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인명진 목사 "박근혜 대통령 지난 3년 솔직히 무서웠어요"

스카이뷰2 2016. 2. 25. 10:54


인명진 목사.

                                         




 


"저는 솔직히 지난 3년이 무서웠습니다.  집안에서도 아버지가 화를 내시면 집안 분위기가 썰렁하고, 다 겨울공화국이 되잖아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께서 그동안 너무 자주 화도 내시고 역정을 내시고 또 꾸중도 하시고. 또 얼마 전에 국회까지 가셔서 국회의원들 나무라시고. 또 어떤 한 사람은 특별히 지목해서 미워하기도 하고...  네. 물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시는 거겠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게 나라가 전부 썰렁해지고, 괜히 아무 잘못도 없는 나까지 이게 무서웠어요."


나이 일흔 넘은 목사님의 이런 고백을 들으면서 왠지 콧날이 시큰해졌다. 어제 박대통령은 경제관련회의를 주재하면서 책상을 열 차례 이상 내리치며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기막힌 일이라며 한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아있던 총리 황교안은 그녀가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칠때마다

움찔움찔하는 모습이었다. 최고 권력자가 그토록 격앙하니 얼마나 오금이 저렸겠는가 말이다. 


세월이 유수같다는 구식표현은 별로 쓰고 싶지 않지만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취임한지도 어느새 3년 세월이 흘렀다. 그 3년 세월 동안 우리 국민은 그 참혹했던 세월호와 무서웠던 메르스사태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어야 했다. 나도 그랬다.


그런 큰 일들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도 많이 했다. '콘트롤 타워'는 엄연히 청와대로 알고 있는 국민들에게 청와대는 콘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청와대 무슨 실장의 발언 모습에서 국민들은 분노했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지금 중국대사로 나가 있다. 글쎄다. 임명권자 마음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발언한 무능한 사람들을 '요직'에 계속 앉혀두는 것도 국민들 눈엔 별로 좋게 보이지 않았다. 소위 '인사문제'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준것도 사실이다.  


그러니까 1970년대 인권운동가 출신 목사 인명진이 "지난 3년이 솔직히 무서웠다"는 촌평으로 여성대통령 치하 3년에 대한 '총평'을 말한 것에 공감한 네티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인 목사의 이  인터뷰 기사에 달린 댓글의 99%가 '찬성'을 누를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우리 블로그는 여성대통령을 이유없이 미워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인명진 목사 지적대로 건국이래 최초로 등장한 여성대통령 취임후 3년 세월이 어쩐지 유신시대의 데자뷔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비단 나만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예전 '영애시절' 이나 '국회의원시절 박근혜'와는 사뭇 달라진 최고권력자 대통령이 된 그녀의 요즘 모습에선 인명진 목사가 무서워할만한 '카리스마'가 넘쳐흐르는 듯도 하다.  


어제 대통령 주재회의에서 주먹으로 책상을 열 번 넘게 쳤다는 건 그만큼 그녀가 자신감 넘치는 권력자 마인드를 완벽하게 갖췄다는 얘기일 것이다.하지만 그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소통부재'의 답답함을 던져준다. 인명진 목사 역시 그런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찬바람 날리면서 툭하면 화내고 꾸짖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오히려 '대통령 이미지'에는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사실은 우리가 여성 대통령, 일본도 미국도 중국도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여성 대통령을 이번에 모셨잖아요. 그럼 여성 대통령이니까 우리가 보통 기대하는 건 온화하고 어머니 같은 아주 자애로운 마음으로 국민들을 보살피고, 특별히 어머니가 자식 중에도 어려운 자식을 더 보살피잖아요. 그걸 우리 국민들이 사실은 기대를 했거든요."


인 목사는 이런 말도 했다. "저는 나이가 많으니까 자유당 정권 때 대통령부터 겪어봤는데. 제가 대통령들을 많이 겪어봤지만 이렇게 유난히 박근혜 정부만큼 찬바람이 쌩쌩 나는 한겨울 같은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저는 그런 느낌이 들었던 3년이었습니다."


71세 노목사는 자신과 직결된 '대통령 공약'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했다. "제가 나이가 많으니까 임플란트를 그냥 노인들에게 해 준다니까 그 임플란트는 꼭 할 줄 알았고요." 그런데 이 공약이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행복시대, 편안한 삶이거든요? 행복하다는 게 뭡니까? 편안한 그런 삶을 얘기하는 건데. 아직도 자살률도 떨어지지 않았고 출산률도 올라가지 않았고. 이게 뭔가 문제가 있으니까 자꾸 죽고 애도 안 낳고 이러는 거 아니겠어요? 또 최고의 청년실업률, 그래서 박근혜 정부 때 생긴 말 중에 헬조선이라는 말, 흙수저라는 말도 생기지 않았어요? 이런 게 정말 살기가 어렵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애국심 충만한 여성대통령이 노목사님의 이런 '송곳 지적'을 들으면 엄청 화를 내실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인목사의 이런 지적은 현재 대한민국의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이기에 대통령으로서도 이 대목에선 뭐라 '변명'할 여유는 없을 듯하다.


인 목사는 인터뷰 진행자가 "목사님이 대통령 만나서 한 10분 정도 얘기할 기회가 생긴다 그러면 짧은 조언 어떤 것을 건네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이 꼭 알았으면 좋을 것 같은 금과옥조 같은 간절함이 깃든 발언이다.

 

"10분까지도 필요 없습니다. 2분이면 됩니다. 대통령님, 국민을 믿어야 됩니다. 국민을 믿으셔야 됩니다. 미국도 믿지 마시고 중국도 믿지 말고 새누리당도 믿지 말고.. 새누리당 이번에 총선 끝나면 변합니다. 친박도 믿지 마시고 진박도 믿지 마시고.  국민을 믿으세요. 믿을 건 국민밖에 없습니다.

그러려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혹시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또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껴안으시고요. 국민의 40%만 믿지 마시고 국민 전부를 믿으셔서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이 되셔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