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왕년의 실세' 이재오 의원이 29일 트위터에 “아 그런데 지금 이 나라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눈물이 난다”는 트윗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의원은 “영화 ‘변호인’을 봤다”면서 “잊고 살았던 고문 당한 전신이 스믈스믈거리고 온몸이 근질근질하고 전신이 옥죄이면서 아파온다. 비단 나뿐일까”라며 '비통한 심경'을 털어놨다. '허세'가 돼버린 한물간 정치인의 소회치고는 꽤 비장한 분위기를 풍긴다.
학생운동권 출신인 이의원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주동자로 지목돼 중앙대에서 제적됐고 이후 민주화 운동으로 5차례
투옥 돼 10년간 감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현역 의원 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변호사 시절을 다룬 변호인을 봤다고 밝힌 사람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여당 최고위원회 등 공개석상에선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변호인’을 언급하는 인사는 아직까지는 없다.
지난 26일 원희룡 전 최고위원이 '변호인'을 보고 "공안의 과잉과 정치의 마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민과 권력의 대결구도를 가져온다는 역사의 경험을 늘 성찰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부림사건 담당검사는 “부림사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한 기자가 “영화 ‘변호인’에 나오는 악질검사의 실제 인물은 최병국 전 새누리당 의원입니다”라며 “제가 찾아가 ‘사과할 생각 없느냐’ 물으니 ‘그럴 생각 없다’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16대 국회에 입문한 최 전 의원은 17,18대를 거친 3선의원 출신으로 부림사건 당시 부산지검 공안 책임자로 수사를 지휘했다.
‘변호인’은 5공화국 시절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최대 공안 사건인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다. 부림사건은 1981년 전두환 신군부 정권 초기에 발생한 용공 조작 사건으로 학생·교사·회사원 등 22명을 불법 체포해 감금·고문했다. '변호인'은 연말 연시 극장가에 예매율 1위, 관람객 400만 돌파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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