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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이준익· 곽경택, 스타 감독들의 '운명의 7월'
스타 감독들이 7월에 운명의 승부수를 걸었다.
김지운· 이준익· 곽경택 감독이 그 주인공들이다. 세 남자 모두 나름 개성이 확실한 스타일리스트들로, 수많은 고정 팬을 몰고 다니는 한국의 내로라하는 감독들이다. 각자의 이미지는 다르지만 영화예술에 헌신하는 정신적 자세는 비슷해 보여 한국 영화의 중추적 몫을 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더구나 한때 1천 만 관객 동원 방화가 줄줄이 탄생해 반짝 살아난 것 같던 한국영화계는 기대했던 작품들이 모두 흥행참패를 기록해 영 맥을 못 추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들 스타 감독들에 대한 기대가 다른 어느 때보다 높은 것 같다.
사정이 이런 만큼 7월에 ‘운’을 건 이 스타감독들은 각종 매스컴에 부지런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 가운데 7월 17일 개봉 예정인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벌써부터 ‘1천만 관객을 동원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소리들이 여기저기 나돌면서 ‘입소문’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흥행과 주식과 베스트셀러는 신만이 아신다’는 말도 있듯이 너무 ‘입방정(?)을 앞세우는 건 곤란할 것 같다.
64년생 김지운 감독은 98년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등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2006년 2월초 ‘스크린 쿼터 폐지 반대’ 영화인 1인 시위가 한창일 때 광화문 교보 빌딩 앞에서 전도연과 함께 피켓을 들고 있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영화감독으로는 맨 처음 가두시위에 섰던 그는 영화감독이라기보다 배우에 가까운 ‘괜찮은 용모’였다. 더구나 옆에 유명여배우 전도연이 서 있어서 처음엔 남자배우로 알았을 정도다.
‘스크린 쿼터 폐지’에 대해 강력한 어조로 반대의견을 말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0대인데도 청년 기운이 아직 남아있어 보였다.
지난 4월 열린 제 61회 칸 영화제에서 전 세계 영화인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는 ‘놈·놈·놈’에 대해 감독 자신도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1천만 관객 동원 영화는 있었어도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 나란히 출연한 영화는 없었다”는 말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 보였다.
아직 독신남인 감독은 중국에서 ‘놈·놈·놈 이라는 험한 영화’를 찍는 동안 ‘의지하고 싶은 사람의 필요성을 절감’해 2008년에는 결혼하겠다는 ‘탈 싱글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영화제작이 힘겨웠다는 얘기일 것이다.그러나 아직 국수를 먹여준다는 소린 들리지 않고 있다. 중견 연극배우 김지숙이 친누나.
24일 개봉 예정인 59년생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도 벌써부터 영화 홍보대행사의 ‘입소문 작전’으로 네티즌들에겐 상당히 어필한 작품 같다. 감독데뷔 15년차인 그로선 사활이 걸린 작품이다.
저렴한 제작비로 만든 ‘왕의 남자’가 1천만 명 이상의 관객 동원으로 크게 히트하면서 무명의 감독에서 일약 이름을 날린 덕에 그 후속작은 주목을 받아왔다. 영화계에선 입담 센 감독 베스트 3에 들정도로 말을 잘한다.
'왕의 남자' 성공 이후 안성기 박중훈이 공동 주연한 ‘라디오 스타’를 선보이면서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덕분에 화면에서 회화적인 솜씨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작품도 수애라는 흥행성 있는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워 다시한번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왕년의 인기 여가수 김추자의 히트곡 제목을 영화제목으로 삼은 것도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듯 싶다.
월남전을 기억하는 세대와 '라디오스타' 에 열광한 40대 이상이 많이 볼 것 같다.
800만 관객 동원으로 ‘친구 신드롬’을 일으켰던 66년생 곽경택 감독은 자신의 주특기인 사나이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들고 7월 말 운세표를 점검하고 있다. 며칠 전 한 텔레비전 인터뷰에 나온 곽 감독은 언젠가도 그랬던 것처럼 굉장히 낙천적인 면모로 자신의 작품을 자랑했다. 97년 억수탕으로 데뷔한 곽 감독은 뉴욕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친구’는 관객 동원엔 성공했지만 잔혹한 장면이 많아 개인적으론 별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영화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아무리 액션이라해도 혐오감 들 정도의 화면 구성은 감독의 ‘실력’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 개인적 소견이다.
영화 홍보사의 입소문 전략의 한 방편인지 ‘눈눈 이이’라는 약칭과 함께 주연배우 한석규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계속 주제어로 며칠 째 뜨고 있다.
글쎄, 의사가 아니라서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한석규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같기도 하다. ‘쉬리’로 한창 잘 나갔지만 언젠가부터 그가 출연하는 영화는 내리 흥행참패를 기록했으니 우울증 안 걸리면 이상하다고 봐야겠지.
이번 영화에서 ‘대박’터지고 다시 예전 인기 좋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한석규의 우울증은 깨끗이 나으리라 본다.
‘눈눈 이이’ 역시 비교적 흥행성적 좋은 차승원이 공동 주연을 맡아 주먹 쓰는 사나이들의 세계를 그린다니까 ‘액션 고정 팬’들의 기대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상투적인 액션 영화는 이내 관객들이 식상함을 느낀다는 것을 감독은 잘 알 것이다.
지난 번 영화 '사랑'의 홍보를 위해 TV에 나온 그는 장동건보다 '사랑'의 주인공 남자배우 주진모가 더 좋다는 말을 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래도 자신의 대표작이 뭐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 아마 한 60대나 되어서야 작품다운 작품을 만들 것 같다"는 말을해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가 뭐라는 걸 알고 있다는 현답의 뉘앙스가 느껴졌다.
개인적으론 액션 물에는 그리 큰 관심은 없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 이 3명의 스타 감독들의 7월 개봉영화가 잘 되기를 바란다. 영화만드느라 고생한 그들이 막바지 '제일 중요한 작업'이랄수 있는 영화홍보를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운명의 여신'이 그들 모두의 편에 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들의 흥행 성공이 바로 한국 영화계에 링거주사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영화계에도 일상생활을 소재로 하면서도 감동적인 잔잔한 영화가 ‘대박’날 수 있는 ‘아름다운 시대’가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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