대단했다. 이들은 찌는 듯한 더위에도  하루 온종일  지열로 달궈진 아스팔트 바닥에 자리를 펴고 앉아 '욘사마'의 차량이 지나길 기다렸다. 그 '기다림의 마음'은 

순도 100%의 고귀한 정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누구도 그들을 비웃을 수는 없다고 본다.

 

아주머니팬들은 아침부터 식장인 애스톤 하우스 입구와 300여m 떨어진 삼거리에 자리 잡고 호텔 측이 정해놓은 안내선을 벗어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오후 1시쯤 배용준이 탄 검은색 리무진은 식장으로 향하다 팬들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커튼이 드리워진 창문을 한뼘 정도 내린 욘사마는 손만 살짝 흔들어보인채 다시 창문을 올리고 아주머니팬들 곁을 스쳐 지나갔다. TV에 비쳐진 그 장면은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잠시 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용준의 열혈팬이 아니면서도... 그러니 '오바상팬'들은 어땠을까.

 

 

하지만 자신을 나미코라고 소개한 50대의 일본 여성은 그 애틋한 순간을 “아쉽기는 하지만 괜찮다”며 웃었다고 한다. '야속한 욘사마!'. 하지만  열혈팬들은 욘사마가 그렇게나마 잠시 속도를 늦추고 손을 흔들어준 것만으로도 그의 감사하는 마음을 이심전심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거다.

 

그야말로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는 말을 그녀들에게 헌정하고 싶다. 욘사마의 결혼식이 끝나갈 무렵 아스팔트 자리에서 하나 둘 일어서는 아주머니들의 얼굴엔 마음 속 오랜 사랑인 욘사마와 함께 아름다운 하루를 보냈다는 아스라한 감상이 서려 있었을 것같다. 잔치는 끝났다. 하지만 일본아주머니팬들의 욘사마 사랑은 오래오래 그녀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