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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영혼 없는 사과'-최순실 연설문 개입 사실로 인정

스카이뷰2 2016. 10. 25. 17:29

 

꼼꼼하게 챙기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순실에게 물어봤다는 대통령의 말씀이 어이가 없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자리에 섰습니다. 아시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 홍보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에는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 및 보좌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습니다.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대통령사과문 전문 )



최순실 연설문 파동 이후 대통령의 사과가 생각보다는 그나마 빨리 나왔다. 좀전 오후 4시쯤  청와대 춘추관에서 뉴스룸 보도 이후 20시간만에 대변인을 시키지 않고 초췌해진 모습의 그녀는 재작년 세월호 사과떄와 비슷한 모양새로 직접 청와대 춘추관 마이크 앞에선 것이다. 그나마 생방송도 아닌 녹화방송이었다.


취임 이후  기초연금 축소, 세월호 참사에 이어 세번 째 사과라고 한다. 간밤 잠을 제대로 못잤는지 그녀는 어제(24일) 국회에서 그렇게나 호기롭게 '임기내 개헌완수'를 외쳤던 위풍당당했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자세였다. 국민의 분노와 위기를 실감했나보다.


하지만 그녀의 1분40초짜리, 437자의 사과 말씀을 듣고 나니 오히려 더 화가 난다는 댓글들이 벌써 수천개 넘게 달리고 있다. 허탈하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대통령은 지금 이 엄청난 최순실 사태의 심각성을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저 '불쌍해 보이는 표정'으로 구체적 내용 없이 말로만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만 말하면 인정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용서'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물론 사과를 안한 것보다는 한게 더 낫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인식이나 요즘 국민정서를  너무 불편하게 만드는  '최순실 모녀'의 '듣보잡 행태'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다는 건 그만큼 그녀는 여전히 최순실을 감싸고 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대통령은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녀로선 그나마 '최대치의 해명'이었을 지도 모른다. 어려운 시절 운운하면서 국민의 동정심을 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이 왜  최순실이라는 이렇다할 경력이 별로 없는 여자에게 그런 '도움'을 받았는지를 묻고 싶어한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이는 청와대 시스템은 팽개치고 굳이 '검증되지 않은 외부 인사'에게 비밀리에 연설문을 고치게 하거나 홍보를 자문했다는 건 건전한 상식있는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에 손댄 건 '반역죄'라는 극언마저 나오고 있다.


오늘 대통령이  사과를 한 춘추관에는 수많은 젊은 기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사과가 진정성있게 보이려면 그 젊은 기자들의 '예리한 질문들'을 받아들이고 성의껏 대답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2분 미만의 사과말씀을 발표한뒤 황망하게 회견장을 떠나는 뒷모습을 보였다.


아마 TV를 통해 그 모습을 본 적잖은 국민들은 실망감과 허탈감 배신감마저 느꼈을 것 같다. 춘추관에 앉아있던 젊은 기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왜 대한민국 대통령은 미국의 오바마나 심지어 일본의 아베처럼 기자들과의 즉석 일문일답 회견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하는가 말이다.


취임 4년차인 박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가  서너차례에 불과하다는 건 그야말로 해외토픽 감이다. 그 알량한 기자회견도 거의 '짜놓은 각본 순서'대로 진행된다는 점에선 하나마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요즘 지지율은 25% 밑으로 추락하고 있고  '소통 부족'이라는 지적을 여전히 받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오늘 대통령의 사과 표명은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이 어려워서 제대로된 '직언'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마나한 사과였다는 혹평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 식의 사과에 대해 네티즌들은 '영혼 없는 사과'였다는 항의성 댓글들을 올리고 있다. 아무래도 그녀는 다시한번 국민을 향해 진정성 있는 사과말씀을 해야할 것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최순실이라는 듣도보도 못했던 환갑먹은 여인과 이대를 뒤집어 놓은 스무살 딸의 비상식적 행태에 대해 엄청나게 화가 나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1970년대 유신시대 무지했던 국민들이 아니라는 걸 대통령은 알아야 할 것 같다.        


ps 이 사과 발표 다음날 나온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지지율'은 14%로 대폭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대청년들은 2.4%만이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여파인지 대학가에선 지금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부르짖는 시국선언이 앞다퉈 나오고 있는 중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비상사태에 직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