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김주혁-우리에게 인생의 큰 교훈을 남기고 떠나다

스카이뷰2 2017. 10. 31. 22:23


  영국 공영방송 BBC가 고 김주혁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사진은 BBC화면 캡처. 김주혁과 이유영. 



삼가 故 김주혁씨의 명복을 빕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5세 배우 김주혁의 급작스런 죽음은 일면식도 없는 '일반인'인 내게도 큰 충격이었다. 

어제 오후 7시쯤, 인터넷으로 '김주혁 교통사고로...'라는 보도를 보고 '교통 사고로 입원했나?'생각했는데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고 천하남인데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요근래 이렇게 놀란 일은 없었다. 비단 나만 그런 건 아니었을 거다. 웬만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 모두 그 '중견 배우'의 급서에 애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그의 죽음은 우리 모두를 숙연케 하고 있다.


운전병 출신의 23년 무사고 운전경력의 김주혁이 직접 차를 몰고 가다가 가벼운 충돌사고와 곧이어진 원인미상의 급격한 주행과 추돌, 그리고 종이장처럼 구겨진 2억5천만원한다는 벤츠 G바겐, '머리손상'이 직접 사인이라는 경찰의 신속하지만 신뢰가 안가는 부검결과 등의 보도를 보면서 그저 무슨 영화한편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고인의 황망한 죽음에 그의 '어린 연인'이 빈소에서 하염없이 울기만 한다는 보도는 너무 안쓰럽다. '산처럼' 믿음직하고, 아빠같았던 연인이 '이별의 말도 없이' 스러져간 사실에 아마도 그 어린 연인은 당분간 일상을 영위해나가기 쉽지 않을 듯 싶다.  모든 죽음은 슬프다. 더구나  김주혁처럼 그렇게 아무 '예고 없이' 순간에 사라져야했던 죽음의 모습은 참아내기 어려운 슬픔을 준다. 살아남은 자들이 견뎌야할 슬픔은 무엇으로도 척도하기 어려울 것이다.   


 불과 사흘전 한 영화제에서 데뷔 20년 만에 남우 조연상을 처음 수상하며 '연기자로서의 성실한 면모'를 오롯이 보여줬던 김주혁은 '이제 막 연기하는 기쁨과 보람을 알것 같다'는 소박한 수상소감을 밝혔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가혹하게도 그의 소박한 소망을 급작스레 앗아가버리고 말았다.


어쩌면 '그것이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우리는 한치 앞도 모른채, 단 1초 후에 어찌될지도 모르는 채 '캄캄한 동굴 속'을  더듬거리며 헤매이고 있는지도 모르곘다. 오죽하면 셰익스피어도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무대위를 떠나야하는 가련한 배우들"이라고 했겠는가... 


생전의 김주혁을 화면으로 볼때마다 '무서운 아버지'이자 '대선배 배우'인 고 김무생이 떠오르곤 했다.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란 분위기가 서려있는 듯한 김주혁의 차분하고 진지한 표정에서 배우로서 크게 성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렇기에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천하남'인데도 이렇게 안타까운 심정이 드는 것 같다.


 '김주혁 급서(急逝) 소식'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이 평범한 진리를 우리 모두는 잠시 잊고 있었던 건 아닌지...김주혁의 급서는 '현실의 욕망'에 휘둘리며 정신없이 살아왔던 우리 모두에게 '정신차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도 할 수 있다. '배우 김주혁'은 어쩌면 '인생 스승'으로서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떠난 것 같다.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살아있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죽는다는 것'에 대한 엄중한 의미를 가르쳐줬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자리를 빌어 삼가 김주혁씨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