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반기문 총장 혹평,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가장 활기없는 최악 총장"

스카이뷰2 2016. 5. 23. 15:02


반기문 총장.




이틀 후면 '금의 환향'의 심정으로 고국땅을 밟게 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느닷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영국 유수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1일 발행한 최근호에서  반 총장을 ‘실패한 총장이자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며 혹평한 것이다. 한국 언론들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가차없는 표현이다.

그래도 현직 유엔사무총장쯤 되면 '체면'을 살려줄 법도 할 텐데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는 거의 오만스럽기조차하다. 이코노미스트의 이런 직설적 보도태도에 분개할 한국인들도 적잖을 듯 싶다. 대한민국에선 가장 성공한 한국인으로 손꼽히고 초중고 교과서에까지 실릴 정도로 유명한 반총장으로선 상당히 불유쾌한 기사일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 평가가 나왔는지를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이코노미스트는 “반 총장은 (유엔 내부의) 행정 능력이나 (유엔 밖의) 통치 능력 모두에서 실패한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코피 아난 등 전 총장들에 비해 강대국들에 맞서는 것을 싫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말을 잘 못하고, 절차에만 집착하고, 현안에 대한 빠른 대처 능력이나 업무 깊이도 부족하다. 임기 9년이 지났는데도 ‘점령’ 같은 논란이 되는 용어를 쓰는 실수도 했다”며 “가장 활기 없는,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은 한 마디로 '무능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시시한 옐로 페이퍼도 아니고 
1843년에 창간돼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시사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반 총장에 대해 이런 야박한 평가를 했다는 건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일단 그 책임의 90%쯤은 반기문 총장에게 있는 듯하다.  

"현안에 대한 빠른 대처 능력이나 업무 깊이도 부족하다."는 대목이 반총장으로선 가장 뼈아픈 지적일 듯 싶다. 유엔 사무총장을 두번째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남다를 반 총장으로선 이코노미스트의 이런 혹독한지적에 대해 어떤 소감일지 궁금해진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반 총장이 지난 3월 북아프리카 순방 중 알제리 남서부 틴두프 지역의 스마라 난민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로코가 서사하라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고 말한 건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반 총장의 이 발언으로 1975년 서사하라를 병합해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는 모로코 정부는 격노했다고 한다.

사람이니까 물론 '실언'할 수는 있겠지만 이코노미스트 표현대로 '임기 9년차'의 유엔 총장으로선 하지 말았어야할 실수를 한 셈이다. 사실 반총장에대한 '박한 평가'는 이전에도 종종 나온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대놓고 '직설적 인신공격'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얼마전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반 총장이 중요한 국제 현안에 대해 제때 필요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힘없는 관측자" "어디에도 없는 남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코노미스트보다는 다소 완곡하면서도 문학적 이미지마저 풍긴다.

뉴스위크도 "핵 확산의 위협이나 난민위기에도 관심을 표시하지 않은 반 총장 덕분에 UN은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했다"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반 총장은 서구의 이해를 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했다"며 소신있는 정책을 펴지 못했다고 꼬집은 적이 있다.
 
 

며칠 전 한국 기자들에게 임기 7개월을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달라고 부탁했던 반총장으로선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살벌한 보도태도에 사뭇 놀랐을 것 같다. 지금 조국 대한민국에선 자신을'유력 대선후보'로 대접하고 있고 며칠 후면 조국을 방문해 환대를 받을 '예정'인 반총장으로선 여간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코노미스트의 이런 보도가 한국 대선후보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총장과 그 추종자들은 꽤나 긴장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반 총장은 우수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아니라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P5)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무난한 사람이었다”며 후임 총장은 그런 사람이 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반 총장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무난한 사람'이라는 표현은 어쩌면 반총장의 이미지와 상당히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두루뭉술하게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잘 '처신'해온 외교관 출신 반 총장으로선 뭐라 반박하기도 어려운 지적으로 보인다. 어느 외신기자는 반총장에게 '기름장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사람보는 눈'은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도 반 총장은 '좋은 처신'과 '아리송한 답변'으로 '미꾸라지'같다는 지적이 나온 적이 있다. 그만큼 반총장이 외교관으로서 쌓아온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얘기일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후임 총장은 ‘동유럽 출신의 여성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역이나 성별이 아니라 수많은 난제가 있는 유엔을 잘 이끌 능력이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후보로 나선다면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이 메르켈보다 못하다는 걸 에둘러 쓴 것 같다. 반 총장으로선 요근래 이렇게 불쾌한 기사는 처음일 듯 싶다.


반기문 총장은 오는 25~30일 6일간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국 일본을 오가며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서울에서 27~29일 동안 머물 예정이지만 공식일정은 잡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아마 이 기간에 새누리당 '친박 인사'들과 모종의 정치적 협상이 이뤄질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별게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코노미스트의 이번 보도로 반 총장은 다소 위축된 심정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