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깨 위 고양이 밥, 포스터.
지난해, 그래봤자 불과 며칠 전이지만 지난해는 탄핵대통령 문제로 우리 국민들 너무 맘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 나 역시 '시달린 백성' 중 한명이어선지 새해가 왔는데도 여전히 멍한 상태로 새해 나흘째를 맞는다. 마침 신문 한 귀퉁이에 실린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라는 개봉 영화가 눈에 띈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해엔 제발 눈에 좋고 귀에 아름다운 그리고 마음에 훈훈하게 다가오는 '힐링 스토리'를 보고 듣고 전하면서 우리 블로그에도 될수록 선하고 좋은 스토리들을 주로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든 것이다.
오늘 올리는 이 '내 어깨위의 고양이 밥'이라는 영국영화는 인터넷 예고 동영상만 본 형편이다. 내일쯤 영화관에서 볼 계획인 영화를 이렇게 미리 소개하는 건 우리 블로그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렇게 보지도 않은 영화이야기를 미리 소개하는 건 이 영화가 '감동실화'인데다 마침 2012년 3월 14일 우리 블로그에서 '길고양이와 길거리 음악가의 합동 공연'이란 제목으로 이 고양이와 악사를 소개한 적이 있어서다.
이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는 매력고양이 밥은 실제 거리악사가 키우고 있는 바로 그 고양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일약 '길거리 캐스팅'으로 스타고양이가 된 셈이다. 특훈도 시키지 않은 자연산 그대로인데도 워낙 연기력이 출중한 이 밥이라는 매력 고양이의 연기 덕분에 적잖은 '고양이 집사'들이 눈물을 적셨다는 이야기가 속속 뜨고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스토리인 것 같다.
이 영화는 집도 절도 없는 흙수저출신 거리악사가 이 복덩이 고양이를 만나고 나서부터 새로운 복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스토리다. 취업이 안돼 상심하고 있을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용기와 따스한 힐링이 될만한 영화인 듯하다.
*아래 2012년 3월14일 우리 블로그에 제가 쓴 글을 다시 소개합니다.
길고양이와 길거리 음악가의 합동 공연
'길거리 고양이 밥(A Street Cat Named Bob)'이라는 책표지에 발을 얹고 적선하는 고양이 밥.
이 고양이가 영화에 출연한 바로 그 스타고양이 밥. 로이터=뉴시스
이번 영화의 실제주인공 제임스 보웬과 영화에 출연했던 스타고양이 밥.
길고양이와 길거리 음악가가 합동 공연을 펼친뒤 팬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길양이나 거리의 뮤지션이나 춥기는 매한가지다. 위의 사진 두 장은 우리 블로그가 오늘 아침 온라인 뉴스 서핑에서 '오늘의 사진'으로 뽑은 것이다.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장면이다. (세번째 사진은 최근에 영화가 나온 이후 사진)
제임스 보웬이라는 영국인 길거리 음악가는 2012년 3월 13일(현지시간) 동지이자 애완고양이인 '밥'과 함께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길거리 콘서트를 열었다. 보웬은 길양이 밥과 우연히 만나 함께 살아가는 일상생활을 그린 '길거리 고양이 밥(A Street Cat Named Bob)'이라는 책도 냈다. 아마도 예술가 특유의 빛나는 감수성이 고양이와의 깊은 교감을 가능케 했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고양이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고양이와 조금만 사귀어본 사람이라면 이 고양이라는 족속들이 얼마나 매력있고 도도한 도시의 아가씨 스타일인지 금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인의 관심을 끌려고 헤헤거리는 강아지와는 그 격이 아주 다르다.
고양이들, 특히 길고양이들은 사람으로 치면 무심의 경지에 도달한 자유인 같다고나 할까. 그저 오로지 자신의 세계에 침잠해 자신의 영혼과 대화하면서 살아간다는 히말라야 산속 도사들 같기도 하다. 당당하고 기품있다. 누구에게 궁상을 떨지 않아서 좋아 보인다. 표표하게 유유자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나 할까.
그애들의 준수한 용모도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쉽게 정(情)을 주진 않지만 한번만 마음주면 변치 않는 것도 매력이다. 아주 친해지면 슬슬 장난을 걸어오는 것도 웃음을 자아낸다. 몽톡하고 짧은 앞다리를 슬쩍 올려 탁구 공을 패스하듯 댓시한다. 그 모양새가 아주 귀엽고 멋지다.
기분 좋으면 하늘을 향해 벌러덩 눕는다. 그리곤 까르르 웃는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이 일품이다.
모르는 사람이 부르면 절대 대답도 않고 미동도 않은 채 가만이 쏘아본다. 하지만 자기와 친한 사람이 부르면 멀리서도 황급하게 달려온다. 먹이도 낯선 사람이 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일편단심이라고나 할까.
친한 사람에겐 은근한 몸짓으로 주위를 맴돈다. 그럴 때 보면 아주 넉살 좋다. 어쩌다 제 뜻대로 해주지 않으면 앙탈을 부리는데 그 모양도 참 귀엽고 깜찍하다.
저 길거리 뮤지션은 아마도 길고양이의 이런 매혹적인 특성에 반했을 것이다. 외로운 예술가들의 동반자로선 저런 길양이가 제격인 듯하다. 저 고양이와 뮤지션이 오래오래 예술의 동반자로 잘 살았으면 좋겠다.
(2012년 3월 14일 스카이뷰커뮤니케이션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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