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안철수의 변명과 김홍걸의 비판

스카이뷰2 2016. 5. 12. 12:39


김홍걸 

안철수                                         김홍걸





4.13 총선 이후 제3당인데도 제1당처럼 언행해오다 요근래 호남에서마저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는 국민당 대표 안철수에게 '골칫거리 천적'이 등장했다. '대통령의 아들'출신이라 무시하기도 힘든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 김홍걸이 '문제의 인물'이다. '안철수 저격수'로 등장한 김홍걸의 '논리적 비판에 종편 패널들마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홍걸은 고 김대중전대통령의 3남으로 더민주 전 대표 문재인과 비교적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종편 단골패널 황 아무개는 김홍걸의 안철수 비판에 대해 "과연 김대중 아들 답다"며 박수를 보낼 정도다. 사정이 이러고보니 안철수로선 여간 골치 아픈게 아닐 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김홍걸의 안철수 비판을 보면 조목조목 논리적이어서 안철수로선 뭐라 할 말이 없어 보인다. 그래선지 기자들이 김홍걸의 비판을 어떻게 보냐고 묻자 안철수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아마 속으론 엄청 짜증이 났을 법하다. 어쨌거나 62년생 63년생으로 또래인 그들의 '설전'은 꽤 재밌어 보인다. 


요즘 갤럽이나 리얼미터 알앤씨 같은 여론조사 회사에서 발표하는 차기 대선후보지지율을 보면 무시못할 트렌드가 보인다. 세 곳 모두에서 문재인의 상승률이 뚜렷하다. 문재인이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어제 발표된 한 조사에선 문재인이 안철수를 10% 포인트 앞섰다. 반기문을 넣고 조사한 결과에서도 문재인이 1위 반기문이 2위, 안철수는 3위로 밀려났다. 심지어 광주 호남에서도 문재인이 안철수를 10%P 앞섰다.


그래선지 안철수는 조급해진 것 같다. 얼마전 트위터 페리스코프 생방송을  통해 안철수는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말하자면 '난 억울하다'는 변명인 셈인데 이 말들을 듣다보면 안철수라는 사람의 그릇의 크기를 알 것도 같다. '아전인수'라는 말도 있듯이 안철수의 변명은 오직 자신을 좋게 해석하는 쪽으로 치중한 듯하다. 그러니 김홍걸이 "이 분은 상황을 자기 편할대로만 해석하신다"는 직격탄을 날렸을 것이다.  


안철수는 이렇게 변명했다. “어떤 사람들은 저더러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같이 열악한 나라에서 벤처를 창업해 나름 기반을 닦은 사람이 어떻게 세상 물정을 모르겠느냐”고 반문했다. “1000억원을 기부한 저에게 짠돌이라고 한다든지, 현안이 있을 때마다 ‘왜 현안 관련 얘기를 안 하느냐, 입 열어라’라고 하는 등의 왜곡이 있다”고 했다. 또 “저에게 ‘대통령병에 걸려 탈당한 것 아니냐’는 등의 말을 하는데, 대선 후보를 양보한 사람이 대통령병에 걸렸는가”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홍걸은 꽤나 직설적으로 이렇게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대선에서의 중도포기가 선의의 양보가 아니었다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단일화 협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그냥 다 내팽개쳐버린 것 아닌가, 그래서 문재인 후보 지원유세도 막판에 마지못해 나왔고 선거 당일 결과도 보지않고 외국으로 떠나버리는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난 관심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는가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그 당시 안 대표의 행동을 양보나 '아름다운 단일화'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


김홍걸은 특히 '1000억원 재단기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1000억원 기부한 사람한테 짠돌이라니’라고 하시는데 1000억 기부해서 재단을 만드셨을 때 민주화운동, 여성운동의 원로이셨던 박영숙 선생을 이사장으로 모셔갔습니다. 그분에게 월급과 판공비를 제대로 드렸는지 안철수 대표에게 한 번 물어보십시오. 제가 아는 바로는 그분이 80 노구를 이끌고 댁이 있는 일산에서 분당의 사무실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니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도의 배려도 안 해드렸다는 얘기죠."


아닌게아니라  3년전 타계한 박영숙 선생은 김홍걸의 지적대로 말년에 안철수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했지만 차편이 제공되지 않아  일산 자택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다시또 버스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감수했다는 것이 그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김홍걸은 그의 모친 이희호 여사와 친분이 깊었던 박영숙선생의 '어려운 처지'를 전해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대목에 대해 안철수의 '진실한 변명'을 듣고 싶다.


또 안철수가 자신에 대해 "벤처를 창업해 나름 기반을 닦은 사람이 어떻게 세상 물정을 모르겠느냐"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김홍걸은  "스티브 잡스도 세상물정은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분 전기나 영화만 봐도 천재적 재능이 없었다면 주변에서 따돌림당할 괴짜였다"면서 "작은 사업에서의 성공이 그 사람이 사회성이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른 건 몰라도 1천억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해 재단을 만들었다는 안철수로선 팔순이 가까운 고령의 여성재단이사장을 버스를 두번 갈아타게 했다는 건 '변명'하기가 좀 어려운 대목일 듯도 싶다. 안철수가 '사람대접'을 잘 안한다는 소문은 또 있다. 재작년인가 원로정치학자 최장집교수를 모셔다가 무슨 재단 이사장 자리에 앉혔지만 최교수 역시 비서도 차량도 제공받지 못했고 결국 노교수는 석달후 그 재단을 떠났다.


김홍걸의 이런 매서운 지적에 대해 안철수는 "별로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막연한 말로  대응을 회피하고 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는 자체가 안철수에겐 불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짠돌이다, 아니다, 세상 물정 아네 모르네'이런  세상 평판에 대해 변명하고 나선 것 자체가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는 게 세평이다. 그러니 김홍걸도 일일이 비판하고 나선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62년생 안철수나 63년생 김홍걸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금수저 출신' 도련님들로 성장해온 사람들이다.  대통령의 아들과 의사의 아들이라는 '화려한 출신성분'의 두 사람 모두 50대 중반 적잖은 나이가 되기 까지 귀한 대접만 받고 살아왔을 것이기에  두 중년남자들의 변명과 비판의 '설전'은 매스컴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대통령 병'에 걸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안철수로선 '대통령 아들'출신 김홍걸에게 그런 쓴소리를 듣는 것에 꽤나 속이 상했을 것 같다. 아마 내년 대선무렵까지 '김홍걸의 안철수 비판'은 그 정도가 점점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싸움구경'이 제일 재밌다는 말처럼 이 두 남자의 설전은 앞으로 점점 재밌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