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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웨이웨이, 이 중국 남자가 블로그에 빠진 이유- 표현의 자유가 있어서

스카이뷰2 2017. 10. 30. 10:36

                      

(중국인 화가 아이웨이웨이. 미메시스 사진)                  





이 중국 남자가 블로그에 빠진 이유- 표현의 자유가 있어서

    1일 평균 10만 명 이상 방문한 현대미술가 아이웨이웨이의 블로그

 



"왜 블로그에 빠졌냐고?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척 보기만 해도 중국인 분위기가 강렬하게 풍기는 중국인 현대미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61·2011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공동 총감독)는 자신이 블로그에 광적으로 매달렸던 첫 번 째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꼽았다.

 

예술가가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준다는 행위의 전제 조건으로는 최소한의 소통 ,곧 무엇보다도 ‘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극히 초보적인 생각의 틀에서조차 ‘표현의 자유’란 예술행위의 바로미터인 것이다.

 

 

"블로그는 제게 드로잉 작업과 같아요. 내키면 1분마다 전시회를 여는 셈이죠. 아마 자라면서 표현의

 

 

유를 누릴 기회가 없었기에 이렇게 푹 빠진 것 같아요."  

 

아이웨이웨이는 반체제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의해 80여일 간 구금됐던 중국을 대표하는

 

명 미술가다. 영국 미술잡지 '아트 리뷰'가 지난해'현대미술을 움직이는 파워 100인' 중 2위로 선정

 

한 인물이다.

 

 

 


그렇게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그의 ‘블로그 사랑’은 남달랐다. 아이웨이웨이는 2006년 블로그

 

 

를 개설했다. 2009년 5월 중국 정부가 블로그를 폐쇄할 때까지 하루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

 

 

다. 하루 10만 명! 대단하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1일 방문객수 10만 명이 넘었다는 건 어쩌면

 

 

중국적 현실을 감안하면  ‘세계적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현재 미국 등지에서 ‘잘 나가는 블로거’들 중엔 그를 능가하는 슈퍼 블로거들도 더러 있다. 하지

 

만 ‘표현의 자유’가 없는 중국에서 하루 10만 명 이상이 들른다는 건 예삿일은 분명 아니다. 그러니

 

중국 당국으로서는 그런 예술인 파워 블로거가 국가기강을 흔들고 있다는 사실을 좌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이웨이웨이는 모택동 시절 세계를 놀라게 했던 ‘홍위병 혁명’세대의 막내쯤 된다. 1960년대 모택동

 

의 사주로 일어난 홍위병 사태는 중국을 대혼돈의 시대로 만들어버렸다.

 

지식인 계급 어른들은 난동부리는 홍위병들의 주요 공격대상이었다. 자신들을 가르친 교사들은 물론

 

모마저 고발하는 걸 예삿일로 여겼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도 ‘홍위병 완장’을 두르고 교장선생님을 집단적으로 폭행하는 믿어지지 않

 

는 만행을 저질렀지만 누구하나 말릴 엄두도 내지 못했던 ‘광란의 시대’였다.

 

20세기 말,국제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영화감독들 역시 대부분 이 홍위병 시절을 혹독하게 겪

 

은 사상적 이단아’들이다.

 

 

 

홍위병세대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업을 훗날 성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참회의 마음으로 용서

 

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부모도 스승도 그들을 기다려주지 않고 세상의 무대

 

에서 하차해 버린 것이다.

 

 

회화로 시작한 아이웨이웨이는 조각, 설치를 거쳐 전시기획, 건축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그는 2008

 

년 베이징 올림픽 때 메인 스타디움인 새둥지 모양의 '냐오차오(鳥巢)'를 설계했지만, 당국과의 불화

 

로 정작 올림픽 개막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냐오차오'는 도시 시설, 도시 설계도 속의 한 구성 요소며, 미래의 기능이 올림픽 경기보다 중요하다

 

고 그는 주장한다. 언젠가 그것이 시민 사회를 상징하는 곳, 시민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 될

 

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기도 하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중국 관영 신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터넷 블로그’의 중요성‘을 강

 

조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은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말았다. 그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인

 

터넷 블로그‘를 한다는 건 당국의 감시망 속에서나 가능한 것이 되었다.

 

 

 

정부 측의 그런 규제는 국 블로거들 입장에선 ‘살 맛’이 나지 않는일종의 횡포다. 표현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억제한다는 건 반드시 리스크를 동반케 마련이다.비단 중국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지난 번 재스민 혁명으로 수십 년간 강압정치를 해온 독재자들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것도 인터넷 시

 

대인 요즘 블로그와 트위터 덕분이라는 건 어느 나라 네티즌들이든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중국 같은 나라에선 블로거들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를 강화해 온 것 같다.

 

그런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블로그에서 표현의 자유‘를 느낀다는 이 중국인 남자를 보면서 현대인들

 

에게 있어서 ’표현의 자유‘는 생명 그 자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뉴욕을 지배하는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글 한대수/2017.10.28)


지금 뉴욕에서는 대형 설치미술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중국 미술계 대가 아이웨이웨이의 대형 조각들이 뉴욕시 곳곳에 설치돼 있다. 센트럴파크 입구,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스퀘어파크 입구, 퀸즈의 플러싱메도우즈파크, 그리고 브루클린이다. 제목은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구절이다. 예쁘게 담을 쌓으면 이웃과 잘 지낸다는 뜻이지만 프로스트는 역설적으로 담은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한 기자가 아이웨이웨이에게 "혹시 이 제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던지는 말이냐"고 묻자 그는 "맞다"고 대답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입구의 대형 새장. “우리 인간은 모두 새장에 갇혀 있다”는 의미다. 이 전시는 내년 2월까지 이어진다. 여러분, 꼭 보세요!
뉴욕 센트럴파크 입구의 대형 새장. “우리 인간은 모두 새장에 갇혀 있다”는 의미다. 이 전시는 내년 2월까지 이어진다. 여러분, 꼭 보세요! /한대수 제공


이 미술 프로젝트는 2005년 대지미술가 크리스토가 센트럴파크 전체를 9만9000m의 오렌지색 천으로 덮어버린 이후 가장 큰 미술 행위다. 전 뉴욕시가 캔버스가 되는 것이다. 뉴욕공공예술기금이 주최할 정도로 아이웨이웨이는 세계적 대가로 각광받고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1957년생으로 아버지는 유명한 시인 아이칭이다. 마오쩌둥의 문화혁명 때 지식인으로 추방당한 인물이다. 아이웨이웨이는 성장과정에서 엄청난 고난과 소외를 겪어냈으며, 1982년 뉴욕시에 입성한다. 빈민촌인 이스트빌리지(지금은 부촌이다) 지하 아파트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뉴욕의 예술혼을 빨아마셨다. 나는 1966년 이스트빌리지에 살았는데 그때 그를 못 만난 게 아쉽다.

앤디 워홀의 어처구니 없는 팝아트, 라우센버그의 네오다다이즘,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의 세계적 작품들이 아이웨이웨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미술에 대한 그의 고정관념을 깨버린다. 특히 이때 1960년대 최고의 비트 시인인 앨런 긴즈버그와 친구가 된다. 긴즈버그 역시 아이칭을 늘 존경해왔고 아이웨이웨이는 그를 통해 잭 케루악 같은 전위 시인, 밥 딜런과 짐 모리슨, 지미 헨드릭스 같은 사이키델릭 음악가를 소개해 관념의 문을 넓혀줬다.

무엇보다 아이웨이웨이는 뉴욕 길거리에서 영감을 얻었다. 고통에 시달리는 마약중독자들, 타임스스퀘어의 창녀들, 배고픔에 시달리는 노숙자들이었다. 아이웨이웨이도 센트럴파크에서 관광객들 초상화를 그려주고 생활고를 이겨냈다. 그리고 유명한 미술학교 아트 스튜던츠 리그(ASLNY)에 입학한다.

2008년 중국 스촨성 대지진 후 정부를 극심히 비난한 죄로 그는 뇌진탕에 이르도록 폭행당하고 4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후 여권을 다시 돌려받고 그는 세계적인 작품활동을 하게 된다. 중국 정부도 최고의 대가를 더 이상 가둬둘 수 없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스타디움을 디자인한 사람이다!

지금 뉴욕 미술계는 아이웨이웨이 열풍에 빠져 있다. 그가 감독한 다큐영화 'Human Flow(인류의 흐름, 즉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지구의 난민 위기)'가 각광받고 있다. 베네치아 영화제를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되고 있다.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슬퍼 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 지구촌 난민 6500만명은 길 없이 움직인다.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전쟁터에서 평화를 찾아서, 기후 변화 때문에 무더운 나라에서 차가운 나라로. 이러한 인류의 흐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이웨이웨이는 말한다. "We all bear the res ponsibility(이 문제는 인간 모두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