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크라잉 넛 일본 공연 보러간 일본사는 친구들

스카이뷰2 2008. 7. 3. 10:40
 

크라잉 넛의 열광적인 무대 

      

  크라잉 넛 일본 공연 보러간 일본사는 친구들


‘블로그의 힘’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일이  며칠 전 내 주위에서 일어났다 .  

지난 6월 말  국내 톱클래스 록그룹 밴드 크라잉 넛이 일본 순회공연을 한다는 메일을 내게 보내왔다.

크라잉 넛은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 블로그에 소개하면서 친하게 지내오는 젊은 예술인들이다.

지난 2월 블로그 강연하러 텔레비전에 출연했을 때 크라잉넛과 함께 노래도 불러서 더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  

 

크라잉넛의 베이스 한경록군이 일본공연 떠나기 하루 전 인사전화를 해와 도쿄의 블로그 친구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들의 일본공연을 미력이나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잖아도 크라잉넛의 일본공연 안내 메일이 내게 도착했을 때 블로그를 통해 친목을 다져온 같은 세대의 도쿄· 오사카 ‘아주머니 친구’들에게 공연 팸플릿을 전달메일로 보냈었다.


물론 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판을 몇 차례 두들기는 약간의 수고 끝에 불과 1분도 안 걸려 도쿄· 오사카의 친구들과 ‘소통’이 이뤄진 것이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예전처럼 국제전화 걸려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메일을 통해 이렇게 소식을 주고받으니 세상 편하다.


일본사는 ‘블로그 친구’들로부터 즉각  회답이 왔다. 만사 제쳐놓고 가보겠노라고. 한 친구는 ‘생전 처음 가는 록 공연이라서 설렌다’고 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나는 서울 내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크라잉 넛의 일본 공연에 2명의 고객을 유치시켜준 셈이다.^^


게다가  오랜 타향살이에 정서적으로 메말랐을 그녀들에게 ‘모국의 문화적 선물’을 한 셈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을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지난 6월 28일 도쿄, 6월30일 오사카에서 열린 크라잉 넛 일본 순회공연에는 나의 블로그 친구들이 달려가 현해탄을 건너온 크라잉 넛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두 곳 모두 매진사례를 할 정도로 크라잉 넛의 공연은 대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공연이 끝난 뒤 그녀들은 약속이나 한 듯, 무대 뒤로 달려가 땀과 열기에 젖은 크라잉 넛과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나이를 잊은채 모처럼 젊음과 낭만의 열기 속에 푹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들이 운영하는 각자의 블로그에 크라잉 넛과의 즐거웠던 시간들을 잘 찍은 사진들과 함께 올려놓았다. 크라잉넛이 일본의 블로그를 탔다! 이건 일대 사건이다.^^


나는 여기서 ‘블로그’를 둘러싼 몇 가지 주목하고 싶은 점을 얘기하고 싶다.

우선 내 컴퓨터 앞에 가만히 앉아서도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블로그 친구’들과 자유롭게 ‘수다’를 떨면서 문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소통’을 아쉬워하는 우리 시대에 ‘안방’에 앉아서도 국제적으로 뛰어놀 수 있다는 건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만큼 이 블로그의 소통 범위가 무한대로 확장되었다는 소리다.


블로그의 속보성은 이미 알려졌지만 국내든 외국이든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로그는 그야말로 ‘소통의 무대’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어떤 미디어가 이 블로그처럼 실시간으로 서로의 의사를 주고받으면서 여론형성에 기여할수 있겠는가.


서로의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문화적 정보를 주고받으며 그에 대한 서로의 느낌을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로그는 21세기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한국의 크라잉 넛이 일본까지 가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이 블로그를 통해 일본사는 친구들에게 알렸고, 그녀들이 그 공연장에 달려가 신세대들과 함께 ‘스탠딩’으로 그들에게 열광했다는 사실은 ‘21세기 블로그’의 위상과 역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쾌거’였다고 할 수 있다.      


아래 글은 지난 5월 21일 우리 블로그에 올렸던 ‘나의 블로그 친구들’이라는 에세이에서 오사카와 도쿄에 살고 있는 ‘블로그 친구들’에 대해 쓴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이번 크라잉 넛 공연을 봤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우정을 확인한 셈이다. 문화적 정서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무엇보다 소중하다. 


최근 ‘오사카 blue sky'라는 새로운 문패를 단 오사카의 chung淸님은 야무진 오사카의 주부 겸 직장여성으로 생활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솜씨좋은 사진과 함께 올려 주목받고 있습니다. 작년인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저와 잠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 모르는 상태로 만났지만 서로를 금세 알아봤다는...^^


아주 복스럽고 다부진 어머니로서의 모습이 보기에 좋은 친구입니다. 가끔 서로가 생활상에 겪는 어려움을 주고받으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세대로서 서로 공감하는 점이 많아 우정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맹활약중인 melon님도 다재다능한 블로그 솜씨로 블로거들 사이에선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는 커리어우먼입니다. 지난 3월엔 도쿄 시내의 간다라는 곳에 하루카(春香)라는 카페까지 열어 ‘투잡스 족’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그녀의 20대 아들도 도쿄에서 록그룹을 결성해 음악활동을 하는 예술가 가족입니다. 도쿄의 민단계 신문사에 근무 중인 melon님은 후덕한 인상의 주부로서 저와는 전화통화만 했지만 이심전심의 친구입니다.

제가 도쿄에 가면 만사제치고 만나서 수다 떨고 싶은 친구죠. 노래솜씨도 뛰어나고 거의 ‘컴 도사’수준으로 블로그를 자유자재로 꾸며놓는 실력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