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나는 가수다 출연으로 재기에 성공한 가수 임재범.(다음뉴스사진)
어젯밤 2015년 히든싱어에 출연한 임재범.4년전보다 여유로워진 표정이다.
*어젯밤(11월 28일) JTBC 히든 싱어4에 출연한 임재범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물론 가창력 뛰어난 톱클라스 가수니까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르겠지만 방송국 자체 시청률 조사에서 8%가 넘는 '놀라운 파워'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임재범이라는 가수는 분명 어떤 매력이 있는 가수 같습니다.
임재범은 4년전에도 TV에 출연해 세상을 뒤집어놓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우리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보는 읽을 거리로 소개합니다. 요즘 세상은 TV가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임재범도 '귀인'같은 TV덕을 많이 본 가수 중 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임재범의 福’과 ‘貴人’같은 TV초강력 파워
조금 전 온라인뉴스에서 ‘왕의 귀환, 가수 임재범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어제(2011년 6월25일) 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선 ‘임재범 콘서트’가 열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려 1만명의 ‘인파’가 몰려왔다고 한다. 1만 명! 엄청난 숫자다.
입장권이 몇 초만에 동이 나 암표가 등장했는데 로열 석은 티켓 1장에 무려 ‘1백만원’을 호가(呼價)한다는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소리까지 들려왔다.
콘서트의 판매가는 VIP석 121,000원 R석 110,000원 S석 99,000원 A석 88,000원이라는 데 암표가격이 ‘1백만 원’이라는 게 ‘믿거나 말거나’같은 소리지만 이런 소문이 돈다는 것 자체가 임재범의 ‘티켓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그 정도로 지금 ‘임재범 신드롬’은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서울을 점령하고 이제 곧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 달 후에 열릴 지방 공연 티켓이 벌써 매진됐다는 소리도 들린다.
토정비결 버전으로 말하자면 임재범에게 첫 번 째‘귀인(貴人)’은 그 누구보다도 ‘나가수’라는 TV프로그램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가 없었다면 지금 저런 ‘임재범 신드롬’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바로 임재범의 복(福)이자 운명일 것이다. 그의 운명에는 중년에 화려하게 재기할 운이 들어 있었을 것 같다. 혹은 올해 임재범의 토정비결에는 동남간에 귀인이 나타나 크게 도와줄 것이라는 괘가 들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임재범의 가창력은 탁월하다는 게 세간의 중평이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잊혀졌던 임재범이 텔레비전에 출연해 ‘너를 위해서’ ‘빈잔’ ‘여러분’이라는 노래를 잇달아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 그는 그냥 그렇게 흘러간 가수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본다.
임재범은 ‘나가수’에 출연하기 전까지 ‘본인’의 말에 따르면 거의 ‘빈민 수준’의 삶을 살았다. 암투병중인 아내를 잘 보살피지 못했다, 열 살짜리 외동딸과 고달프게 버스를 타고 놀이공원에 갔다 왔다는 둥, 별 시시콜콜한 그의 일상이 무슨 소중한 드라마처럼 속속 소개됐다.이런 소소한 그에 관련한 '슬픈 이야기'는 소문내기 첨단 시스템인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를 타고 전 국민이 다 알 정도로 금세 퍼져 나갔다.
기사에 따르면 요즘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창출해내는 경제규모는 무려 1백억 원 정도 된다는 것이다. 우선 ‘행사 비용’은 2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한다. 기존 3000만 원 선이었던 행사 출연료가 현재는 5000~6000만 원 정도다.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인 빅뱅·동방신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를 감안해 일각에서는 임재범의 경제적 가치가 1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임재범의 몸값이 ‘나가수’ 이후 높아졌고, 그동안 실력과 음악의 깊이에 비해 평가절하 됐었다”는 말을 전했다. 땅에 묻혔던 진주가 이제야 빛을 발한다는 말일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 ‘나가수’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자(受惠者)는 뭐니뭐니해도 단연 임재범이다. 우리 나이로 49세인 ‘한물 간’ 가수가 졸지에 ‘재기’에 성공해, 버스타고 다니던 그가 ‘머리를 식히기 위해’ 비행기 타고 런던까지 날아갈 정도로 ‘화려한 재기(再起)’의 훈장을 달게 된 것이다. 전적으로 TV권력 덕분이다.
한 사람의 운명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을 수 있는 ‘TV의 초강력 파워’는 가히 두려울 정도다. 어떤 독재자들의 권력보다도 훨씬 무서운 게 바로 이 TV화면에 소개되는 프로그램에 의한 권력화 현상인 것 같다.
단지 텔레비전이라는 ‘괴력’의 미디어에 의해 사람의 운명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이런 세태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큰일난 듯싶다.
TV덕분에 ‘행복해지면’ 다행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불행하게’바뀐다는 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옛말에 손타면 부정탄다는 말처럼 TV라는 바람을 타면 순탄한 삶을 누리기가 어려워지는 걸 종종 봤다.
돌이켜 보면 텔레비전은 무자비한 악마적 속성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동안 ‘텔레비전 스타’였다가 하루아침에 몰락한 연예인들이나 주부대상 프로그램의 입심 좋던 ‘행복 전도사 아주머니’들의 ‘인생 유전’을 보면 TV가 사람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것 같다. 거의 신의 위치에 서서 힘없는 인간들을 희롱한다고나 할까.
주부대상 프로그램에서 일약 ‘여류 명사’로 등극, 10여년간 연예인처럼 활동했던 ‘행복 전도사 아주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부부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해버렸다. 그 아주머니와 쌍벽을 이루던 또 다른 ‘행복 전도사’아주머니도 무슨 비디오동영상이 상대남(相對男)에 의해 폭로돼 망신당하며 도중하차한 일도 있다.
TV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평범했던 아주머니들의 ‘불행한 종말’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텔레비전으로 인해 비련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사람들을 떠올리면 TV는 악마적 권력을 휘두르는 ‘흉기(凶器)’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반면에 사회에 훈풍을 몰고 오는 문명의 이기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TV를 타면 대체로 잡음에 휩싸이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더욱이 TV의 초강력파워가 걱정스러운 것은 ‘문화적 편식성’과 ‘문화적 쏠림현상’을 순식간에 창출해 낸다는 점이다. 요즘처럼 ‘임재범이 대세’다 라는 트렌드가 갑자기 형성되면 수많은 사람들은 우르르 그 트렌드에 ‘동승(同乘)’하려는 경향이 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뭘 모르는 푼수로 여겨지는 사회분위기 앞에서 ‘아니오’ ‘그건 아닌데’라는 자기 목소리를 낼 힘조차 없어진다.
이렇게 순식간에 ‘임재범 신드롬’을 만들어낸 초강력 파워 ‘텔레비전의 세상 점령’이 점점 무서워진다.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의해 생각을 조종당하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게 모두 좋은 것인 줄 아는 그런 세상이 될 것 같다. 초등생 꼬마들 둘 중 한 명은 TV에 나오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는 이런 세상이 진심으로 걱정된다.
임재범에게 텔레비전은 다시없는 귀인이겠지만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에겐 자칫 애물단지가 될 염려가 있다. 그 중 특히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세대에게 이 텔레비전의 영향력은 거의 ‘빅 브라더 수준’이 되고 있는 듯하다. 어느 누가 TV의 저런 막강한 영향력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과연 그런 초인(超人)이 등장해 TV의 초강력 파워를 견제해 줄 수 있을 지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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