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한민국 상위1%의 웨딩 예물과 김장훈 박상민의 기부

스카이뷰2 2008. 4. 3. 20:20
 

 노르웨이 왕가의 티아라. 현재 서울에선 1억2천만원짜리 티아라도 있다.

   

   대한민국 상위 1%의 웨딩 예물과 김장훈, 박상민의 기부 

                        


휴일이면 종종 집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곤 합니다. ‘자바’라는 이국적 이름의 그 카페에는 잡지 진열대가 있습니다. 그 달치 잡지 중 제가 흥미롭게 보는 잡지가 한 권 있습니다. 상류층 소비자들을 위해 만든다는 그 잡지를 보면서 ‘상류층 소비 패턴’을 알아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그 잡지는 화려한 옷들이나 가방 구두 시계 액세서리 등 소위 명품들을 화보와 함께 소개합니다. 멋진 화보로 꾸며진 명품들을 보면서 ‘아이 쇼핑’을 하는 셈입니다. 다 알려진 대로 호되게 비싼 명품들의 가격표를 보면서 주눅이 들기도 하지만 ‘눈요기’로 즐기기에는 그만인 것 같습니다.


‘그림의 떡’이지만 그래도 눈이 시원해지고 잠시나마 상류층 쇼핑대열에 참여한 듯한 행복한 착각마저 들어 기분이 괜찮습니다.

어쩌면 이런 잡지들은 상류층을 겨냥해서 만든다기보다 구매력은 없지만 보는 눈은 있는 저 같은 평범한 시민들을 위해 나오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 본 3월호에는 ‘대한민국 상위 1%를 위한 예물 보고서’라는 제목의 기사가 두 페이지에 걸쳐 실렸습니다.

아무래도 결혼 시즌이라서 그런 기사를 다룬 것 같습니다.


‘8천만원이 넘는 루나 디 미엘레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생화로 장식한 워커힐 애스톤 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돔 페리뇽이 서빙되는 7코스 정찬으로 피로연을 여는 그들. 대한민국 초특급 상류층이 선택한 예물, 그 안에서 발견한 다섯 가지 트렌드.’


이런 리드 기사와 함께 다이아몬드 반지와 보석시계, 커플링, 신부가 머리에 쓰는 왕관 같은 ‘티아라’에 대해 화보와 함께 제품 설명과 트렌드를 자세히 실었더군요. 한번 입는 드레스가 8천만원! 대단하죠.


다이아몬드 반지는 1캐럿은 약하고 3캐럿은 나이 어린 신부에겐 부담스러울 수가 있어 VVIP 고객들은 1.5캐럿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3캐럿, 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가 프러포즈 링으로 잘 나가고 있답니다. 아무래도 다이아몬드 시장에도 인플레현상이 일고 있나봅니다. 좀 심술궂은 생각이지만 다이아몬드 반지 하니까 왠지 ‘이수일과 심순애’에 나오는 ‘김중배의 다이아반지’가 떠오르는군요.


이 기사에서 압권은 ‘현대의 왕족에게 바치는 찬사’로 일컬어진다는 신부용 왕관 ‘티아라’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주로 유럽 왕실의 결혼식에 빠지지 않는 예물이라는데요, 최소 가격이 1억 원대로 시작한답니다. 티아라는 남편의 건강과 성공을 부른다는 속설이 전해지면서 최근 결혼예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시계도 클래식한 디자인과 라운드케이스를 선호하는데 얼마 전엔 무려 2억7천만원짜리 ‘오데마피게 시계’가 판매되었다는군요. 결혼예물의 호사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호화 예물 기사를 읽고 나니까 왠지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부자들이 부럽다기보다는 좀 딱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랄까요, 왠지 그들이 예물의 주인이 아니라 노예가 될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과연 그 호화찬란한 보석들이 신랑신부를 행복하게 해주는 보증서가 될까요? 


그러다가 문득 마흔이 넘은 노총각들인 인기가수 김장훈과 박상민이 자기 집도 없으면서 각각 40억 원이 넘는 기부를 해왔다는 사연이 떠올랐습니다.

대단한 일이지요. 두 노총각들은 이미지는 조금 다르지만 '선행'을 한다는 점에선 꼭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쉬워 40억원이지... 엄청난 액수 아닙니까! 


힘들게 노래 불러 애써 모은 돈을 불우이웃들, 특히 청소년가장들을 위해 아낌없이 쾌척하고 있다는 두 노총각 가수들에게 좋은 봄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